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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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7. 17. 작성 글.

#협찬 후대로서 생각하다..

"역사는 진보한다."

이 주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지니고 계신가요?

저는 중간에 괄호가 하나
들어가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노력하는 만큼) 진보한다."

세상은 지금껏..
불편한 것을 불편하다고 인식하고,
나아가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일부 사람들에 의해, 그나마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자유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보장된 사회여서..

이전과 비교하면 노력에 있어서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하진 않지만~

이렇게 되기 전까지는 용기가 아니라..
목숨을 내놓고 노력해야 했을테죠..??

우리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투쟁의 역사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자연에 대한 투쟁,
지배자에 대한 투쟁..
(기타 여러 투쟁이 있었을테죠....)

저는 인류의 마지막을 살고 있는..
후대로서 오늘도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용기가 더 필요하다고......

---

오늘은 제헌절 입니다.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국경일이죠.

제헌절은 5대 국경일의 하나로
7월 17일, 조선왕조 건국일과
맞추어 공포하였다고 합니다.

인터넷 기사들을 보니..
개헌과 관련된 뉴스들이 보입니다.

이번에는 개헌 논의가 정말..
진지하게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헌법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도가
지금처럼 높은 시기가 과연 또..
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상향으로 올랐으면 싶지만..
거기까진 욕심 같고..)

그러니까 지금이
딱 좋은 시기!!!!! 라며.. ㅎㅎ..

... 개헌 이야기가 나오면 언제나
시기에 대한 말들이 함께 나오던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중에 다음에는 나중에가 있고,
그 다음엔 또 나중에가 있을 뿐이라고...

---

(책에서 발췌한 내용..)
첨부된 내용과 어쩌면 결이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투쟁의 기록을 보며..
후대로서 느낀 투쟁에 대한 생각을
편하게 공유했을 뿐이라고 우겨봅니다.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끝!!

#어느영국여인의일기1930
#EM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이터널북스

투쟁에 대한 나의 생각..

투쟁이 없이는 진보도 없다!!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소설
#바닿늘역사
#바닿늘인류학

@woojoos_story 모집
@이터널북스 도서 모집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해당)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최소한으로) 수정 되었습니다.



옮긴이의 말: 후대로서 답하다
세월이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다. 영어에도 같은 표현이 있다. "Time and tide wait for no man." 직역하면 "시간과 조수는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이다. 짐작하다시피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주간지 <시간과 조수>의 원제는 이 표현에서 따온 것이다.(…)

이 여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이 지독히도 현실적으로 와닿는 까닭은 그녀가 우월한 위치에서 타인을 관찰하고 냉소하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이 속한, 한없이 부족한 '인간 종족'을 자조하고 연민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로써 그녀는 지극히 보편적인 인간이 되어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굳이 입 밖에 내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해 버리는 인간의 흠절을 끊임없이 각성하게 한다. 정작 자신은 바쁜 현실에 치여 숙고해 볼 시간이 나지 않거나 괴로워서 모른 체하고 싶은 문제들을 우리에게 던져주기도 한다.

아울러 이 여인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를, 특히 여성을 괴롭히는 구태를 꾸준히 건드린다. 표면적으로는 가부장제에 순응하고,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는 다른 여성들에게 동조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개탄하기를 잊지 않는다. 남편의 고용주인 듯 보이는 레이디 복스의 무심한 언행에 속수무책 당하면서도 뒤에서 반기를 들거나 복수를 꿈꾼다. 가진 것을 모두 내팽개치고 나설 용기도 없고 그런 형편도 되지 않는 보통 여성들에게 그녀는 소심하게나마 저항하는 방법을 일깨운다. 이 작품이 처음 연재된 <시간과 조수>는 급진적 페미니즘의 맥락을 제공했지만 이 여인의 페미니즘은 소심하되 무해하고 기간이 길다. 한 영문학자는 '일상 페미니즘'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이 소설은 자전적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E. M. 델라필드는 결혼 후 잠시 말라야 연방에서 살다가 잉글랜드 남서부의 데번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남매를 낳아 길렀고 남편은 지역 대지주의 토지 관리인으로 일했다. 그러니까 아마도 델라필드는 현실판 레이디 복스와 목사님 아내, 블렌킨솝 부인, 미스 팬커톤에게 에워싸여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필명에서 엿볼 수 있는 특유의 세심함과 교묘함 때문인지 이 작품의 모델이 된 실제 인물들은 서로가 작품 속의 '누구'로 그려졌는지 알아챘을 뿐 자기 자신도 작품 속에서 그려지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번역하고 거듭 검토하는 과정에서 매번 새로운 층위의 의미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100여 년 전 영국의 지방 소도시에서 살았던 한 여성의 고민과 허영과 갈망이 지금 우리의 그것들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여러 번 읽을수록 대화의 주제로 언급된 전쟁의 여파와 국제 정세, 영국의 정치 상황, 같은 해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 등이 새록새록 멀지 않은 얘기처럼 와닿았다. 한편으론 그리 오래된 과거가 아니기 때문일 테지만 다른 한편으론 영국 여인이 자주 깨닫듯 역사가 되풀이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일기를 쓰는 것이 과연 시간 낭비일까 하는 이 여인의 마지막 질문에 후대로서 답하려 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결국 역사는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고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일기는 여전히 우리를 각성하고 연대하게 한다고. _박아람
p. 265~270


