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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 700년 역사에서 찾은 7가지 혁신 키워드
스티븐 존슨 지음, 서영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창조된 것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창의력, 멀티테스킹, 기발한 아이디어와 같이 현 시대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능력의 중심에는 ‘창조’와 ‘통찰력’이 자리하고 있다. 교육에서도 ‘창의’를 독려하고, 기업에서도 ‘변혁’을 외치며, 정부에서도 ‘혁신’을 구호로 삼는다.
창조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사고의 큰 줄기가 달라질 수도 있을 듯하다. 절대자의 계획과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과 빅뱅을 통한 단위원소로부터 단세포, 단세포에서 다양한 동식물로의 변화를 이야기한 진화론.(물론 진화론 안에서도 여러 갈래와 분파가 있지만) 창조론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새로운 것은 단지 원래 있던 것을 ‘확인’하는 단계이다. 플라톤이 이데아이론에서 이야기 했던 것과 같이 기존의 세계를 이해하는 각주로써의 과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진화론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발견이 곧 진보이다. 창조는 새로운 것을 발견함으로써 그리고 이미 이루어진 변화 곧 진화를 ‘발견’함으로써 창조가 시작된다.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든 탁월함, 새로운 발견, 기발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 역사를 통해 발견한 혁신에 관한 키워드를 소개하며 그 근원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핵심 키워드는 인접가능성, 유동적 네트워크,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 실수, 굴절적응, 플랫폼 이렇게 일곱 가지이다. 일곱 개의 특성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보완적인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책은 다윈이 산호섬을 둘러보며 산호초를 관찰하고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 수 있는 배경에 의문을 품는 것을 시작으로 진화론의 관점에서 혁신과 아이디어의 창조를 말한다.
평소 역사적으로 뛰어난 발견들, 아이디어들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하는 궁금점이 많았던 터라 저자가 제시한 일곱 가지 패턴에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게 되었다. 특히 인접가능성과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이라는 패턴이 공감이 되었는데 처음 글에서 언급한 말처럼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존재하지 않고 누군가의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또 그것이 조금 변형되어 다른 생각의 더미들이 쌓이게 되었을 때 시대를 기념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타나게 된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책은 인터넷의 개발, 구글, 유투브, 애플의 발견과 성장을 다루며 아이디어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되어 가는지를 전문적인 탐구와 조사결과를 제시한다. 저자의 뛰어난 연구가 놀랍지만 문맥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은 내 사전지식의 부족함과 번역의 아쉬움을 살짝 언급하고 싶다. 그럼에도 책은 유용한 정보와 아이디어의 발견에 관한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존재하는 개별자로서의 창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사회 안에서, 관계 안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발견되어지고 그 생각에서 비롯해 기념할만한 많은 창조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시대속에서 저자가 제시한 탁월한 혁신을 위한 패턴들을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