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보니, 쓸 만해졌습니다 - 나의 활용도를 높이는 브랜드 마케터의 기록 에세이
위한솔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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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은 어떻게 생겨날까? 관점이 흑화되어 버릴 때 생겨나는 게 아닐까??(부제: 그쪽의 세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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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 대량학살자의 밝혀지지 않은 삶
베티나 슈탕네트 지음, 이동기.이재규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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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위험한 철학에 대한 생각..

평소에..
철학을 좋아합니다.

아직 알아가는 단계여서
깊이는 많이 부족합니다만..

그래도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 중 아주 좋은 것(??) 하나가..

'위험한 철학을 알아보는 능력'이
강화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사이비 종교를 알아보는 능력'과
비슷하다고도 생각됩니다.

...

제가 잠정적으로 지니고 있는
철학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지혜를 사랑하는 능력의 수준'

그렇다보니..
철학적 사유가 유독 더
깊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말에는..

지혜를 사랑해온 시간들이
고스란히 함께 느껴집니다.

알면 사랑하고,
사랑하면 더 알고 싶어지니..
결국 철학의 사유가 깊어질수록
더 다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모든 사랑이 아름답지 않듯,
모든 철학이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랑은 나쁘고,
어떤 철학은 위험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위험한 철학을 알아보는 것이나
사이비 종교를 알아보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폭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아침에는 이성에게
사랑한다며 안아주고,
저녁에 폭력을 휘두른다면..

그건 건강한 사랑이 아닐테죠.

아침에는 신도들에게 축복을 말하고,
저녁에는 신도들에게 폭력을 조장하면..

그 역시..
건강한 종교가 아닐테죠.

깊게 들어가면..
정당방위라는 둥..
그럴만 했다는 둥..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읽을수록..
더 확신이 듭니다.

아이히만이 보인 것은
'악의 평범성'이 아니라..
'악의 확신성'에 더 가깝다는 것이..

덧붙임 글은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끝!

#예루살렘이전의아이히만

대량학살자의 밝혀지지 않은 삶

#베티나슈탕네트 지음
#이동기 #이재규 옮김

#글항아리
@bookpot

#한나아렌트
#악의평범성

#베티나슈탕네트
#악의확신성

#위험한철학알아보기..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역사
#바닿늘철학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이스라엘에서 아이히만은 자신이 평생 이마누엘
칸트의 정언명령을 따라 살아왔다고 말해 방청객
을 놀라게 했다. "칸트를 믿는다"라고 그는 진지
하게 말했다. 다만 자신이 받은 명령이 때로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방해했을 뿐이다.
추가 질문을 받자 그는 심지어 칸트의 정언명령
에 대해 그럭저럭 무난한 정의를 제시하기까지
했다. (…)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그리 대단치 않다
할 지적 천품(*타고난 기품)"과 복종이라는
문제의 철학적 차원에 대한 그의 "모호한 개념"
에 대해 쓴 바 있다. 역사가들은 그녀의 선례를

따라, 아이히만의 말을 역설적인 헛소리이자
사이비 철학으로 일축했고, 각주로 언급할 만
한 것 정도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것은 지나치
게 성급하고 위험한 일이었다. 아렌트는 아이
히만이 심문과 재판 중에 했던 몇 가지 진술에
근거해 그를 판단한 것이었다. 그녀는 아이히
만이 쓴 긴 에세이들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그가 이스라엘에서 쓴 글들, 즉 칸트에
대한 사랑을 전제해 쓴 글들에 대해 알지 못했
고, 그가 급진적 신학자 윌리엄 L. 헐과 벌인
종교철학 논쟁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이 문서들은 다른 자료들과 함께 재판 방청객들

