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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힘 -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평점 :
가만히 눈을 감고 손을 움직여 보자.
우리는 눈을 감고도 얼굴에 위치한 눈, 코, 입, 귀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반복행동을 통해 각각의 신체의 위치가 머릿속에 ‘시스템화’ 되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헬스장에서 처음 운동을 하게 됐던 날을 떠올려 보자.
신고 온 신발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운동복은 어디서 갈아입어야 할지, 겉옷을 걸어둘 수 있는 곳은 없는지, 어떤 운동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이와 같이 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사소한 문제들에 수없이 부딪혔던 자신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고 나면 우리의 행동은 패턴화되고 처음 헬스장을 찾았던 날과는 다르게 운동에 집중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본성과 관련된 예를 한 가지만 더 들고 싶다.
운동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우리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에 사람은 너무 게으르다. 위에서 언급한 헬스장을 찾은 행동 자체만으로도 칭찬받기에 마땅하다. 운동을 결심하느냐, 포기하느냐의 문제뿐만 아니라 인생의 수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이와 유사한 본능과 새로운 습관을 익히기 위한 갈등에 놓이게 된다.
<습관의 힘>에서는 이와 같은 개인의 습관에서 시작해 기업의 습관, 사회의 습관이라는 주제로 실제 사회속에서, 역사속에서 발생한 사건을 예를 들어 습관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한다. 양치질의 습관화를 꾀한 치약회사의 마케팅 성공사례, 섬유탈취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심리파악을 통한 페브리즈의 실패오 성공 스토리 등 흥미를 끄는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재밌는 것은 책에서는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지만 중독과 습관의 차이를 학자들도 명확하게 구분해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경우 중독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과연 습관과 중독의 경계가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대부분의 중독이라고 말할 수 있는 행동들이 습관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신호-반복행동-보상 이라는 매커니즘을 기준으로 개인, 기업, 사회적 습관의 행동들을 설명한다. 원숭이와 쥐 같은 동물실험을 거쳐 사람의 행동에서도 이와 같은 행동 매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결국 모든 행동의 동기가 보상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지시켜 준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흔히 생각하기에 우리의 본성(게으름, 나태, 부주의함)을 이겨내고 반복행동을 통해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지향해야할 목표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규칙적이고 질서 있는 생활과 습관이 우리의 건강뿐 아니라 전체적인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점에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달리 생각해 사람은 왜 게으르고 나태하며 부주의함에 더욱 쉽게 반응하게 되는 것일까?
저자가 반복행동을 변화시켜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고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제시하는 방안은 더욱 흥미롭다. 아무리 반복행동을 통해 습관이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결정적인 순간,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담을 갖게 되는 경우 원래의 행동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시하는마지막 단계는 바로 ‘믿음’이다. 그 상황이 변할 것이라는 믿음,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함께 극복이 가능하다는 신뢰 등의 정신적 가치를 말한다. 많은 뇌과학 서적들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현재의 과학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연구활동은 보편타당한 진리를 발견하는 수단으로 인식이 되고 있지만 그와 다른 정신적, 영적 가치들이 대두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비단 뇌과학에서뿐만 아니라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의 석학들은 미래를 예견하며 영성으로의 변화, 윤리적 가치의 추구 등의 키워드를 제시한다.)
모든 인생의 문제를 습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습관의 힘>에서 제시하는 변화의 가능성, 실제 사례들은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까지 독자의 책 읽는 습관에 영향을 준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