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 제국의 영광과 쇠락, 튀르키예 공화국의 자화상 - 대사가 바라본 튀르키예의 과거와 현재
조윤수 지음 / 대부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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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 제국의 영광과 쇠락, 튀르키예 공화국의 자화상> 조윤수, 대부등


오스만 제국의 후예이면서 한국전쟁의 참전국이었던 튀르키예(과거 터키)에 대한 책들이 여러권 출간되고 있다. 그만큼 튀르키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야기꺼리가 많아졌다고 느껴진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에르도안 현 튀르키예 대통령이다.

5~6년전만해도 튀르키예와 관련된 책들은 여행기 중심이었는데 최근 튀르키예 책들은 역사와 정치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튀르키예를 다루고 있다. 여러 책에서 반복해서 하고 있는 이야기는 튀르키예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고 에르도안으로 지칭되는 튀르키예의 정치 상황이 과거의 향수를 담아 이슬람 보수주의(원리주의라는 표현이 가지는 한계와 편견을 피하기 위해 이렇게 적는다)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모습으로 인해 주변 이슬람국가들과 외교적인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봐야한다는 것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외교관으로 튀르키예 대사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저자가 바라보는 튀르키예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로 기존의 책에서 다루던 이야기들과 조금 다른 관점들이 담겨있어 나에겐 새롭게 다가왔다.

기본적으로 튀르키예의 역사는 오스만 제국에서 시작한다. 오스만 제국은 원래 15세기 콘스탄틴노플을 점령해 비잔틴을 함락시키기 전까진 중동의 작은 공국이었다. 그런 오스만 제국이 제국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는 것은 이민족에 대한 포용정책과 예니체리라는 충성스런 군대 그리고 형제살해라는 과정을 통해 정권을 안정시킨 영향이 컸으리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실 비잔틴 함락을 기후영향과 전염병과 같은 또다른 요인들에서 원인을 찾는 경우도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군사적인 최후는 결국 군대를 운용하는 주체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경적인 영향은 사이드 이펙트로 볼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여간 오스만 제국은 중동과 이슬람의 중심이 되고 강력한 제국을 건설하지만 러시아의 남진과 유럽 열강에게 휘둘리면서 제국의 지배에 있던 그리스, 이집트 등이 독립해 분리해 나가게 되고 무스타파 케말(아타튀르크)가 주도한 독립전쟁으로 현재의 국토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아타튀르크 중심의 세속주의 국가 체제가 구축되어 2000년대까지 유지되었지만 아타튀르크 사후 무슬림이 국민의 98%인 나라에서 이슬람 중심의 세력이 세속주의에 반대하여 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 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지금 튀르키예를 지휘하고 있는 에르도안은 이슬람 정교일치를 원하고 있는 본인 스스로가 술탄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가지게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튀르키예는 기존의 우방이었던 서방과 미국을 버리고 러시아와 이란과의 친화력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으로 이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지중해 연안과 중동 전체의 정치적 지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책에서는 역사적인 흐름을 따라 그런 역학관계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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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자가 아닙니까? - 성x인종x계급의 미국사
벨 훅스 지음, 노지양 옮김, 김보명 해제 / 동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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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자가 아닙니까?> 벨훅스, 노지양, 동녘

미국에서 흑인의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려온 이주 노예들이 기원인 것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고 그들의 삶은 가히 짐승과도 다를 바 없는 가혹한 삶이었던것도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다.

그 중에서도 흑인 여성의 삶은 어떻했을지 상상의 영역에서조차 불편함이 느껴진다. 이 책에서는 강간과 성착취로 얼룩진 그들의 사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단지 백인 주인의 성노리개를 떠나서 노예가 재산인 시대에 강제로 임신을 시켜 자신의 재산을 늘리기에 혈안이 된 주인들이 취했던 행동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흑인 노예들에게 가정을 꾸리게 하는 것이 자식을 낳고 번성시켜 재산증식에 유리하기에 흑인노예들에 대한 짝짓기를 허용했으며 흑인 가정들은 노예의 삶으로 인해 자신들의 문화를 잊고 백인사회에 추종하고 동화되어갔으며 흑인 남성들은 가정에서의 권위로 자신의 미약함을 대체하려는 가부장적인 모습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모순들은 흑인 안에서 남과 여에 대한 관계에 대한 갈등이 되기도 하면서도 남여 갈등의 근원을 흑인남성의 주체성과 인종차별적인 문제에 집중하게 만들게 되었고 반대로 백인 여성들은 흑인 여성에 대해 백인 남성을 유혹하는 부정한 존재로 인식하던 관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체로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미국 주류사회에서는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에 대해 서로 대립하는 지점을 만들면서 페미니즘 운동이 인종차별에 대해 연대를 구성하는 것에 실패하게 된다.

