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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푸들 ㅣ 래빗홀 YA
우신영 지음 / 래빗홀 / 2026년 8월
평점 :
#협찬 멈추어라, 기성 세대여....
아침에 펼쳐서 오후까지 쭈욱 이어서 다 읽었다.
그 유명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을 아는가?
이 소설은 대문호 괴테의 《파우스트》 속 일부 설정을 가져와 쓰인 소설이다. 아는 독자들은 이미 알겠지만, 《파우스트》 역시 여러 신화와 설화 속 이야기를 끌어와 거기에 자신의 삶과 생각을 녹여낸 작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파우스트라는 이름 역시 유명한 설화 속 인물에서 가져온 것으로 알고 있다.)
《파우스트》의 저자 괴테를 조금 오버해서 해석한다면, 나와 세상, 그리고 나와 세상의 관계까지 넓은 범위를 문학에 녹여낸 대작가라고 나는 받아들이고 있다. 아직 얕은 수준으로 알고 있지만 나는 대문호 괴테가 그런 면에서 특히 좋다. 그가 스스로 힘들게 알아낸 것을 후대에 전승했다고 느껴지기에.. (아낌없이 나눠주고 갔다고 해야겠다..)
소설의 주요 설정은 이렇다.
검은색 푸들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악마와 주인공 표우수의 계약. 계약 후 악마가 건넨 알약을 하루 세 번 챙겨 먹으면, 질투 나는 대상인 탁수현의 삶을 훔칠 수 있다. 더 정확히는 대상의 장점이 복용자에게로 흘러 들어오는 것이다.
악마의 안내에 따르면 대상에게는 고작 티가 나지 않을 정도의 변화만 나타난다. 마치 바다에서 물 한 컵을 덜어낸 수준이라나..?? 그래서 그런지 고객이 참 많은 악마다. 생각해보라. 이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가...??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안 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표우수가 받아야 할 사랑을 다 가로채 간 것처럼 느껴지는 절친 탁수현의 능력을 가져오고 싶은 우수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표우수의 엄마는 동네에서 실력으로 인정받는 피아노 원장이고, 탁수현은 우수 엄마의 애제자다. 콩쿠르 우승을 노릴 정도로 실력도 출중하다.
게다가 수현은 흔히 요즘 말하는.. 육각형 인간 그 자체다. 능력뿐이 아니다. 외모도 출중하다. 단발머리를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대개 그렇듯 외모의 완성은 얼굴이라. 그게 결코 단점으로 작용하진 않는 듯 비춰진다. ㅋㅋㅋㅋ)
수현은 왜인지 우수에게 너무 과하게 친절하다. 그 친절함의 이유는 뭘까? 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엄친아이기도 한데.. (펜트하우스에 살고 있다는 정도만 설명하겠다..)
나는 그 이유가 읽는 내내 궁금했다. 단순히 미안함이라고 하기에도, 고마움이라고 하기에도 그의 친절은 설명되지 않는 듯했기에..
사총사의 일원으로 어릴 때부터 가깝게 지낸 이유도 있지만, 그 역시.. 아니면 그래서 더 설명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중요한 조연으로 등장하는 사총사 일원 두 명에 대한 설명은 분량이 길어질 수 있기에 생략..)
우수는 수현에게 오랫동안 질투를 느껴왔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드디어 맞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쌓여온 질투 때문인지 우수는 다급함을 느낀다. 분명 크게 달라졌지만, 수현과의 간극은 너무나도 컸다.
게다가 전학 온 이성 친구 기래현을 향한 우수의 마음에 수현은 방해꾼처럼 느껴진다.
(전학 온 래현의 어머니는 사회운동에 적극적인 약사로 나오고,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를 받는 중이다. 래현은 어릴 때부터 아주 자유롭게 자랐고, 아버지를 따라 귀농을 했으나 농사가 잘되지 않고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에 빠지면서 다시 어머니에게 온 상태다.)
분명 본인에게 더 호감을 보였던 래현.. 알고 보니 5년 전 이미 인연이 닿아 있었다. 인연도 이미 닿아 있었고 본인에게 더 호감을 보였으나.. 어째 흘러가는 건 수현과 더 가까운 사이로 이어지는 듯하다.
급한 마음에 무리를 하게 되는 우수. 그의 마음은 점점 지옥이 되어 간다.
소설의 결론은 어디로 흘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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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뷰에서는 스포일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후반부에 감동의 눈물이 찔끔 났고.. 책을 덮을 즈음에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흠....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용서'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혹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 같다.
'내가 그런 일을 겪었는데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어?'
이런 마음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고 평소에 느낀다.
나는 운이 좋아서.. 마음속에 그런 사람이 남아 있지 않다.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전보다 많이 냉소적으로 바뀐 내 모습이.. 솔직히 스스로 별로라고 느낄 때도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인다.
그럴 수 있다. 받아들이고 적응하며 그냥 살아가는 거다.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나름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 혐오 표현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다. 안타까움을 크게 느끼고, 어쩔 땐 마음속에서 화가 크게 올라오기도 한다.
예전에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글을 쓴 적이 있다. 문화는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조금 더 강한 것 같다고. 그러니까 "그러게 왜 외국의 축제에 그렇게 열광하며 놀러 갔다가 그런 일을 당하냐"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면 지금의 환경은 아이들이 만든 게 아니다. 대부분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그 안에서 열심히 적응하며 살아간다.
나도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의 입장이지만, 나 역시 때론 아이들의 적응력에 감탄하곤 한다.
아이들은 질투하며 방황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쉽게 용서한다. 그리고 길을 찾는다.
'청년 정치'에 대한 시혜적 접근이 문제라는 비판에 대해 나는 크게 공감하는 편이다. 기성세대는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기회를 준 적이 있는가. 이런 게 과연 집단지성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어른들의 등을 보고 자란다.
제발 부끄러운 모습은 이제라도 그만 보였으면 좋겠다.....
적어도 미래 세대가 길을 찾는 데 훼방꾼이 되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그걸 잘 실천한다면 그땐 조금 더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날 수 있으리라.
그땐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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