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두 번째, 런던에 가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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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차선의 삶..

오늘은 해당 시리즈의
마지막 리뷰인 만큼....

제가 나름대로 해석한
부분을 공유드려 볼까 합니다.

"이 시리즈의 핵심이 될만한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하고,
제가 답할 내용을 결론부터 말한다면..

'차선의 삶' 입니다.

---

지금부터 차선의 삶에 대해..
한 번 편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삶을..
계획대로 잘 살고 계신가요?

제 일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아쉬움을 느낍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매우 만족하며 살고 있진 않습니다.
(상대적인 기준이라면 온라인 공간이
일상보다는 조금 더 높습니다. ㅎㅎ)

하지만 일상에서든 온라인 공간에서든..
나름대로 만족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저보다 높은 만족감으로 살고 계신 분이
읽는다면, 별로 참고할 내용은 아닐테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궁금할 수 있기에
저의 비결을 편하게 적어본다면...

차선의 삶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들은..
문화와 유전자로 설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문화-유전자 공진화론을
좋아하지만.. 거기까지 나가진 않겠습니다.)

어떤 유전자를 받고 태어났으며,
어떤 문화권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넓게는 국가, 좁게는 가정까지 포함..)

삶이 정해진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높은 확률로 방향이 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방향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사람 쉽게 바뀌지 않는다."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또 적극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이유도 이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면 어쩌죠...????

그저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가진 힘을 도구로 사용하여,
꾸준히 노력하며 살아갈 뿐입니다.

간혹 누군가는 그 어떤 관계라도..
두부 모 자르듯 잘라낼 수 있을테지만;;

그래서 결국 본인의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설정하고 살아갈테지만..

그건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대체로 그 방향에서 흐르듯 살다가..
아주 조금씩 방향을 트는 게 고작 일겁니다.

제가 처음에 언급한
'차선의 삶'이 이겁니다.

---

원래 카프카까지 .....
이어서 나가려고 했는데;;;
너무 과한 것 같아서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차선의 삶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이쯤에서 줄일게요.

끝!!

#어느영국여인의일기두번째런던에가다
#EM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번역

#적정한삶 #차선의삶
#두번째삶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소설

@woojoos_story 모집,

#이터널북스
@이터널북스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6월 9일
삶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해 12월에 출간한 소소하고 가식 없는 문학 작품이 놀랍도록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덕분인데, 그 작품을 쓴 사람은 (믿을 수 없게도) 바로 나다. 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가족과 친구들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p. 7


6월 16일
모르는 사람에게서 이상한 편지가 왔다. 앞으로 제대로 된 가정에서는 나를 절대 들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는다. 내 책과 같은 출판물은 예술로서나 도덕적으로나 해롭다면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지만 서명을 알아보기 어렵고 주소도 이상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냥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다. 나중에 생각하니 하인들이나 아이들이 조각 맞추기를 해볼 것 같아서 다시 꺼내 와선 정원 오솔길에서 몰래 그리고 아주 힘겹게 작은 불을 피운다. (여기서 또 한 번 소설과 현실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듯. 책에서는 언제나 많은 양의 문서도 금세 불에 타서 삽시간에 잿더미로 변하지 않나?)
p. 12-13


6월 29일
도티 가로 돌아오자 주요 일간지에서 전화가 걸려와 "결혼 생활에서의 현대적 자유"를 주제로 글을 써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뭔가 잘못 안 것 같다고, 나를 더 유명한 사람으로 착각한 게 아니냐고 따지고 싶지만 참고 얼마나 길게 써야 하는지 (즉, 받아줄 수 있는 최소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원고료는 얼마나 줄 것인지 묻는다. 딱히 유쾌하지 않고 사무적인 전화 속의 목소리는 1500단어를 제안한 뒤 꽤 큰돈을 제시한다. 나는 좋아요, 그럼 할게요, 하고 대답한 뒤 다시 묻는다. 언제까지 써야 하죠? 전화 속의 목소리가 다음 주 초까지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하고 우리는 작별 인사를 나눈다. 나는 몹시 들떠서 이것저것 구상한다. 만찬 파티를 열고, 밀린 대금들을 지불하고, 아이들 선물을 사고, 여름 방학엔 아이들과 해외여행을 가고, 로버트에게 은행을 달랠 만한 액수의 수표를 보내고, 내 모자를 하나 사면 어떨까? 그러다 아직 돈을 받기는커녕 글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시라도 빨리 결혼 생활에서의 현대적 자유에 관해 생각을 정리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웬 남자가 문 앞으로 찾아와선 내가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인 전화기 상태 때문에 자주 골머리를 않을 거라고 단언한다. 그런 건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말하고 싶진 않아서 일단 들어오라고 한다. 그는 전화기를 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세균에 관해 장황하고 놀라운 설명을 늘어놓는다. 그의 말이 끝나자 나는 이토록 흉포하고 어마어마한 위험 속에서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가 제안한 대로 정기적으로 전화기 소독 서비스를 받기로 한다. 필요한 문서를 작성하고 나자 남자는 떠날 준비를 하며 마무리로 내가 이런 결정을 내려서 정말 다행이라고, 많은 여성이 스스로 어떤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지만 알고 나면 몸서리칠 거라고 한다. 마치 인신매매의 위협이 닥치기라도 한 듯 얘기하지만 그가 말하는 위험은 기껏해야 세균이다. (…)