저자는 이런 지점에 대해 비판한다. 그러면서 흑인 여성들의 삶이 어떻게 미국 역사 속에서 구성되었는지 소개하면서 현재 백인 여성 중심의 페미니즘 운동이 가지는 한계성과 극복을 위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난 여자가 아닙니까?"가 된 것이다. 100년도 전 어느 노예제 반대 집회 현장에서 자신의 젖가슴을 보이며 흑인 남성과 동등하게 일하는 자신이 곧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사실을 보였던 소저너 트루스의 외침이 바로 흑인 여성이 미국 페미니즘에서 어떤 역활과 위치를 차지하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저자는 종종 흑인 여자들이 자신에게 "왜 본인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르세요? 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인종차별적인 운동에 협조한다는 뜻이 아닌가요?" 라고 질문할 때마다 저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가 묻고 또 물어야 할 질문은 우리가 왜 페미니스트인지가 아니라 인종차별적 여성이 어떻게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를 수 있는지입니다."

이 대화가 이 책에서 보여주고 싶은 대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과 인종차별의 간격을 해결 못한 백인 페미니스트들의 한계와 인종차별에 대항하기 위해 그런 백인 페미니스트들을 배척할 수 밖에 없었던 흑인 여성인권 운동이 가지는 모순과 한계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아직도 합의점을 찾기가 쉬워보이지 않으며 현재 시점에서도 모순의 발견에 그쳐있지 현실적인 해법과 대안에 대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체 헤매고 있는 형국으로 보여진다.

저자 자신이 흑인으로서 백인 여성 중심의 많은 페미니스트와 그 단체들에 치를 떨었던 순간들에 대해 고백하면서도 자신에 대해 페미니스트로 정의하는 용기에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책에서 인용된 1976년 페미니즘 팸플릿을 쓴 무명의 저자의 말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모든 투쟁에서 우리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 미국에 깊게 자리 잡은 성향과 싸워야 한다. 그 성향이란 긴장이 형성되거나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두려워 원칙이 어떤 것인지 질문하는 것을 회피하는 성향이다. 우리는 근본적이고 변증법적인 원칙에 따라 살아야 한다. 진보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투쟁에서만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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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지방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구리하라 다케시 지음, 김선숙 옮김, 최연경 감수 / 성안당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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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지방> 구리하라 다케시, 최연경, 김선숙, 성안당

아니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내장 지방이라니 나에게 스트레스의 근원 중 하나인 내장 지방으로 코메디라도 찍었다는 말인가?

내장지방은 뱃살 안쪽에 내장에 끼는 지방들로 몸속의 지방은 크게 내장지방, 피하지방, 이소성지방으로 구성된다. 내장지방은 주로 남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며 여성은 피하지방으로 옆구리 같은 곳을 부풀리는 반면 내장지방은 앞배를 부풀리는 지방이다.

내장지방은 신진대사량이 떨어지는 40대이후 급격히 증가하며 여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에스트로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40대가 넘어가면서 남성은 내장지방이 축척되기 쉬어지고 지방간과 같은 내장지방의 파생적 결과물로 인한 당뇨병이나 다른 질병의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되는 영향을 받게 된다.

그만큼 내장지방을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반대로 에스트로겐이 증가하는 40대이후에 신진대사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내장지방을 줄이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수 밖에 없다.

내장지방에 특히 영향을 주는 음식은 당류라고 한다. 당류에 대표적인 음식은 결국 탄수화물이 중심이된 음식들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당류를 줄이는 것은 균형잡힌 식단을 망칠수 있고 인간이 소비해야할 기본 열량을 생각했을때 적당량의 당류를 조절하면서 식단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쓰여진 책이지만 너무도 공감되었던 대목은 술마신 심야에 라면한그릇 섭취하는 문화가 유사하다는 점이고 그렇게 심야의 라면이 건강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면서도 쉽게 끊지못한다는 점도 비슷해 보였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적당한 식습관 조절과 운동은 스쿼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이다. 요즘 말랑말랑해진 종아리를 보며 운동부족을 새삼느끼고 있는데 일단 스쿼드만이라도 매일 꾸준히 해보는 습관을 들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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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치앙마이 - 치앙라이·빠이, 2023~2024년 최신판 지금 시리즈
오상용.성경민 지음 / 플래닝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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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치앙마이·치앙라이·빠이> 오상용, 성경민, 플래닝북스

오래전 빠이에 대한 가벼운 기행문을 읽을 적이 있었다. 태국 북부에 있다는 작은 마을이 조용히 여행자들의 성지처럼 하나둘씩 모여 여행자의 마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설처럼 읽고 잊고 있었다.

