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역사 - 한국 현대사의 숨겨진 비극들
김성수 지음 / 필요한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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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역사> 김성수, 필요한책

한국 현대사는 많은 비극이 숨어있는 역사다. 이미 잘 알려진 비극들도 있고 아직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슬픔만 남은 순간들도 있다.

이 책은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한국사에서 잊혀진 비극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싦/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알게된 사실들을 기반으로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현대사의 잔혹함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책은 9080년대를 시작으로 7060년대, 5040년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시대적 특징에 따른 사건들을 모아서 보여주고 있다.

80년대 90년대는 전두환정권으로 상징되는 군사정권 말기이자 학생운동 세력이 커지면서 정권과 갈등하는 시대였던 만큼 주로 대학생들의 의문사를 다루고 있다. 학출로서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박태순의 의문사라던 당시 지방 소도시 대학교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던 백색테러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우전문대 총학생회장인 김용갑 학생의 의문의 교통사고도 있었지만 주로 시위도중 잡혀 경찰서에서 바로 강제 입영되어 군생활을 하다가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던 와중에 군대 내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대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60년대 70년대는 박정희 정권시절이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반공을 국시로 정하며 공안통치를 자행했던 정권답게 많은 이들이 간첩으로 몰려 죽어갔는데 외국생활을 오래했던 교수가 단지 측근 길들이기 차원에서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했다는 사실은 정권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었는지 잘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 중에서도 북한의 고위직이었던 탈북자 이수근의 사례는 자유를 찾아 내려왔던 탈북자였지만 이 곳에서도 자유가 없어 해외로 망명하려다가 이중첩자로 몰려 사형당하는 장면에서 슬픔보단 기구함이 느껴진다.

40년대 50년대는 이승만 정권시절 막 분단이 이루어지고 좌우의 대립이 첨예했던 상황에서 부역자로 몰려 죽임을 당하거나 보도연맹과 같은 조직적인 학살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그 당시 증오가 얼마나 컸고 무자비한 광기의 시대였는지 두려움에 떨게된다.

우리의 현대사는 증오와 광기의 시대였다. 누군가를 증오하고 미워하며 죽임으로써 나를 완성하려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는데 얼마전 뉴스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일부 비난하는 사람들의 태도나 이슬람 사원앞에서 돼지고기를 먹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단식 시위현장에서 피자를 시켜먹는 조롱을 보면서 다시 증오와 광기의 시대를 맞이할까 두려움이 든다.

증오나 혐오의 감정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고 행동으로 들어내는 것은 일종의 심리적 병으로 볼 수 있다는 며칠 전 라디오에 출연했던 심리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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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이슬람주의·포퓰리즘의 올무
김덕일 지음 / 렛츠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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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김덕일, 렛츠북

과거 터키라는 영어식 발음을 최근 튀르키예라고 바꾸어 부르면서 이름은 아직 익숙하진 않지만 배낭매고 처음 다녀왔던 여행지여서 그런지 괜한 친숙한 느낌의 나라다.

그래서인지 튀르키예와 관련된 뉴스나 책이 나오면 좀더 관심을 두고 찾아보게 된다.

이 책은 튀르키예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저자가 현재 튀르키예의 정치상황에 대해 근대 오스만 제국의 칼리프 체계의 왕정이 끝나면서 수립된 정부의 역사적 배경부터 지금까지 튀르키예의 정치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 지 설명하고 있으며 현재 에르도안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원리주의 기반의 튀르키예 정치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바라봐야 할 관전 포인트와 현실적인 이해관계들에 대해 면밀하게 짚어주고 있다.

튀르키예는 오스만 제국을 전신으로 하고 있지만 제국시절보다 영토가 많이 축소되어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이유는 근대 열강들과의 각축으로 촉발된 1차세계대전에서 독일 연합으로 참전한 탓에 패전국으로 승전국에서 국토를 뜯기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제국의 왕정이 약화됨에 따라 튀르키예 내의 민족주의자들에 의한 근대적 사회체계에 대한 열망이 집약되어 아타튀르크 케말로 대표되는 민족주의자이자 세속주의자 들에 의한 정권이 성립되게 된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세속주의라는 말이 가지는 배경은 중세 종교의 지배를 받았던 유럽에선 중요한 사상이었고 이슬람이 다수이면서 왕정과 종교정이 일치되어 있던 튀르키예에선 세속주의는 근대화의 중요한 이념으로 자리잡게 된다.

결과적으로 현대 튀르키예에선 세속주의와 이슬람 원리주의 간의 정치적 대립이 끊임없는 이슈로 자리하게 되었고 세속주의는 사회주의적 성향과 결부되며 강압과 전제적 성격을 나타내고 오히려 이슬람 원리주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모순적인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이런 정치상황은 역설적인 상황이 종종 연출되게 되는데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정권을 잡게 되면 세속주의를 굳건하게 지키기 위한 쿠데타를 지지하게 되는 상황은 민주주의와 배척되는 모순된 상황이기에 여러 문제를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현재의 이슬람원리주의를 표방하는 에르도안 체제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역설이 성립되게 된다.

에르도안은 이슬람 정권을 원하고 이슬람 독재를 원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 칼리프 정권으로 회귀시키고 싶어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이란의 호메이니 혁명을 떠올리게 된다.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싶어 택한 세속주의였지만 결국 이상으로 그치고 이슬람에 대한 탄압으로 표현되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민주주의 신장을 슬로건으로 정권을 잡고 다시 이슬람 독재를 지향하는 것을 보면 민주주의란 어떤 수단이 되어야 하는지 전세계적으로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들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저자의 시각이 명확한 책이지만 튀르키예의 현실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고 우리 정치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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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워크 레볼루션 - 보이지 않는 팀의 시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세달 닐리 지음, 신솔잎 옮김 / 청림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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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 워크 레볼루션> 세달 닐리, 신솔잎, 청림출판

책 띠지에 있는 실리콘밸리는 출근하지 않는다라는 표제어가 눈길을 끈다.

