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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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는 급변한다.

원시사회에서 농경사회와 산업사회로 그리고 정보화 사회로-각 시대마다의 간격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현재는 정보화 사회의 마지막단계에서 새로운 시대의 입구 앞에 서있다. 빠른 시대의 변환이 우리에게 남긴 것들은 무엇일까?


세대와 세대 간의 격차가 더욱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가정, 기업, 국가 안에서의 관계 또한 영향을 받는다. 수직적인 위계질서보다 수평적 관계의 소통이 요구된다. 그 가운데 남을 의식하지 않는 비윤리적인 행위와 타인을 철저하게 의식하는 소비행위라는 부정적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비행위뿐만 아니라 가정형태의 변화, 정치참여도, 레저, 문화 활동의 다양화 등 모든 영역에서의 변화가 나타난다.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어느 사회, 민족에게나 중차대한 일일 것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결국 과거를 통해 앞으로 진행될 일들을 유추해 낸다는 의미이다. 트렌드에 의해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질 수도 있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미래가 전개될 수도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13>에서는 트렌드 코리아 2012(DRAGONBALL)에 이어 2013년도의 트렌드 전망을 내나본다. 2009년 ‘GOLDENPIG'를 시작으로 벌써 다섯 번째 출판되는 서울대 소비트랜드분석센터와 김난도 교수의 공저(共著) 서적.

 

책은 1부에서 2012년 트렌드를 회고하며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DRAGONBALL’이라는 키워드가 얼마나 적절하게 전망을 내다보았는지 설명한다. 그 중에서 흥미가 있었던 내용은 ‘진정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Deliver true heart'라는 키워드에 맞게 지난 한국 사회는 진정 어린 마음에 대한 소비, 공감의 시기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해지면서(SNS, Interactive market)기존의 기업이나 정부가 일방적으로 쏟아내던 정보에서 좀 더 자유롭고 주체적인 선택의 확장이 이루어졌다.

진정성은 결국 착한소비, 윤리적소비와도 연결이 되는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따라 제품의 판매량이 상승하기도 했다고 하니 앞으로 이런 흐름은 지속도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진정성을 위한 가짜 진성성으로 소비자와 판매자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이 멀어지지 않게 되기를 바랄뿐이다.

 

부정적인 사례도 있다. 한국이 OECD가입 국가 중 국민의 정신건강 상태가 가장 안좋게 판별되었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흐름속에서, 그리고 무한 경쟁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이 외부적 해소 대상을 찾지 못하고 내면적으로 파괴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면서 국가적으로 이런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근 뉴스를 시청할때마다 인상을 찌푸리게 되고 고개를 돌리게 될 만큼 잔인하고 극악한 소식들이 들리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저자는 2부에서 뱀의 해를 맞아 ‘COBRATWIST' 라는 키워드를 제시한다. 날 선 사람들의 도시, 난센스의 시대, ’스칸디맘‘의 부흥, 소유냐 향유냐, 나홀로 라운징 등 지난 2012년도의 흐름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적절한 사례로 각 전망을 뒷받침한다. 책의 중간중간 삽입된 신조어들은 흥미를 더해주고 한편으로 수많은 언어들이 탄생하는 배경에 대한 궁금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책은 소비트렌드를 중심으로 미래를 예견하고 있지만 현대의 소비성향을 통해 인간의 사고방식과 가치관까지 모두 간접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극빈에서 벗어난 한국사회에서 모든 사람의 마음을 따듯하게 채워 줄 새로운 방향이 모든 영역에서 제시되길 희망한다. 각박해져가는 세상 속에서 앞으로의 트랜드가 인간성의 회복과 참된 공동체의 회복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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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 700년 역사에서 찾은 7가지 혁신 키워드
스티븐 존슨 지음, 서영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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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된 것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창의력, 멀티테스킹, 기발한 아이디어와 같이 현 시대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능력의 중심에는 ‘창조’와 ‘통찰력’이 자리하고 있다. 교육에서도 ‘창의’를 독려하고, 기업에서도 ‘변혁’을 외치며, 정부에서도 ‘혁신’을 구호로 삼는다.

