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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 시공간을 공명한 천문학자×음악가의 우주적 평행이론
지웅배.김록운.천윤수 지음 / 롤러코스터 / 2026년 1월
평점 :
#협찬
재밌어서 계속 찾게 되는
음악, 수학, 천문학 이야기..
이게 머선 우연인지..
오늘 이 리뷰를 쓰려고
어제 낮 시간까지 미리
해당 첨부 글을 준비해뒀는데~
어제 저녁에 성발라를
TV에서 만났습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어제 설 특집 방송으로 SBS에서
<설 특집 콘서트 성시경>을 방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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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로..
가사가 있는 음악을 더 좋아합니다.
직관적인 걸 선호하기 때문인데,
반대로 가사가 제 기준에서 별로면
멜로디가 좋아도 곡이 별로라고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클래식이나
다른 장르의 음악들을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아직은 잘 모를 뿐이죠. ^^;;
그런데 어떤 배경에서 그런 음악이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면...
또 그런대로 납득이 갑니다.
그야말로 아는 만큼 보이고,
알면 사랑할 수 있는 거랄까요..?
그래서 실제로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며
클래식, 피아노, 예술 관련 책 등을 리뷰로
몇 차례 올리기도 했었지요.
(#바닿늘예술 해시태그..)
이건 다른 예술 작품들도 마찬가지 같아요.
무엇이 되었건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곁들이는 건
늘 재미를 동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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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식이형 콘서트를 특별하게 느낀 이유도
바로 그 지점이었습니다. ㅎㅎ
아주 오랫동안(??)
노래를 불러온 가수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그 노래에 어떤 히스토리가 엮여 있는지를
천천히 설명해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잘은 모르지만..
<윤도현의 러브레터> 같은 느낌으로
곡 사이사이의 공백을 채운 것 같았습니다.
(러브레터는 너무 올드한가요... ㅜ)
그나저나 성식이형 어쩜 이렇게
능구렁이가 되었는지. ㅋㅋㅋㅋㅋㅋ
계속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아티스트가 제 마음속에 몇 명 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성식이형입니다. +_+
(물론 술은 적당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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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식이형 이야기를 너무 길게 했네요.
여운이 많이 남아서 그런가 봅니다. ㅎㅎㅎ
어쩌면 이 책을 읽은 직후에 봐서
그 여운이 더 짙어진 걸 수도 있겠다고
슬쩍 우겨봅니다.
이 책의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문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과학과 음악은 서로 다른 언어로 쓰인 하나의 우주다"
아마 제가 책을 읽지 않았다면..
주체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았을 분야가
'예술'이었을 거라고 종종 생각합니다.
과학 분야는 책을 읽기 전부터
계속 궁금해했거든요.
돌이켜 보면 과학은 왠지
놀이 같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천문학도 마찬가지 일테고,
저는 요즘 탐조 활동도..
그렇게나 재밌어 보이더라고요..ㅎㅎ)
어렸을 때 무언가
만들어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그나마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미술 시간과 과학 시간이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과학은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론과학보단 실험과학 쪽을...)
반대로 음악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습니다.
특히 악기 다루는 시간은 유독
어렵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전혀 없습니다.
리코더 조차.. 못 붑니다. ㅎㅎㅎㅎ)
그런데 또 노래 부르는 건
꾸준히 좋아해 왔단 말이죠..???
"이젠 목소리가 최고의 악기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정신승리 ^^)
아마 이것도 직관적인 것에 끌리는
성향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에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내켜야만 하는 사람,
안 내키면 결국 못 하는 사람.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유독 심한 사람이 있는데
그게 저인 것 같습니다...
고치고 싶어도
잘 안 고쳐지더라고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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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넛지'를 정말 좋아합니다.
조건을 바꿔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요.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넛지 중 하나는
스토리(이야기)입니다.
잔소리로는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게 지금까지 살면서 얻은..
저만의 잠정적 결론이거든요.
스토리는 당연히 재밌어야 합니다.
재미없는 스토리는 무효입니다.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아니겠습니꽈. ㅎㅎㅎ
그래서 저는 노잼을 경계합니다.
이 책은 노잼을 경계합니다.
(물론 중간에 어려운 내용도 있음은 인정.