코로나 영향 때문이긴 하지만 어느 순간 원격근무 또는 재택근무가 일상적인 모습처럼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꿈꾸게 되면서 원격근무는 단순히 트랜드가 아니라 나에겐 목표처럼 다가왔다.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일하면서 서로의 결과물을 공유하면서도 팀웍이 잘 어우러지는 그런 업무환경을 꿈꾸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디지털노마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원격근무가 무엇인지 어떤 고민거리가 있으며 그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딱히 유명한 글로벌 업체들이 아니라도 원격근무를 실현하고 있는 다양한 회사의 사례를 접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업무환경에 영향이 적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의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좀더 다양한 사례와 협업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국적 사람들이 모여서 일한다는 것은 다양한 문화가 충돌하는 현장이 되기도 하고 업무나 언어 기술에 대한 이해와 정도가 많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일 것 같다.

비대면 환경에서는 기본적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들간에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고 다양한 협업도구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며 리더십에 대한 관점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 앞으로 원격근무환경을 구축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변화하는 기업환경에 걸맞는 재미난 주제의 책이었고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잘 표현해준 책이라 여러모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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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인생 처음 동물잡학 - 귀엽고 웃기고 기발한 동물들의 사회생활 초딩 인생 처음
리젠룽 지음, 쑤란란 그림, 안지선 옮김 / 의미와재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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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인생 처음 동물잡학> 리젠룽, 쑤란란, 안지선, 의미와재미

참 귀여운 책이다. 익숙한 동물들도 나오지만 정말 이런 동물이 있었나 싶게 신기한 동물도 다루고 있고 귀여운 그림체로 동물들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마치 네 컷 만화처럼 단 두페이지에 동물들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인간의 관점에서 신기하고 재미난 요소들을 잘표현해주고 있다.

수컷을 인형처럼 달고 다니는 아귀도 그렇고 의외로 동물이나 곤충세계에서 수컷들은 번식을 위한 수단처럼 느껴지는 경우들이 있다. 알만 낳고 도망가는 암컷새에 대한 이야기나 수정직후 잡아먹혀 영양을 위한 단백질 제공자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물론 반대의 경우인 정자만 뿌리고 도망가는 놈들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암컷이 번식의 주체가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올챙이때보다 성장해 개구리가 되었을 때 더 작아지는 개구리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신기하고 박쥐가 피를 나누는 사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아마도 뱀파이어의 전설도 그런 박쥐의 습성을 보고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장면이었다.

동물의 세계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위장술도 재미나고 코끼리의 똥을 먹고사는 것처럼 생태계가 순환된다고 보여지는 장면들도 재미나면서도 자연의 섭리가 느껴진다. 대나무를 즐기는 팬더가 소화력이 좋은 줄 알았는데 대나무를 즐기는 탓에 소화가 잘안되다는 사실은 왠지 웃프게 느껴졌다.

초딩을 위해 만화적으로 재미나게 표현된 책이지만 만화로 묘사된 내용이 과학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잊지않고 있어 성인인 내가 봐도 신기하고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한 책이라서 정말 시간을 순삭하며 한자리에서 다 읽어나가게 만드는 책이었고 재미나고 신기한 이야기에 다시금 한번씩 들춰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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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10
우석대학교 전통생활문화연구소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이윤호 옮김, 곽미경 감수 / 자연경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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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 우석대학교 전통생활문화연구소, 자연경실, 풍석문화재단

이 책은 조선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의 여덟 번째 지인 <정조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다양한 생활상을 정리해둔 임원경제지에서 정조지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었다고 한다. 무려 1070개의 조리법이 실린 정조지에서 만두에 대한 조리법을 뽑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두가 기록으로 등장한 것은 고려시대부터라고 한다. 하지만 삼국시대부터 만두를 먹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어 그 유래나 기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만두라는 음식의 기원에서 삼국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제갈공명의 설화는 전설같은 이야기일 뿐이고 실제로는 다양한 기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만두 문화 자체가 외부에서 유입된 문화일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 시기나 방법들도 다양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사실 세계적으로 만두와 비슷한 음식은 너무나도 많은 것 같다. 이태리의 라비올리나 인도의 사모사처럼 무언가 속을 채워 익혀먹는 다는 조리법은 어쩌면 전세계적으로 흔하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조리법일 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정조지에 소개된 오래되면서도 특이한 만두문화에 대해서 소개하고 현대에서 즐기고 있는 전국 팔도의 독특한 만두에 대한 소개와 세계의 만두와 유사한 음식들도 함께 담고 있어 진짜 만두 백과사전이자 만두 조리법의 종합판이라고 부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새에 속을 채운 것도 만두 조리법으로 소개되는데 문득 삼계탕도 그렇게 보면 만두와 유사한 조리법 같다는 느낌이 있었고 명태껍질과 같은 다양한 피도 신기하고 정말 찌거나 굽거나 튀겨서 먹을 수 있는 육해공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만두의 세계에 감탄하게 된다.

음식을 좋아하고 만두도 나름 즐기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모르는 만두가 이렇게 많다니 그저 신기하고 책에 소개된 조리법을 모두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우석대학교 전통생활문화연구소에서 임원경제지에 내용을 분석하는 작업에서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좋은 내용과 훌륭한 성과를 출판한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의 작업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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