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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소포스의 책 읽기 - 철학의 숲에서 만난 사유들
고명섭 지음 / 교양인 / 2025년 5월
평점 :
#협찬 철학의 숲에서 만난 신화..
평소에 신화를 매우 좋아합니다.
몽상가의 정체성을
꾸준히 유지(?)하며 살다 보니..
의식의 확장이 한 번씩 과한 편인데요.
재밌게 사는 데는 도움이 되니,
조금 부연 설명을 한다면..
이런 식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현실입니다.
현실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습니다.
"현재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이나 상태"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현실은 보이는 게 전부입니다.
그러나 상상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더 다채롭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상상은 늘 현실보다
재밌을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인용하길 평소에 좋아하는데..
기쁨이가 어려움을 겪던 중,
이런 말을 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게 이런 건가봐.
기쁨이 줄어드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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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을 즐겨 보셨나요?
만약 저처럼 열심히 해 보셨다면..
왜 그토록 열심히 하셨나요??
저는 그때는 그냥 재밌어서 했는데..
요즘에는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그곳에서는 현실과 다르게,
금방 금방 보상이 나타나거든요.
그리고 나만의 세계관을
그 안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게임 세계는 그야말로..
상상과 현실의 중간 어디쯤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상의 공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실체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요.
과거에 그런 체험을 게임 속에서만
누렸다면, 이제는 그 범위를 넓혀서
책을 통해 체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는 과정에서..
신화는 정말 꾸준히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몰랐는데..
언젠가부터는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이건 저의 잠정적 결론이긴 합니다만..
저는 신화를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역사가 사실적으로 기록되기
전까지의 역사를 담은 이야기."
부제가 붙는다면..
이런 내용이 좋겠습니다.
"미화되고 과장된 역사서."
그렇다 보니,
신화를 본다는 것은..
세상을 입체적으로 보는데
무척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도 무척 유용합니다.
미술 작품 재밌게 감상하는데도
엄청 큰 도움이 되고요..)
최근 분석심리학에
관심이 부쩍 커진 이유도..
조금 더 세상을 입체적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화와 정신분석' 이라니...
이런 짬짜면 스러운(??) 주제는..
역시.. 너무 흥미롭습니다.
나중에 <신화와 정신분석>도..
직접 사서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습니다.
박승찬 교수님도 평소에 좋아해서..
여러 영상을 찾아보곤 했었는데~
이 책에서 만나니 더 반가웠습니다.
기존에 읽고 있는 책을 덜 끝내서
아직 구입하지 않은 책이 소개되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원래 소개하려고 했던 숲은
해당 두 가지 내용을 포함하여
세 가지였는데..
분량의 제약으로 인해..
한 가지는 줄였습니다.
이 세 가지도 사실은
이 책의 극히 일부분임을..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두고 두고 다시 펼쳐볼 책을
만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도록~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유드립니다.
이쯤에서 줄일게요.
끝!!
#필로소포스의책읽기
#고명섭 지음
#바리데기신화
#바리공주이야기
#대극의합일
#신화와정신분석
정의 없는 나라는
거대한 강도떼와 다를 바 없다.
#아우구스티누스
상식을 깨지 않으면..
신화는 생기지 않는다.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신화
#바닿늘심리학
@woojoos_story 모집,
교양인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클럽_철학방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바리데기(공주) 신화는 '대극의 합일' 이루는
자아의 드라마 ㅡ 《신화와 정신분석》_ 이창재
이창재 프로이트정신분석교육원 원장은 연세대에서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정신분석학으로 관심을 돌려 30년 가까이 이 분야를 연구해 온 학자다. 《신화와 정신분석》은 정신분석학의 개념과 방법을 도구로 삼아 한국 · 중국 · 일본 신화를 포함해 전 세계의 주요한 신화를 해석한 책이다. 2015년에 출간된 저작의 내용을 전면 수정 · 보완해 다시 펴냈다.
신화 해석에 관한 고전적 작품으로는 제임스 프레이저
(James Frazer, 1854~1941)의 대작 《황금가지》(1890~1915)가 꼽힌다. 프레이저의 작업은 지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 와 카를 융
(Carl Jung. 1875-~1961)의 신화 해석에 큰 자극을 주었다. 프레이져의 뒤를 잇는 20세기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 1904~1987)은 전 세계 신화를 탐사해 신화에 담긴 의미를 독자적 관점에서 해석했다. 이 작업을 할때 캠벨이 도움을 받은 것이 융과 프로이트의 분석 방법이었다.
