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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가슴으로 듣고 마음으로 담아내다 - 클래식 해설가 이지혜의 음악 이야기
이지혜 지음 / 문예마당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가장 인상적인 음악공연에 대한 기억은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마치고 대학 입학원서를 지원한 뒤 합격여부를 기다리는 그 시점이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수험생을 위한 공연이 있었고, 당시 많은 학생들 중 한명으로 그렇게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기억되기로는 서울시립음악단의 연주였다. 음악이라고는 우울하고 기분을 다운시키는 음율을 좋아하던 나에게는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음악단이 연주하는 소리는 내 가슴을 두드렸고 그 많은 사람가운데 벌떡 일어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싶은 충동이 마음에서 이러나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 수 년이 흘러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 취업한 몇 달 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단순히 마음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들었던 클래식 음악은 깊은 밤 홀로 걷는 길, 방안에서 나의 마음을 동일하게 두드렸고, 이전에 경험했던 춤을 추고 싶은 감동과는 또 다른 마음의 벅참을 나에게 선물해 주었다. 그렇게 클래식을 향한 나의 마음은 어느 날, 나도 모르는 사이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클래식, 가슴으로 듣고 마음으로 담아내다>는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나에게 벅참 감동을 주었던 클래식에 대해 더욱 깊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배경 지식을 습득하고 행하게 되면 배의 즐거움을 만끽 할 수 있지 않던가!
책은 첫 장에서 어떻게 음악이 시작이 되었는지 사상적인 배경을 제시하면서 클래식 음악으로의 시작을 안내해 주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음악가들과 그 창조곡들,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이야기, 그들의 삶 만으로도 한 곡 한 곡의 인생음악을 듣는 것 같았으며 의외의 인생을 살다간 인물들도 존재했지만, 예술가의 삶이란 그런것이지 아니한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19세기에 들어서며 문학과 클래식의 만남, 오페라, 교향곡, 가곡 등 결국 문화라는 이름으로 개별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예술의 결합을 이야기하는 장에서는 또 다른 통찰을 제공해 주었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결국 예술을 안다는 것이다. 시대를 안다는 것은 그 사상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클래식은 단순한 음악의 한 종류가 아님을, 음악안에 많은 사람의 인생과 정신과 수많은 노력들이 배어 있음을 경험할 수 있었다.
책의 다른 장에서는 각 악기에 대한 설명과 목소리에 대한 설명도 첨가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음악가들의 이야기와는 분위기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클래식, 가슴으로 듣고 마음으로 담아내다>를 통해 클래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앞으로 더 깊이 있는 음악의 세계를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은 충족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