창조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사고의 큰 줄기가 달라질 수도 있을 듯하다. 절대자의 계획과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과 빅뱅을 통한 단위원소로부터 단세포, 단세포에서 다양한 동식물로의 변화를 이야기한 진화론.(물론 진화론 안에서도 여러 갈래와 분파가 있지만) 창조론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새로운 것은 단지 원래 있던 것을 ‘확인’하는 단계이다. 플라톤이 이데아이론에서 이야기 했던 것과 같이 기존의 세계를 이해하는 각주로써의 과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진화론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발견이 곧 진보이다. 창조는 새로운 것을 발견함으로써 그리고 이미 이루어진 변화 곧 진화를 ‘발견’함으로써 창조가 시작된다.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든 탁월함, 새로운 발견, 기발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 역사를 통해 발견한 혁신에 관한 키워드를 소개하며 그 근원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핵심 키워드는 인접가능성, 유동적 네트워크,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 실수, 굴절적응, 플랫폼 이렇게 일곱 가지이다. 일곱 개의 특성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보완적인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책은 다윈이 산호섬을 둘러보며 산호초를 관찰하고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 수 있는 배경에 의문을 품는 것을 시작으로 진화론의 관점에서 혁신과 아이디어의 창조를 말한다.

 

평소 역사적으로 뛰어난 발견들, 아이디어들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하는 궁금점이 많았던 터라 저자가 제시한 일곱 가지 패턴에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게 되었다. 특히 인접가능성과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이라는 패턴이 공감이 되었는데 처음 글에서 언급한 말처럼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존재하지 않고 누군가의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또 그것이 조금 변형되어 다른 생각의 더미들이 쌓이게 되었을 때 시대를 기념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타나게 된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책은 인터넷의 개발, 구글, 유투브, 애플의 발견과 성장을 다루며 아이디어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되어 가는지를 전문적인 탐구와 조사결과를 제시한다. 저자의 뛰어난 연구가 놀랍지만 문맥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은 내 사전지식의 부족함과 번역의 아쉬움을 살짝 언급하고 싶다. 그럼에도 책은 유용한 정보와 아이디어의 발견에 관한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존재하는 개별자로서의 창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사회 안에서, 관계 안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발견되어지고 그 생각에서 비롯해 기념할만한 많은 창조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시대속에서 저자가 제시한 탁월한 혁신을 위한 패턴들을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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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눈으로 본 현대 예술 - 삶을 어루만지는 예술 그리고 철학 이야기
최도빈 지음 / 아모르문디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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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로드마커는 자신의 책『현대예술과 문화의 죽음』에서 이성적인 것, 과학적인 것을 추구한 결과로 현대예술이 공허함의 부산물들을 생산해냈다는 사실과 실제로 현대예술과 문화는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의미와 가치를 내세우기 보다는 ‘키치’ 즉 재미가 최고의 가치판단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한스 로드마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고 현재의 예술계의 모습을 잘 읽어준다고 생각했다. 눈을 돌리면 어디에서나 ‘예술행위’를 관람할 수 있지만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다시금 예술의 힘, 예술의 가능성에 대한 의미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준 책을 한 권 만났다. 물론 과거, 예술이 담당했던 사회고발적이고 사회참여적인 기능을 회복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철학의 눈으로 본 현대 예술>을 통해 그 가능성을 다시금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뉴욕 현대 미술관을 소개하면서(MOMA) 예술의 힘은 과거를 기념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현재를 고발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으며,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예술이 본래 가지고 있던 이러한 임무에서 멀어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시대적, 사회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들을 언급할 수 있겠으나 ‘사유하지 않는 시대’, ‘자본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시대’라는 문구에서 그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더 이상 전시물이 미술관과 박물관을 방문하게 만드는 최종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언급하며 앞에서 이야기한 ‘사유하지 않는 시대’, 곧 ‘가치를 상실한 시대’에 대한 부연 설명을 이어간다. 사람들이 이러한 장소를 찾게 되는 것은 ‘관람’이라는 행위자체에 중심이 있는 것이지 ‘대상’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저자는 가토 츠바사의 작품을 소개하며 전시공간의 ‘대상’자체에서도 목격되는 가치의 붕괴를 추가적으로 독자에게 설명하는데 건축가의 말을 통해 그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경험할 수 있다. “무언가를 건설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 무너뜨리고 부수는 것이 의미 있는 시대다.”