에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히만이 거의
전적으로 이마누엘 칸트에 의지해 최후 진술을
하려고 계획했다가 변호사의 설득으로 그 생각
을 떨쳐버렸다는 것을 아렌트는 알지 못했다.
아렌트가 제대로 본 것은 아이히만이 의도적으
로 철학도처럼 굴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단지
이런 꾸민 태도의 주된 이유가 어설픈 허영심,
그리고 수사적 기술과 철학적 지식의 부족 때문
이라고 상상해 잘못된 결론을 도출했을 뿐이다.
스스로 철학을 하는 이는 어떤 사람이 철학의
기초를 잘 알 수는 있지만 철학의 가르침을 적
극적으로 따를 수는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으며, 바로 이 점이 자신의 결론이
유일하게 가능한 결론이라는 아렌트의 추측에
서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기록
에서 드러나듯이 아이히만은 강력하게 주장을
펼 수 있었다. 아이히만을 거의 300시간에 걸
쳐 심문한 아브너 W. 레스는 그를 "자수성가
했고, 박식하고, 매우 지적이고, 매우 노련한"
사람이라고 묘사했으며, "그는 언제나 내 질문
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기울여 듣고 그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밝혔다.
아이히만은 결코 일반 교육에 속하지 않는
철학 사상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칸트, 니체, 플라톤에 더해 쇼펜하우어도
언급했고, 최고의 유대인 철학자 스피노자도
ㅡ아주 진지하게ㅡ 언급했다. 그는 감옥에서
어느 근본주의 기독교인과 종교철학 원칙에
대한 논쟁을 벌였다. 이 사람은 그를 극우 신조
로 끌어들이고자 필사적이었고, 그의 어떤 주
장들은 너무나 훌륭하게 구성되어, 그 신학자
가 불쾌해하며 이렇게 외칠 정도였다. "만약
당신이 스스로의 유치한 신념을 고수하고 스
피노자와 칸트의 철학 사상에 관여하지 않았
다면, 당신은 지금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겁니다."

계몽된 국가에서 종교는 사적인 문제로 간주되
는 만큼, 심지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도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숨길 필요가 없었다. 특히 이 종
교 논쟁은 재판이 끝난 후에야 시작된 것이었
다. 책임 문제에 대한 글을 쓸 때와 달리 아이히
만은 자신이 잘못한 것처럼 보이게 하지 않으려
전략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가 그의
다른 텍스트들에서 휠씬 더 조심스럽고 무뚝뚝
하게 보인다면, 이는 그가 이스라엘에서 한 모
든 말이 자신만의 체계적 생각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문서들과 비교
해보면 알 수 있듯이 그런 생각은 분명히 존재
했지만, 이스라엘에서 그는 나치 집권기에 자신

이 몰아내려 했던 대상인 자애로운 인문주의자
이자 철학 숭배자라는 바로 그 유형으로 자신을
묘사하기 위해 애썼다. 그는 이 역할을 연습할
기회가 별로 없었을 뿐이었다.
물론 아돌프 아이히만 같은 사람이 자신의 철학
사상을 자세히 설명할 때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가 철학 사상에
대해 글을 썼다는 사실은 그가 예루살렘에서
보여준 겉모습의 이면을 엿볼 수 있는 흔치 않
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진짜 신념은 아르헨
티나 문서들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문서들은
피할 수 없는 자연법칙들의 비생기론적 철학을

보여준다. 오직 민족성에 기초한 사고만이 모든
생명체의 투쟁에서 최종 승리의 가능성을 제공
한다. 그러나 만일 이러한 생각을 "가짜 철학"
으로 여긴다면, 우리는 자유의 여지가 없는 순
수한 자연적 인과관계의 위험한 도그마(*독단
적인 신념이나 학설)를 과소평가할 위험이 있
다. 또한 우리는 이 계몽주의 철회와 도덕적 요
구 없는 과학의 선포를 두고 싸울 기회를 허비
하고 있다. 우리는 철학에 대한 이 선전포고에
더 나은 것으로 맞서는 대신에, 우리가 철학 자
체를 이상화하고 있다는 의심에 스스로를 노출
시킨다. 철학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아이히만이 전체주의 체제에 그토록 수용적이
었던 것은 그가 이미 전체주의 사상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이데
올로기는, 그 이데올로기를 선언하는 지배자 민
족의 일원이 되어 있는 사람에게라면, 그리고
그 이데올로기가 정의와 도덕에 대한 전통적 개
념에 의해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정당화한다면,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 아이히만은 자신이 한
일을 하고 싶어했지만, 무엇보다 올바른 일을
했다는 존중을 받고 싶어했다. 그리고 사람들
을 전향시키고 싶어했다. 바로 그것이 그의 글
들을 역겹게 만드는 점이다.

