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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선오 옮김, 권우희 그림 / 엘빅미디어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고, 책임질 일이 많아지며, 사회를 알고 정치를 논하고 경제구조에 편입돼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어른의 삶인 것일까? 어릴 적에 하고 싶은 일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젖어 어른이 되기를 꿈꿨다. 그러나 정작 어른이 된다 해도 어릴적, 작은 두 다리로 골목길을 누빌 때 보다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닐까...<어린 왕자>는 그 문제에 대해 답하고 있다.
책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이었다. 손에 잡히는데로 책을 읽어나갔고 수준이 낮은 책보다는 깊은 사상이 담긴 책을 탐독했다. 그렇지 않은 도서는 가치를 폄하하고 무시하기도 했던 것 같다. 누군가 어린왕자를 읽어보라고 권했을 때, 동화는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며 마음으로 대답했다. 인생을 경험하며 편협했던 사고는 조금씩 트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어린왕자를 처음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책에 삽입 된 그림들이 참 따듯했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은 너무나 유명해 책을 읽기 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그림과 관련된 비행사의 이야기는 처음 접해보게 되었다. 어린왕자의 그림이 아닌 어린시절 상상력이 풍부했던 비행사의 그림이었다는 사실도,,,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은 뛰어나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무궁한 발전가능성을 좁아진 시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어린왕자가 지구에 떨어지기 전 각 별을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의 행동속에서 기계화 되고,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 모르며 방황하는 우리내 모습을 담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수가 우주속의 고아라는 개념에 들어맞는다고도 생각했다.
진정한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관계’ 가운데 시작된다. 장미꽃과의 관계로 인해 자신의 별을 떠나온 어린왕자. 비록 동화의 형식으로 동물이 의인화되어 표현되지만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기 마련이며, 또한 누군가를 길들이기도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관계속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관계로 인해 우리의 삶이 역동적으로 살아 숨쉬며 생기 넘치고, 인생이 충만해진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어린왕자의 이 한마디는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너무 많은 것들을 감추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어른을 위한 동화 어린왕자. 우리가 잃고, 또는 잊고 있던 그 무엇을 마음가운데 정동시켜주는 따듯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