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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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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표지에 손을 얹고 가만히 있었다. 

당신의 이야기를 내가 듣고 있노라고, 당신의 따뜻함과 용기에 감동하고 있노라고 전하고 싶어서 였다.


세상은 당신에게 무례하고 상냥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승리 작가는 그녀의 이름처럼 당당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 그녀는 마사지 받으러 오는 손님들의 말과 몸의 이야기를 들으며 무심한 듯 따뜻한 말을 전한다. 어린 시절 사귀었던 친구, 동네 이웃들 한 사람 사람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만의 방식으로 그들에게 손을 내민다. 그래서 중간중간 등장 하는 그녀의 주변사람들은 승리 작가를 아끼고 진심으로 사랑함이 느껴진다.


그건 아마 그녀가 이 지랄맞은 세상에 지지 않고 그녀의 반항을 하며 그녀 만의 목소리를 내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승리 작가의 글을 읽으며 그녀의 편에 서서 무례하고 지랄같은 사람들과 세상에 같이 악다구니를 쓰며 목소리를 높이고 싶어졌으니 말이다. 그녀가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길 기원한다. 어두운 세상에 그녀는 특별한 불꽃을 내며 살아가고 있고 나는 그 아름다운 불꽃을 보며 감격의 박수를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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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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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하민 라바투트은 전작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멈출 때”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과학을 전공했음에도 나에게 있어 19~20세기 과학자들은 그들이 세상에 남긴 연구, 방정식 및 발견 등으로 납작하게 기억 될 뿐 그 어떤 인간성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라바투트는 그들에게 새로운 숨결 혹은 입체감을 불어넣어 너무나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살려내 내 눈앞에 데려왔다. 그가 살려낸 과학자들은 너무도 명석하지만 불안해 했고, 끝까지 고뇌했던 한 명의 불완전한 사람들이었다. 


이번 작품 매니악 역시 그는 과학자들을 다시 무대로 데려왔다. 에렌페스트의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한 소설은 제 2부 폰 노이만에 와서는 긴장감을 폭발시킨다. 20세기 가장 똑똑했던 천재, 컴퓨터의 아버지. 수학자들은 그들이 증명할 수 있는 문제를 풀지만, 폰 노이만은 그가 풀고 싶은 문제를 증명했다. 거만하고도 믿을 수 없이 앞서갔던 그의 천재성에 소름이 돋았다. 특히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오펜하이머”와도 이어지는 원자폭탄, 수소폭탄 개발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과학적 발견의 아찔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 제 3부에서는 폰 노이만이 시작한 컴퓨터의 계산능력이 현재 인공지능이란 모습으로 발전해내 끝끝내 바둑에서 인간을 이겼던 이야기로 끌고 간다. 인간이 만든 우리를 넘어서는 존재,  아직도 끝없이 발전하고 있는. 과연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을 또 어디로 끌고 갈까.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보면 처음에는 색색깔로 아름다워보였던 기체가 환각에 빠진 인간의 정신처럼 보인다. 알 수 없이 신비롭고 폭발적인 인간의 지성과 발견 그리고 그 길을 이끄는 천재들의 광기의 발버둥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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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제일 좋아 - 내 냥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김규희 지음 / 뜨인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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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올해 읽은 가장 사랑스럽고 따뜻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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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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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문학동네 사이트에서 심채경 교수님의 글을 처음 읽었을 때, '아, 이 사람은 반짝이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다. 천문학자로써, 대학원생으로써, 여성으로써 살아가는 그는 삶의 먹고사니즘에 고단함을 느끼면서도 하늘을 바라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반짝이는 애정 어린 눈으로 우주에 대해 논하는 과학자이다.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오,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 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삶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 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관연 '우리 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삶들을 동정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정한다.(Page. 13)"


항상 바닥을 보거나, 휴대폰을 보며 길을 지나왔던 나에게 심채경 교수는 그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던 우주의 빛나는 별과 행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와 함께 천문관에서 별을 바라보았던 대학원 선배들, 지도 교수 그리고 동료 학자들의 순수한 열정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가 동정하는 우주의 이야기가 더 많은 이들의 가슴에 가 닿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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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나 자신을 그려보곤 했다. 어떤 날은 멋지게 맡은 일을 해내는 직장인이었다가, 어떤 날은 삶에 대한 회의와 허탈함에 빠져있는 어두운 얼굴을 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에 대한 꿈과 환상은 많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작은 보람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들에 대한 희망을 입에 물고 놓지 않고 있었다.

이다혜 작가의 "내일을 위한 내 일"은 각 분야에서 일하는 다양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아둔 인터뷰집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강조하듯 이 책은 누군가의 성공담을 담은 이야기가 아니라, 동시대에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현재 진행형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모습은 책 표지에 그려진 여성의 모습과 같았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는 여성. 하지만 이 고민이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이 책은 그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이들의 경험담을 묶어 둔 것이라는 점.


이들의 경험을 래퍼런스 삼아 마음을 단단하게 키웠으면 한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온다는 것. 실패한 뒤 방향을 바꾸는 일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기를. 오늘의 열심이 내일의 경력이 된다. (p.11)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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