아이히만은 일관되게 "다음 세대들"에 희망을
걸었고, "다음 세대들"이라는 말을 지치지 않고
반복했다. 그는 다음 세대들의 사고 방식을 바
꾸고 싶어했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다음 세대
들은 대량학살 혐의에 대해 그에게 무죄를 선
고할 것이었다. 그런 혐의는 아직 진정한 민족
사회주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이질적인
세력의 가르침을 주입받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만약 사람들
이 인종 간 최종 투쟁을 믿는다면, 단 하나의
적이 아직 살아남아 있는 한 이 투쟁은 결코
끝날 수 없을 것이다. (…)

1956년에 그는 1930년대 초 자신의 출발 지
점, 즉 "이데올로기 전쟁" 수행이라는 지점으
로 돌아왔다. 그는 해석 주권을 위한 이 싸움에
서 "관습적 방식과 비관습적 방식을 다 동원해"
이기고 싶었다. 그가 생산한 엄청난 양의 텍스
트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필요성을 드러내
지만, 설득력 있는 수사의 힘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강요하는 선동가가 되고픈 그의
욕망을 더 많이 드러낸다. p. 375~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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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 대량학살자의 밝혀지지 않은 삶
베티나 슈탕네트 지음, 이동기.이재규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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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아이히만의 철학이 위험한 이유는.. 폭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 아닐까?? (부제: 왜 어떤 철학은 나쁘고, 어떤 사랑은 위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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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 대량학살자의 밝혀지지 않은 삶
베티나 슈탕네트 지음, 이동기.이재규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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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숨겨진 독일의 어두운 단면..

저는 독일에 대한..
이미지가 무척 좋았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여러 가지가 있을테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역사 청산이
가장 잘 되었다고 평가 받기도 하고..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교육을
한다는 점에서 특히 좋게 봐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무척 실망스러웠던
사건이 하나 있고 나서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과 관련..
지금도 운동가 분들께서 소녀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가 너무 덮어놓고
좋게 봐왔던 건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솔직히..
'독일 사회 속에 존재하는 일부 균열'
정도로 치부하고 넘겼던 것 같습니다.
(최근 독일에도 극우 세력의 확장이
상승세인 것으로 얼핏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균열의 뿌리가..
생각보다 깊었음을...

이 책을 보며.. 느꼈습니다.

원래 개인은 본인의 과거를,
국가는 자국의 역사를 미화하고
싶은 경향이 있음을 알고는 있지만..

이 경향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고차원적인 경향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 무섭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과 빛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불안과 함께 희망도 보았습니다.

이런 글을 여전히 쓰고 전파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상..

언제까지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존재가, 우리 인간이니까요.

아직 초반 부분을 읽고 있지만..

한국어판 서문은 따로 발췌하여
소개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껴져서
일단 먼저 소개드립니다.

큰 틀에서 본다면..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히만은 법정에서..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적극적인 확신을
지닌 상태로 임무를 수행했다는 거죠.

'악의 확신성' 입니다.

그렇다면 왜..
한나 아렌트는 그걸 몰랐고,
쉽게 속았냐고 물을 수 있을겁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첫 번째, 아이히만의 위장술과..
(주취감형이나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형량을 낮추려고....)

두 번째, 분석 할 당시 공개된 자료와
훗날 추가로 공개된 자료의 내용과
분량의 차이..