4월 12일
로빈이 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왔다. (…) 로빈이 친구를 일주일 동안 집에 초대했다고 한다. 아주 좋은 친구인 모양이네? 하고 묻자 로빈은 아니라고,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친구라고 대꾸한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덧붙인다. "그래서 초대했어요." 아들의 포용력에 한편으론 감동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손님의 성격이 걱정된다. (…)

메리 캘웨이에게서 편지가 왔는데 추신에 이렇게 적혀 있다. 바버라 블렌킨솝이 약혼한다는 게 사실이야? 레이디 복스도 무슨 공작의 행사에 가려고 먼 길을 가던 중에 우리 집에 들러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시간이 부족한 탓에 정보를 가진 자의 우월한 위치를 충분히 만끽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 레이디 복스 왈, 자기는 항상 아가씨들에게 어떤 남자하고든 결혼하라고 충고한단다. 어쨌든 남편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고 모두에게 돌아갈 만큼 충분하지도 않다면서.

나는 황급히 로즈의 저명한 여성 운동가 모임을 언급한 뒤 내가 그 모든 여성 운동가들과 매우 친한 사이이며 그들과 이런 주제에 관해 자주 논의한다는 듯이 말한다. 다 좋은데, 그 사람들도 남편이 있었다면 여성 운동가가 되지 않았겠지. 나는 그들 모두가 남편이 있거나 있었다고, 몇몇은 두 번, 세 번 있었다고 반박한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때보다도 강한 살인 충동에 휩싸인다. 결국 레이디 복스가 내게 결정타를 날린다. 로버트는 어떤 여자에게든 안전하고 존경받을 남편이니 어쨌든 나는 불평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나는 로버트가 사실은 돈 주안(*어느 작품 속 호색한 주인공)과 사드 후작(*외설 논란에 휘말린 문제작들의 저자), 닥터 크리핀(*아내를 살해한 죄로 교수형을 당한 범죄자)을 합쳐 놓은 듯한 사람이지만 마을에 그런 사실이 알려지는 건 원치 않는다는 뜻을 간략하게 전한다.

레이디 복스는 내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자기가 없으면 공작의 행사를 시작할 수 없다"며 빨리 가야 한다고 한다. 나는 달리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 일아서 엉뚱한 말을 내뱉는다. 나는 늘 공작부인을 생각하면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공작부인이 아무도 없으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떠오르고 흰 염소가죽 장갑을 보면 흰토끼가 떠오른다고. 레이디 복스는 내가 정말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고는 늘 그러듯 이 마지막 말과 함께 차를 타고 떠나 버린다. p. 127~129


6월 23일
부유하고 아름다운 집에서 열린 테니스 모임에 로버트와 내가 처음으로 초대받았다.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일 듯.) 한눈에 봐도 주인 부부는 굉장한 부자가 틀림없다. 접의자들이 완벽하고 깨끗하게 준비돼 있다. 노란 옷을 입은 귀족 아가씨와 뿔테 안경을 쓴 진지한 청년을 소개 받는다. 노란 옷의 아가씨는 대뜸 내가 사랑스런 정원을 갖고 있을 것 같다고 한다. (대체 왜?)

나는 정정해 보이는 노신사와 한 팀이 되어 뿔테 안경 청년과 값비싼 프랑스제 실크 옷을 입은 날렵한 젊은이의 팀과 겨룬다. 대번 깨달은 사실이지만 셋 다 나보다 테니스 실력이 월등하다. 게다가 그들 역시 이미 그 사실을 깨달은 눈치다. 경기가 막 시작되려 할 때 내 파트너가 진지하게 귀띔한다. 아무래도 자신이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내게 알려줘야 할 것 같다고. 도무지 어쩌리는 건지 모르겠다. 잠시 고민하다가 내 입에서 어이없는 대답이 나온다. "굉장하네요."

경기가 시작되고 내가 여러 번 더블 폴트(서브를 두 번 연속 실패하여 실점하는 것.)를 하자 노신사 파트너의 얼굴이 점점 굳는다. 게임이 새로 시작할 때마다 그는 나를 보면서 무섭도록 또박또박 점수를 일러 준다. 당연히 매번 우리가 지고 있어서 속이 타들어간다. "6 대 1"이 되었을 때 우리는 테니스장에서 나와 말없이 서로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앉는다. (…)