그런 부분은 과감히 스킵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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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제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의
<알릴레오북스> 코너에서 『판타레이』
라는 책이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해당 편 듣다가..
"와... 음악이랑 역사가
저렇게 깊게 연결되어 있다고????"
라며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재밌는 이야기는 정말 많습니다.
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이거 말고 더 있을까요…??
저는 다른 이유는 모두..
주석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뽀로로식 재미론이랄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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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만 재밌어 하거나,
음악에만 흥미가 있거나,
다른 예술에는 관심이 많은데
어떤 분야에는 영 관심이 안 간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첨부하며..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끝!!
#천문대에피아노가떨어졌다
#지웅배 (우주먼지)
#김록운 #천윤수 지음
#우주클럽 #우주서평단
#롤러코스터
@롤러코스터
재미 없는 삶은 무효!!
#북스타그램 #바닿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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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닿늘예술
#바닿늘과학
#바닿늘천문학
@woojoos_story 우주 모집,
롤러코스터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아래에서부터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과학은 항상 정해진 답이 있고, 로봇처럼 수학적이며,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는 단 하나의 물리법칙에 따라 굴러간다. 반면 음악에는 정답이 없다. 하나의 작품도 연주자와 감상자에 따라 주관적 해석이 달라진다. 과학은 감정을 배척하고, 음악은 감정을 강요한다. 그래서 이들은 달라도 너무 다른 분야처럼 느껴진다. 마치 탄생할 때부터 거리가 먼 각각의 세계에 속했다는 듯 말이다. 하지만 과학과 음악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놀라운 출생의 비밀을 만나게 된다. 애초 과학과 음악은 하나였다. 오래전 고대 철학자들은 과학과 음악을 한 분야로 취급했다. Liberal Art 하면 오늘날 흔히 뭉뚱그려 인문교양으로 번역하는데 원래는 일곱 가지 분야를 아울렀다. 이것을 고대 그리스에서 문법 · 수사학 · 논리학으로 구성된 3할 (트리비움trivium), 그리고 대수학 · 기하학 · 천문학 · 음악으로 구성된 4학(콰드리비움Quadrivium)으로 구분했다. 과거에는 음악이 수학, 천문학과 함께했다. p. 7~8
피아노는 사실 긴 이름의 줄임말이다. 원래 이름은 훨씬 길다. 애초에는 '셈여림이 있고 사이프러스 나무로 만든 쳄발로un cimbalo dicipresso di piano e forte'였는데 줄여서 피아노포르테pianoforte 라고 불렀고, 그것을 다시 줄여서 지금의 피아노가 됐다. 이탈리아어로 '피아노piano'는 '약하게', '포르테forte'는 '강하게'라는 뜻이다. 즉 힘을 조절해서 건반으로 다양한 음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피아노의 원형은 1700년께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을 주름잡던 메디치 가문에서 악기 제작을 맡았던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Bartolomeo cristofori di Francesco 손에서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p. 56
음악가들은 바흐의 음악을 두고 흔히 이렇게 이야기한다.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만 있으면 모든 음악을 복원할 수 있다."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은 단순한 음악 모음집이 아니다. 24가지 조성으로 호모사피엔스의 희로애락을 담은 감정의 타임캡슐이다. 특히 이 곡집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푸가는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발현되고 뒤섞이는 인간 감정의 입체적 특성을 투영한다. 그래서 흥미롭다. 하나의 선율로 된 성부의 뒤를 따라 비슷하되 조금 다른 성부가 뒤섞인다. 계속 새로운 성부가 하나하나 추가되면서 다층적인 곡이 완성되는 다성음악이다. 일종의 돌림노래라고 볼 수 있다. 조화롭되 그렇지 않은 약간의 어긋남이 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p. 59
교황청은 갈릴레이를 만나기 전에 이미 그를 어떻게 처분할지 결정해놓은 상태였다. 앞서 한 차려 루터의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권위가 땅에 떨어진 터라 교황청은 아주 예민했다. 갈릴레이의 과학적 발견과 탐구가 성경을 해석하는 신학자의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구가 아닌 태양이 중심이라고 이야기하는 코페르니쿠스의 가설과 부합하도록 성경 문구를 재해석해야 한다고 말하는 갈릴레이의 주장은 이단으로 비춰질 뿐이었다. 교황청은 완강했다. 심지어 갈릴레이의 망원경이 악마의 속임수를 쓴다면서, 망원경에 자신들의 눈을 가져다 대는 것조차 거부할 정도였다.