세 번째, 이해 당사자로서 느낀..
유혹(?) 등이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 유혹이 의식적이었든, 무의식적
이었든.. 유대인으로서 지닌 그녀의
정체성을 생각해 본다면...
... 조금 위험한 의견일까요? ^^;;;;)

한국어판 서문에다가 조금만
의견을 덧붙인다는 게 쬐끔
길어져버렸습니다.

일단 이쯤 줄이고..
추가로 소개드릴 부분
위주로 더 다뤄보겠습니다.

덧.
이 책 벽돌인데..
생각보다 술술 잘 읽힙니다.
(관심 주제여서 그런건지..
저자가 글을 잘 써서 그런건지
아직 확신이 들지는 않지만..)

끝!

#예루살렘이전의아이히만

대량학살자의 밝혀지지 않은 삶

#베티나슈탕네트 지음
#이동기 #이재규 옮김

#글항아리
@글항아리

#한나아렌트
#악의평범성

#베티나슈탕네트
#악의확신성

무식 보다 위험한 것이 무사유..

(그리고 어쩌면..)
무사유보다 위험한 것이 확증편향..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역사
#바닿늘정치
#바닿늘철학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한국어판 서문
독일인들은 침묵과 가식의 망토로
우리 가운데 있는 살인자들을 보호했습니다
오늘날 독일은 과거사를 숨기지 않고 잘 처리했
다고 인정받습니다. 하지만 정말 숨기지 않고 잘
처리했는지, 심지어 그럴 의지가 충분했는지를
의심할 만한 이유는 넘쳐납니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량학살을 조직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이야기가 그중 하나입니다. 여기에는 거짓말과
범죄가 깊이 얽혀 있습니다. 그 결과 반세기 넘게
매우 독특한 위선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지금도
독일은 거기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주제에 관한 책이 출판되면, 뭔가를 배우려는
이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뭔가 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도 그 책을 읽습니다. 법치국가
에서는 더 이상 도서 출판을 금지하거나 책을 불
태울 수 없기에 그들은 그 저자에 대한 신뢰를 떨
떨어뜨리거나(불행히도 이런 일이 이따금 발생
합니다), 아니면 자신들의 위선적 이야기와 충돌
하지 않는 것처럼 간주하며 그 책을 읽습니다.
즉, 책을 은폐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나머지는 그냥 무시하는 법을 배웠던 것입
니다. 책을 그런 목적으로 사용하면 더 이상 그것
을 정직하게 읽기는 어렵습니다.

아돌프 아이히만을 다룬 한나 아렌트의 책이 출
간 되었을 때 많은 독일인은 그 책의 주장, 특히
'악의 평범성'이란 용어가 책임을 은폐하는 것에
매우 유용하다는 사실을 즉각 알아차렸습니다.
'평범하다'는 말은 공격적이거나 파괴적이거나
위험한 의도를 품은 것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달리 말해, 가족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는 할아
버지는 신념에 찬 살인자가 아니라 그저 제대로
생각할 줄 몰랐던 인물이라는 사실이 휠씬 더
편하게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이들도 그렇게 합니다. 그들은 잘못이
발각되면 처음에는 '제가 안 그랬어요!'라고 잡
아 떼다가 곧 '저는 몰랐어요!'라며 터놓고 변명