한 친구가 있엇다 심각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갑상선 암에 특이한 백혈구 질환이 와서 고생하던 친구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더니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 때 친구가 여행했던 곳이 태국 북부지방이었다.

방콕과 파타야 정도를 다녀왔던 적이 있지만 태국을 자유여행으로 다녀왔던 적은 없었다. 세계태마기행 속에서 마주하는 태국의 모습 중에서 치앙마이가 유독 눈에 자주 들어온다. 지금의 태국왕조를 이끄는 수도 방콕과는 다른 과거의 왕국의 수도였고 지금은 태국 제2의 도시로 산업도시에 가깝다고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볼거리나 즐길거리도 많은 곳이라는 뜻이겠고 <아바타>의 모티브가 된 태국의 국립공원이 가까이 있다고 하니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곳 같다.

특히, 어느 여행 기행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태국 왕실 전통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 책은 여행 가이드북답게 치앙마이의 볼거리 먹을거리를 잘 정리해주고 있고 개인, 연인, 가족,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으로 세세하게 구분해서 동선을 안내해주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나에겐 잘 모르던 치앙라이라는 도시도 중요한 관광지로 소개되어 있었고 여행자들이 힐링 포인트로 즐겨 찾는 다는 빠이에 대한 소개가 함께 들어 있어 좋았다. 빠이를 소개하는 지도만 봐도 정말 작은 도시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실제 모습이 궁금해진다.

지금까지 여행했던 국가 중에서 가장 오래전에 방문했던 나라라서 조만간 아이와 함께 여행계획을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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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수첩 - 맛 평론의 원류 언론인 홍승면의 백미백상
홍승면 지음 / 대부등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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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수첩> 홍승면, 대부등

이 책은 1976년 7월부터 저자가 작고한 1983년 4월까지 '주부생활'에 실렸던 음식 칼럼을 모은 책이다. 저자인 홍승면씨는 1927년 생으로 합동통신사 기자로 시작해서 일찌감치 31살의 나이에 한국일보 편집국장이 되었으며 이후 동아일보와 신동아 등을 거치며 해외 특파원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언론인으로 종사하다가 군사정권의 언론탄압이 절정에 이르렀던 동아일보 광고사태를 맞으며 언론계를 떠났다.

한국일보 시절부터 칼럼을 써오면서 그동안의 고답적인 문어체 관습을 깨고 부드럽고 평이한 구어체 문장으로 현대적인 산문체의 시조를 열었다는 설명답게 책을 읽는 내내 지금의 시점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40년전에 쓰여졌다는 사실을 모르고 본다면 새로운 문장자를 만난 기분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주제는 음식이다. 몇가지 음식이나 식재료를 의식의 흐름처럼 구성해서 연관지어지도록 구성한 글을 모아 놓은 책이다. 찾아보니 '주부생활'이라는 월간지는 아직도 출간이 이어져 오고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보던 주부생활의 기사들을 들척였던 기억이 있었고 그 안에는 다양한 살림의 지혜와 나에겐 생소한 다양한 문화생활들이 소개되어 있어 지방 소도시에서 접하기 힘든 신세계를 접하는 기분으로 잡지를 읽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1983년이 마지막 칼럼이었다면 나는 아마도 저자의 글을 접했던 적이 없을 것이다. 글을 읽는 내내 인터넷도 없던 시대에 어떻게 저렇게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로 여러나라의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연관지어 재미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평소에 관심이 많은 두부에 나오는 중국과 일본의 두부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도 생경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되었고 구절판이나 신선로가 그 시절 손님 접대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계삼탕은 어느덧 삼계탕으로 바뀌었고 뷔페라는 단어는 아직 사용되지 않아 스웨덴 요리라고 소개된 '스뫼르고즈부드'라는 바이킹 요리는 그런 요리가 있다는 것도 몰랐던 나에겐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샌드위치 백작이나 동파육과 같이 사람이름을 딴 음식을 이야기할 때는 그 사람의 일대기나 음식 탄생에 대한 견해를 표시하기도 하고 먹는 걸 즐기는 저자답게 주변 지인들과도 끊임없이 벌이는 음식 논쟁들을 재미나게 소개하고 있어 푸근하면서도 해박한 주변 이웃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글을 읽어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음식에 대한 글을 많이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좋은 글이 지금까지 숨겨져 있다 이제야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반갑고 의미있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책의 주제 하나하나 마다 무슨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게 만들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야기꾼을 만나 음식과 식재료에 대해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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