결국 교황청은 갈릴레이의 주장과 발견을 두고 철학적으로 우매하며 신학적으로 이단적이라는 가혹한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그에게 서약을 강요했다. 갈릴레이는 태양이 하늘의 중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과 지구가 하늘의 중심에 있지 않고 이중으로 움직인다는 것, 이 두 가지 주장을 앞으로 절대 글이건 강연이건 어떤 형태로든 설파하지 않겠다고 서약할 수밖에 없었다. p. 110~111
질서와 작별하고
해방의 선율과 우주를 만나다
(하이젠베르크×쇤베르크)
20세기 초에 세상은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두 차례에 걸쳐 큰 전쟁을 치르는 동안 전통적인 세계관이 모두 파괴됐다. 무너진 세상을 빠르게 재건하려면 새로운 질서가 필요했다. 더는 과거의 안정된 질서에만 안주할 수 없었다. 이런 혼란은 예술과 과학, 철학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사고방식이 태동하도록 이끌었다. 이것은 더 이상 배부른 철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모두의 생존 문제가 됐다. 살아남기 위해 창조가 강요되는 시대였다. 역사와 전통은 그 권위를 의심받았다. 심지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가치조차 위협받기 시작했다. p. 143
20세기 오스트리아 출신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1874~1951)는 이런 변화 속에서 음악의 본질을 고민했다. 음악은 무엇인가? 나를 둘러싼 세상과 풍경의 소리를 음으로 옮기는 예술이다. 쇤베르크는 세상 풍경이 바뀐다면, 이제 음악이 향하는 대상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궁정에서 울려 퍼지는 연주자들의 하모니는 더는 진실을 담지 못했다. 도심 속 노동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돌아가는 기계의 심장박동, 전장에서 터지는 대포 소리와 총성이야말로 세상의 진실이었다. 다른 이들에게는 듣기 싫은 소음일지언정 쇤베르크에게는 새로운 영감의 재료였다. p. 144
1913년 3월 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쇤베르크가 지휘하는 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10대 시절부터 쇤베르크에게 직접 12음기법을 전수 받은 그의 두 제자 알반 베르크Alban Maria Jo- hannes Berg와 안톤 베베른Anton von Webern이 함께 음악을 선보였다. 베르크와 베베른은 쇤베르크와는 또 다른 방식의 12음기법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쇤베르크에게 작곡 과외를 했던 쳄린스키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당시 공연 리플릿에 따르면 가장 마지막인 다섯 번째 순서에 빈에서 걸출한 지휘자로 이름을 날리기도 한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가 연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말러의 연주가 시작되기도 전에 공연은 난장판으로 끝나버렸다.
관객에게 쇤베르크 일당이 선보인 12음기법 음악은 더없이 난해했다. 마치 기괴한 소음처럼 들렸다. 결국 네 번째 순서로 베르크의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이 폭발해버렸다. 비싼 돈을 내고 고막을 고문당해야 하는 이 상황을 납득하지 못했다. 관객들은 당장 작곡가들을 정신병원에 집어넣어야 한다며 반발했다. 공연을 주최한 오스트리아 극작가 에어하르트 부슈베크Erhard Buschbeck는 객석에 있던 오스트리아의 또 다른 작곡가 오스카 슈트라우스 Oscar Straus와 주먹다짐을 했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 그래서 '스캔들 콘서트Skandalkonzert'로 알려진 이날 공연에는 '폭행 콘서트Watschenkonzert'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다. p. 150~151
혼돈은 음악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같은 시대에 우주의 심연을 응시하며 새로운 혼돈을 발견한 젊은 물리학자가 있었다. 바로 양자역학 개척자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1901~1976)다. 그는 자연의 가장 작은 숨결인 원자의 움직임 속에서 보이지 않는 선율을 들으려 했다. 그의 연구는 뉴턴과 아인슈타인이라는 두 거장이 쌓아올린 고전물리학의 확고한 틀을 깨트렸다. 불확실성과 가능성이 교차하는 새로운 우주에서 춤을 줬다. 나아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우주의 탄생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의 놀라운 단서를 보여주었다. p. 153