 

그렇다고 저자가 현재의 예술에 대해 비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미술관과 박물관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현대 미술의 기반을 다지고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문제의식의 회복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마음을 피력하기도 한다.

 

“ 많은 예술가들이 이 구조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고발해 왔다. 그 고발이 그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더라도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예술가들은 갱도 안의 카나리아가 되어 아직 새로운 이상을 꿈꿀 수 있는 사회임을 보여 주는 척도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질식할 수 없다. ‘시대의 이상’은 바뀐다.” - 115쪽

 

저자는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 건축, 무용, 사진과 패션을 추가로 다루며 철학자의 눈에서 본 예술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단순한 현상을 설명하고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니체, 버크,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의 철학자들을 언급하며 예술과 철학,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추구와 지향을 이야기한다. 책의 중간중간 삽입된 작품들과 사진들은 흥미를 더해주고 담담하게 서술해 나가는 그의 문체가 오히려 더욱 깊이 문화와 예술 그리고 삶에 대해서 고찰하게 만드는 것은 나의 생각과 느낌만은 아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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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보내도 될까요? - 첫 아이 초등학교 보내기
양영희.고은정.전민선 지음 / 수작걸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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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아이를 키우고 있지 않은 입장에서 생소한 개념이었다.

대안학교의 다른 형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최근 정부에서 많이 사용하는 ‘혁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정부지원의 특수학교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혁신학교는 2009년 9월 경기도교육청을 시작으로 전국에 400개 이상의 학교가 혁신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시작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자세히 소개된 적이 없으니 아이를 공교육에 맡긴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명칭이 아닐듯하다. <혁신학교 보내도 될까요?>에서는 혁신학교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어떤 점이 다르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자세한 내용을 설명한다.

 

오래전부터 학교교육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학교의 서열화, 대입중심의 교육, 선행학습을 통한 자기주도학습 능력의 강화, 다양한 사교육 시장의 생성,,,이같은 교육시장의 변화는 배움의 즐거움을 아이들에게서 빼앗아 갔고 신문에서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입시스트레스, 학업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의 기사를 접할 수 있는 현실이 되었다. 비극도 자주 반복되면 익숙해 진다고 했던가? 이제 그 누구도 이런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듯하다. 배움의 즐거움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학교의 변화 필요성에 학교문화의 변혁을 꾀하고자 시작된 것이 혁신학교이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학교가 배움의 장이 아니라 사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실험하는 경쟁의 장이 되어버렸다. 혁신학교의 목표는 이런 교육의 방향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 아이들의 성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사회적,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교육을 목표로 하는 학교.

 

그렇다고 혁신학교가 모든 대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지원으로 시작하게 된지 채 3년이 되지 않았고 학교와 교사가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 학부모들의 참여와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하기 때문이다.

 

혁신학교에서는 교과학습 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체 활동이 이루어진다.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며 느낄 수 있는 목공, 요리, 바느질, 생태 교육 등, 그래서 혁신학교는 공부는 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학교인가? 하는 질문을 받기도 한단다.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최고의 배움은 놀이가 아니던가. 놀면서 배우고 배움에서 즐거움을 얻게 되는 참 교육의 순환 구조!