합니다. 의식적으로 범죄자가 되려 하지 않더라
도 생각 없음만으로 공범이 될 수 있다는 아렌트
의 주장은 많은 범죄자에게 가장 좋은 변명거리
가 되었습니다.
'악의 평범성' 테제(*정치적·사회적 운동의 기본
방침이 되는 강령)는 크게 성공했습니다. 오용되
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신중하지 못했다거나 성
찰적이지 못했다고 말하면 그만이었기 때문입니
다. 이는 당연히 불쾌하고 곤혹스럽지만, 그 자체
가 범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악의
평범성 이론은 희망의 이론입니다. 그게 바로 그
테제가 멋진 이유입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거의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인 생각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여전히 생각없음으로 인해 최
악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해결책은 아주 간단합니다. 즉, 모든 사람
이 더 많이 생각하면 이 세상에 악은 더 이상 존
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이
항상 선하다는 한 가지 사실만 믿으면 됩니다.
나쁜 생각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죠. 다만 문제
가 하나 있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살인자가 너무 많았
고, 방조범도 너무 많았고, 동조자와 신념형 지지
자 역시 너무 많았습니다. 전 세계가 독일인이 초
래한 범죄를 보고 망연자실했습니다.

가해자, 희생자, 증인 모두 인간이 악한 생각을
할 때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보고 충격받았습니
다. 여러분도 아이히만처럼 자기가 원하는 사람
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누구나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견디기 어려워
합니다. 결국 독일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침묵과 가식의 망토로 우리 가운데 있
는 살인자들을 보호했습니다. 죄지은 이들은 그
일을 아는 사람들의 수치심에 의지합니다. 수치
심과 죄책감은 자기 의심과 결합해 강력한 네트
워크를 만들어냅니다.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모
든 사람을 점점 더 불가분의 관계로 결속시키며

서로에게 버팀목을 제공합니다. 그것을 다시 해
체하는 것, 아니 심지어 그 시도조차 한때 사람들
이 필요로 했던 그 버팀목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
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그렇고,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같은 주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한다면, 도대
체 누가 이런 책을 읽을까 하는 걸 묻지 않는 게
더 낫습니다. 여러 해 동안 이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몇 번이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
았습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자신만을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때도 지금처럼 글을 썼습니
다. 요컨대 저는 제게 자신감을 주면서 비판도

서슴지 않는, 깊이 신뢰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썼습니다. 우정은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가장 불쾌한 말이라
도 당황하지 않고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늘 지식에 관한 공동 탐구의 이상으로 존
재합니다.
완전히 낯선 사람과 공유하기에는 상당히 불쾌할
수밖에 없는 일에 대해 이 책이 자연스럽게 이야
기하는 것처럼 읽힌다면, 그것은 애초에 이 책의
저술을 가능하게 했던 신뢰와 우정의 분위기 때
문일 것입니다. 모든 학문 연구와 마찬가지로 신
뢰의 정신으로 이 책을 읽어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저는 누구에게도 무엇을 감출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앞 세대가 스스로 감옥으로 만들만큼 지키
려던 비밀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제는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식과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즉 흔들리는 배 위에서도 앞
을 주시하면서 걸을 수 있듯이, 발아래 땅이 흔들
려도 계속 걸어가는 것입니다.
결국 지식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무
엇을 기꺼이 버리려 했는지와 관계없이 우리 모
두의 관심사입니다. 철학은 모든 사람이 같은 지
평을 바란다는 믿음입니다. 이것이 바로 철학자

에게 번역되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이 없는 이유입
니다. 자신의 전통과 익숙한 단어를 넘어서 이야
기를 전하는 번역은 최고의 시험입니다. 다시 말
해 번역할 수 없고 전달할 수 없는 것은 우리에게
별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 생각하
지 않는 것은 아무리 버팀목처럼 느껴지더라도
그저 우리를 묶어두기만 할 뿐입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 독일인의 역사에 관한
불편한 지식을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제
책을 한국 독자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

여러분이 이 책을 읽는다는 사실에 저는 큰 힘을
얻습니다. 이런 책을 반드시 써야 한다는 신념이
더 커집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내고 인내심을 갖고, 일어나
지 않았어야 했고 그랬다면 누구도 말할 필요가
없었을 일에 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이 여정
에 기꺼이 동행해주시는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 후손들이 과거를 연
구할 때는 힘이 좀 덜 들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함부르크, 2024년 12월
베티나 슈탕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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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어두운 단면에 대한 이야기.(부제: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 속아서 만들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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