음악과 과학은 놀라우리만치 똑같은 역사를 밟아가며 진화했다. 중세 유럽의 세계관은 교회의 지배를 받았다. 대개 음악은 조물주를 찬양하기 위해 존재했고. 우주를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작업은 조물주의 창조 원리를 깨달아가는 과정으로 여겨졌다.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인류는 종교의 굴레를 벗어나 스스로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음악은 지극히 세속적으로 변모했다. 과학은 이제 더는 우주에서 조물주를 찾지 않았다. 조물주가 개입하지 않아도 물리법칙이 맞물려 돌아가는 기계 장치로서 우주와 생명을 바라봤다. p. 165~166
우주는 불확정성과 불협화음으로 시작됐지만, 그 혼돈 속에서 지금의 별과 은하가 탄생했다. 우리는 그 빛을 바라보며, 여전히 혼돈 속에 있다. 쇤베르크와 하이젠베르크는 그 혼돈이 새로운 창조의 시작임을 가르쳐준다. 불확정성과 불협화음은 결코 단순한 무질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름다움과 가능성의 전조다. 쇤베르크와 하이젠베트크는 우리에게 속삭인다. 우주는 모든 것이 그저 우연의 결과일 뿐이지만, 그 우연 안에서조차 우린 나름의 법칙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이다. p. 181
음악은 소리의 예술이다. 소리는 음악의 언어일 뿐 아니라 음악 그 자체, 음악의 생명과도 같다. 하지만 베토벤은 소리의 부재, 적막 속에서 환희를 노래했다. 마찬가지로 천문학은 빛의 과학이다. 수백 수천 광년 거리를 날아온 희미한 별빛 속에 우주의 모든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만약 우주의 모든 별이 빛을 잃고, 우주가 암흑 자체로 변해버린다면 천문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주의 모든 존재가 눈부시게 빛나는 것은 아니다. 빛의 정반대면에 위치한 존재가 있다.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빛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 빛의 부재이자, 완벽한 어둠이다. 블랙홀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천문학자들은 이제 빛이 아닌 어둠을 쫓게 됐다. '소리가 부재한 음악'과 '빛이 부재한 우주' 이토록 음악과 우주는 모순적이지만, 분명 존재하다. p. 200
블랙홀은 시간이 멈추고 공간이 휘는 우주 모습의 극단을 볼 수 있는 현장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분명 작동하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여 지구 위 평화로운 일상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 블랙홀 정도로 압도적인 중력을 과시하는 존재가 있어야 겨우 티가 난다. 그래서 블랙홀은 우주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입증하기에 가장 좋은 실험 무대가 된다.
그런 점에서 베토벤 음악은 특히 블랙홀을 닮았다. 시간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시간의 예술인 것이다. 기존 다른 고전 음악가들은 주로 악보 위에 음 높낮이를 배열하는 방식과 멜로디와 화음으로 개성을 나타냈다. 단순히 음악을 음표가 뿌려진 공간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베토벤은 음악에서 시간을 읽었고, 템포에 주목했다. 음을 얼마나 촘촘하게 또는 여유롭게 배치하는가에 따라 감정은 격렬하게 벅차오르거나 평온하게 해소된다. 그는 음악의 공간에 시간을 더해 하나의 시공간, 바로 우주를 창조해냈다. p. 207
호킹 복사의 메커니즘에 따르면, 블랙홀은 짝을 잃고 소멸하지 못한 +의 에너지를 놓아주는 동시에 -의 에너지를 흡수한다. 그 사이 블랙홀 자체의 에너지도 점차 줄어든다. 아인슈타인이 증명했듯, 에너지는 곧 질량이다. 그러니까 호킹 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블랙홀은 점차 질량이 줄어든다. 블랙홀이 천천히 증발하는 셈이다. 호킹 복사 가설에 따르면 결국 블랙홀도 영원하지 못하다. 아주 긴 시간이 흐르면 블랙홀도 모든 질량을 잃고 완전히 소멸할 수밖에 없다. 호킹은 영원불멸의 존재일 줄 알았던 블랙홀에 유한함을 안겼다. p.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