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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 - 정작 우리만 몰랐던 한국인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
한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무더운 여름이 가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니 뜸했던 책이 다시 읽고 싶어 진다. 이래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한차례의 책태기가 지나가고 읽은 <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 '휘게'라는 단어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상태를 뜻하는 말'로 덴마크말이다. 우리가 잘 아는 웰빙well-being이라는 뜻인데, 소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북유럽표 라이프 스타일을 뜻한다.
프로불편러가 많고 경쟁이 심하며, 눈치를 많이 보는 우리나라는 휘게와 거리가 먼 특유의 문화권을 가지고 있다. 왜 한국인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것인지, 왜 '헬조선', 'N포세대'라는 신조어들이 출현하며 자신들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에 대해 문화심리학자인 저자는 우리나라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중에 넘처나는 행복론에 대한 책들과 <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의 결정적인 차이는 아주 냉철한 분석에 있다. 저자는 불행하다고 말하는 우리들에게 행복의 재정의를 내리며, 돌직구를 던진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우리는 창의적인 교육을 받기 보다는 입시 경쟁을 위한 주입식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불행하다고 사람들에게 행복은 의지와 능력이고, 주어진 환경에 맞게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추구하면 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행복이 지속되면 그것은 정상이 아니라 병이며, 사람들은 행복이 일정수치 이상이 되면 생물학적으로 몸이 적응하게 된다고 말한다. 행복의 정점을 찍는 일이 생기고 나서는 무덤덤해진다는 말이다. 따라서 매일매일이 행복해야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행복은 평범한 일상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뼈때리는 조언이다. 아무리 로또 1등 당첨되어 봤자 죽을때 까지 그 행복한 순간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여행이 행복한 것은 평범한 일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행복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고 인생의 변화들을 받아들이며 그 사이사이 다가오는 행복에 집중할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왜 행복하지 않을까 고민될 때 꺼내보기 좋은 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