로버트는 여전히 경기 중인데 꽤 잘하는 것 같다.
얼마 후 나는 다시 테니스장으로 불려가 그 정정한 노신사 파트너와 한 번 더 경기를 하라는 말을 듣고 조용히 경악한다. 노신사에게 일이 이렇게 돼서 미안하다고 하자 그는 아주 비관적으로 묻는다. 우리가 이 경기에서 진다고 한들 50년쯤 지나면 그런 게 중요할까요? 옆에 있던 (아마도 노신사의 아내인 듯한) 귀부인이 그 말을 듣고 어쩔 줄 몰라 하더니 어찌 됐든 아주 즐거운 날이 아니냐며 횡설수설 떠든다. 진심은 아닐 테지만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

어느새 화제가 미국으로 넘어갔다. 미국에 관해서는 모두들 한마음이 된다. 미국인들은 확실히 개방적이지만 전쟁 빚은 어쩔 셈이냐고 우리는 입을 모은다. 금주법은? 싱클레어 루이스는? 에이미 맥퍼슨은? 남녀공학은? 모든 논의가 끝날 무렵 우리 중 아무도 미국에 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런데도 모두들 뚜렷한 주관을 가졌고 다행히 모두가 서로의 관점에 동조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에게 이제 나는 테니스를 완전히 그만두어야 할 것 같다고 넌지시 말한다. 긴 침묵이 흐른다. 따뜻한 칭찬과 격려의 말을 고민하고 있나 싶어 은근히 기대하지만 마침내 입을 연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테니스를 포기한다면 달리 무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사실은 나도 그렇다. 결국 우리는 대화를 포기하고 말없이 집으로 돌아온다. p. 174~177


8월 1일
로빈이 돌아왔다. (…) 로빈이 배가 고프다면서 점심을 결렀다고 한다. 하지만 양심적으로 거의 걸렀다고 덧붙인다. 알고 보니 점심을 '거의 결렀다는 건, 오는 길에 샌드위치 한 통과 체리 시더렛이라는 몹쓸 음료수 두 병, 밀크 초콜릿 한 판, 바나나 두 개, 셜록이라는 소년이 작년판 <올해의 팝>을 받고 그 대가로 준 작은 치즈 비스킷 샘플 한 통밖에 안 먹었다는 뜻이다.
로빈과 비키가 서로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니 늘 그렇듯 마음이 뭉클해진다. 하지만 몇 차례 방학을 겪어 본 경험으로 그런 상태가 24시간이나 가면 다행일 것이다.

의문: 엄마가 되면 냉소적으로 변하는 걸까? 인습적인 예술과 문학, 도덕의 견해와는 달리 솔직히 그런 것 같다는 확신을 떨칠 수 없다.


8월 3일
로빈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저녁을 먹어야 하는가를 놓고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일어난다. 로빈은 제 또래 소년들은 모두 아래층에서 늦은 시간에 제대로 된 저녁을 먹는다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로버트는 그 부모들이 멍청한 거라고 잘라 말한다. 애들 앞에서 해선 안 될 말인 것 같지만 속으로만 삭일 뿐이다. 썩 흡족하지 않은 타협이 이뤄지고 결국 로빈은 느지막이 식당에 와서 수프를 먹은 뒤 잠시 버티다가 디저트로 마무리한다. 로버트가 줄곧 못마땅한 얼굴로 침묵하고 있어서 내가 둘에게 제각기 다른 주제로 말을 건다.(아내이자 어머니로 사는 건 때로 아주 피곤한 일이다.)

게다가 비키는 어른들의 저녁 식사가 호화로운 야밤의 연회라도 되는 줄 아는지 자기를 끼워 주지 않는다고 삐쳤고 마드무아젤은 이 반항적인 태도를 은근히 지지하는 것 같다. 날마다 비키가 고집스럽게 왜 자기는 저녁 식사 시간 전에 잠자리에 들어야 하느냐고 묻는 통에 기가 질린다. 벌써 똑같은 대답을 몇 번째 하는지 모르겠다. 여섯 살은 너무 어리다고.

날이 춥고 으스스하다. 내가 불평하자 로버트는 꽤 따뜻한 날씨인데 내가 충분히 움직이지 않는 탓이라고 단언한다. 자주 깨닫듯 남자들은 삶의 소소한 문제에 절대 공감해 줘선 안 된다는 이상한 규칙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날마다 풀밭이 너무 축축해서 아이들이 않아도 될지. 아이들에게 울 스웨터를 입혀야 할지 고민한다. 춥지 않으냐고 물으면 아이들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양한 표현으로 더워 죽겠다고 대꾸한다. 이 괴이한 현상을 과학이나 심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찾아보고 싶다. 다음에 지식인 모임에 가면 논의해 보는 것도 좋을 듯. 물론, 지금은 그런 모임이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요리사는 주방 일손이 모자란다며 사람을 더 구해야 한다고 투덜거린다. 터무니없는 요구일뿐더러 비용 문제도 녹록지 않다. 게다가 지금 같은 시기엔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다. 짐짓 밝은 목소리로 알았다고, 어떻게 해보겠다고 말하는 나 자신에게 넌더리가 난다. 정말이지 하인들은 우리 모두를 비열하게 만든다. p. 208~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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