다시 결혼 생활에서의 현대적 자유에 관해 쓰려고 준비하며 연필을 깎는데 연필심이 세 차례나 부러진다. 이윽고 요란하게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연필을 완전히 떨어뜨리고(네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연필이 부러진다) 문을 열어 보니 무척 힘이 세 보이는 창문 청소부가 서 있다. 내가 들어오라고 하자 그는 사다리와 대걸레, 양동이 따위의 도구를 들고 아주 자유롭게 들어온다. (…)
다시 결혼 생활에서의 현대적 자유에 몰두한다. 압지에 풍차를 그려 본다. 그러고 첫 문장을 아주 인상적으로 쓰는 게 중요하다고 되뇐다. 다른 건 중요하지 않다. 정말 인상적인 문장이 어딘가에 분명 있을 텐데 지금은 나타나지 않는다. (의문: 이중적인 도덕의 잣대에 관해 쓸까? 너무 식상한가?)
(…)

갈수록 영감은 떠오르지 않고 결혼 생활에서의 현대적 자유에 관해선 그저 지방에는 그런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결혼 생활에 대해선 충분한 의견을 갖고 있지만 그런 건 지구상의 어떤 신문에도 발표할 수 없고 어쨌든 내 손으로 기록하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
때마침 전화벨이 울리자 아주 짧은 순간에 여러 가능성이 머리를 스친다.
(a) (남편) 로버트가 급사했다.
(b) 저작권 대리인이 내 책의 영화 판권을 달러도 아닌 파운드로 다섯 자릿수의 금액을 받고 판매했다.
(c) (아들) 로빈이 학교에서 큰 사고를 당했다.
(d) (전형적인 팜므파탈의 옛 친구) 패멀라 프링글이 또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고 내게 자기 행적을 감춰 달라고 부탁하려 한다.

메모: 인간의(특히 여자의) 상상력은 하늘을 가르는 별똥별의 속도를 능가하는 듯. 이런 현상을 짧은 시로 표현할 수 없을까? 지금은 결혼 생활에서의 현대적 자유에 관한 기사를 구상하는 것보다 그 편이 휠씬 더 쉬운 것 같다.

이 모든 상상은 전화벨이 겨우 두 번 울리는 사이에 일어난 것이다. (…)


7월 1일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그중 하나는 내가 지구상
에서 가장 싫어하고 잘 못하는 일, 바로 짐 싸기다. (…)
여행 가방과 한참 씨름하며 열을 올린 뒤에야 간신히 닫는
데, 그 순간 깔끔하게 갠 가운이 나를 마주한다. 빼놓고 넣지 않았다.
전화벨이 울려서 받아 보니 에마 헤이다. 자기가 쓴 풍자
적인 글에 관해 몹시 흥분하며 런던 전체가 그 얘기를 하고 있다고 호들갑을 떤다. 그러더니 아주 중요한 사람 몇몇에
게 그 글을 낭독해 준 뒤 자유롭게 토론하고 비평하려고 하는데 지금 올 수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짐짓 안타까워하며 곧 시골로 돌아간다고 설명한다.
그러자 에마가 소리치길, 뭐? 런던을 떠난다고? 미쳤어? 정말 평생 부엌이나 드나들면서 로버트에게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차려 주고 흙 묻는 신발을 신고 들어오는 아이들
을 말리면서 살거야? 나는 짧고 날카롭게 대꾸한다. 응, 그러려고. 그러곤 전화를 끊는다. 에마를 상대할 때는 이게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방법인 것 같다.


7월 4일
집에 돌아오니 나름대로 좋은 점이 많다. (…)
로버트가 요즘엔 어떤 글을 쓰냐고 아주 상낭하게 묻기
에 나는 가볍게 대꾸한다. 결혼 생환에서의 현대적 자유
에 관한 기사를 쓰고 있다고. 그러고 나자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는 것을 문득 깨닫고 로버트에게 좋은 생각이 있느
냐고 묻는다. 그는 몇 가지 의견을 내놓지만 정리하면 주
로 이렇다. 사람들은 요즘 터무니 없는 얘기를 너무 많이 하고, 미국에서는 이혼이 별것 아닌 듯하며, 여성들의 문제는 대개 할 일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로버
트에게 대단히 고맙다고, 큰 도움이 되겠다고 한다. (…)


7월 8일
오늘자 <시간과 조수>에서 백일몽에 관한 짧고 신랄한 기사를 발견한다. L. A. G. 스트롱이라는 서명이 적힌
이 기사는 신기하게도 바로 전 내 일기의 내용과 일맥
상통한다. 특히 인상적인 (하지만 유쾌하지 않은) 문장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삶을 둘러싼 상황과 정반대 상황
을 자주 꿈꾼다면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해롭다."
이 문장은 분명 내 삶의 오랜 기간을 차지한 나의 정신 활동을 정확하게 요약한다. 스트롱 씨에게 그렇다면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고 물어보는 편지를 쓸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생선 장사와 통화를 하고 (중간
토막은 너무 비싼데 물 좋은 가자미는 있나요?), 스카버러
풍경이 그려진 엽서 뒷면에 나와 아이들의 안부를 건성
으로 물은 시시 크래브에게 답장을 쓰느라 오전이 다 지나간다. 그 밖에도 상인들에게 엽서를 쓰고 세탁소에 수표를 보내고 직업소개소와 지역 신문 가판대에도 수표를 보내느라 스트롱은 잠시 밀어 놓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하루 종일 예기치 못한 순간에 문득문득 백일몽의 해로움이 떠오른다. 앞으로 평생 가끔씩 이런 상황을 겪을 것 같다. p. 252~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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