 

아이들의 학습내용을 평가하는 구조도 새롭다. 객관식, 단답형 문제를 통한 서열이 이루어지는 평가방법이 아닌 학기 중의 수시평가, 체험활동에서의 과정을 중요시하고 얼마나 성장이 이루어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인격적인 평가방법.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혁신학교가 한국교육의 해결을 위한 정석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학교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서 교육의 대안이 마련되고 사회가 서로의 이익과 성장을 위해 힘쓰는 일꾼들을 길러낼 수 있는 본연의 목적을 이룰 수 있게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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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힘 -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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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눈을 감고 손을 움직여 보자.

우리는 눈을 감고도 얼굴에 위치한 눈, 코, 입, 귀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반복행동을 통해 각각의 신체의 위치가 머릿속에 ‘시스템화’ 되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헬스장에서 처음 운동을 하게 됐던 날을 떠올려 보자.

신고 온 신발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운동복은 어디서 갈아입어야 할지, 겉옷을 걸어둘 수 있는 곳은 없는지, 어떤 운동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이와 같이 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사소한 문제들에 수없이 부딪혔던 자신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고 나면 우리의 행동은 패턴화되고 처음 헬스장을 찾았던 날과는 다르게 운동에 집중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본성과 관련된 예를 한 가지만 더 들고 싶다.

운동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우리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에 사람은 너무 게으르다. 위에서 언급한 헬스장을 찾은 행동 자체만으로도 칭찬받기에 마땅하다. 운동을 결심하느냐, 포기하느냐의 문제뿐만 아니라 인생의 수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이와 유사한 본능과 새로운 습관을 익히기 위한 갈등에 놓이게 된다.

 

<습관의 힘>에서는 이와 같은 개인의 습관에서 시작해 기업의 습관, 사회의 습관이라는 주제로 실제 사회속에서, 역사속에서 발생한 사건을 예를 들어 습관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한다. 양치질의 습관화를 꾀한 치약회사의 마케팅 성공사례, 섬유탈취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심리파악을 통한 페브리즈의 실패오 성공 스토리 등 흥미를 끄는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재밌는 것은 책에서는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지만 중독과 습관의 차이를 학자들도 명확하게 구분해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경우 중독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과연 습관과 중독의 경계가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대부분의 중독이라고 말할 수 있는 행동들이 습관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신호-반복행동-보상 이라는 매커니즘을 기준으로 개인, 기업, 사회적 습관의 행동들을 설명한다. 원숭이와 쥐 같은 동물실험을 거쳐 사람의 행동에서도 이와 같은 행동 매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결국 모든 행동의 동기가 보상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지시켜 준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흔히 생각하기에 우리의 본성(게으름, 나태, 부주의함)을 이겨내고 반복행동을 통해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지향해야할 목표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규칙적이고 질서 있는 생활과 습관이 우리의 건강뿐 아니라 전체적인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점에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달리 생각해 사람은 왜 게으르고 나태하며 부주의함에 더욱 쉽게 반응하게 되는 것일까?

 

저자가 반복행동을 변화시켜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고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제시하는 방안은 더욱 흥미롭다. 아무리 반복행동을 통해 습관이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결정적인 순간,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담을 갖게 되는 경우 원래의 행동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시하는마지막 단계는 바로 ‘믿음’이다. 그 상황이 변할 것이라는 믿음,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함께 극복이 가능하다는 신뢰 등의 정신적 가치를 말한다. 많은 뇌과학 서적들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현재의 과학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연구활동은 보편타당한 진리를 발견하는 수단으로 인식이 되고 있지만 그와 다른 정신적, 영적 가치들이 대두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비단 뇌과학에서뿐만 아니라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의 석학들은 미래를 예견하며 영성으로의 변화, 윤리적 가치의 추구 등의 키워드를 제시한다.)

 

모든 인생의 문제를 습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습관의 힘>에서 제시하는 변화의 가능성, 실제 사례들은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까지 독자의 책 읽는 습관에 영향을 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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