《신화와 정신분석》은 캠벨과 유사한 방식으로 프로이트
와 융의 개념을 기본으로 삼아 신화를 해석하되, 멜라니 클라인이나 자크 라캉 같은 현대 정신분석학의 해석 방법도 참조한다.
프로이트와 융은 정신분석학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묶이
기는 하지만, 두 사람의 무의식 이해는 크게 다르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학문을 '정신분석학'이라고 불렀고, 프로이트의 후계자였다가 뒤에 독립한 융은 자신의 연구를 '분석심리학'이라고 칭했다. 두 사람의 길이 갈리는 결정적 지점은 무의식의 원초적 힘, 곧 '리비도'
를 어떻게 보느냐에서 발견된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범성욕설로 불리는데, 그 핵심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다. 3살 이전까지 엄마와 밀착해 있던 유아가 아버지의 침입으로 엄마와 떨어지게 되면 그 아버지를 없애고 엄마와 다시 결합하려는 욕구를 느끼는
데, 이 욕구가 좌절될 때 생기는 것이 '오이디푸스 콤플
렉스'다.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은 이 오이디푸스 콤플
렉스를 중심으로 하여 구성된다. 여기에 더해 후기의 프로이트는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는 생물학
의 이론을 받아들여 인류의 선조들이 겪은 중대한 경험의 흔적이 본능에 흡수돼 후손에게 유전된다고 생각했다.
선천적인 본능과 층동이 무의식의 저층을 이루고 여기에 후천적으로 형성된 무의식이 쌓이는 셈이다.
그러나 선천적인 무의식이든 후천적인 무의식이든 성적 욕망이 핵심에 있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이 성적 욕망이 무의식의 드라마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프로이트 이론의 특징이다.
반면에 융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 곧 리비도를 성욕에 한정하지 않고 보편적인 생명 에너지로 보았다. 프로이트의 범성욕설을 부정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융이 생각한 무의식이 개인의 경험을 넘어선 집단적 무의식이라는 점이다.
모든 개인은 집단 무의식을 타고난다. 이 집단 무의식은 '그림자, 아니마-아니무스, 자기'라는 원형들로 구성되
는데, 이 모든 원형들은 마치 유전자를 통해서 본능을 물려받듯 선천적으로 주어진다. 융은 개인의 자아가 심층적 집단 무의식과 대면해 그 무의식을 차례로 의식에 통합함으로써 자아의 완성, 인격의 완성에 이른다고 보았
다. 그 과정을 융은 '개성화 과정' 혹은 '자기 실현'이라고 불렀다. 융과 달리 프로이트는 '억압된 오이디푸스적 소망'을 충족시키려는 충동과 그 충동을 제압하려는 초자아의 명령 사이에서 자아가 형성된다고 본다.
이때 자아에 충분한 힘이 있다면, 대립하는 두 힘을 다스려 균형을 잡을 수 있고 성숙한 자아로 커 나갈 수 있다.
프로이트와 융의 이런 차이는 신화를 해석하는 데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를테면 '신들의 근친상간'이라는 모티브를 프로이트는 인류가 문명 세계에 진입하는 순간에 형성된 오이디푸스적 소망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프로이트와 달리 꿈은 신들의 근친상간을 집단무의식 안의 양성성, 곧 '아니마(남성 내부의 여성성)와 아니
무스(여성 내부의 남성성)'의 통합을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영웅 신화를 두고도 두 사람의 생각은 갈린다.
프로이트의 영웅이 오이디푸스적 갈등을 겪는 분열된 인격인데 비해, 융의 영웅은 집단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온갖 모험을 겪으며 성숙한 인격으로 거듭나는 개인의
자아다. 신화를 보는 프로이트와 융의 눈은 이렇게 다르
지만, 저자는 두 사람의 관점을 종합하면 고고학자가 유적을 탐사하듯 신화의 무의식적 지층을 깊이 파 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인류 최초의 신화라 할 수메르의 길가메시 신화
에서 시작해 세계 전역의 신화를 분석하는데, 특히 영웅 신화 해석이 중심을 이룬다. 영웅 신화는 지역을 막론하고 거의 동일한 구조를 지녔는데, 그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미래의 영웅이 될 아기가 거친 환경에서 태어난다.
2) 친부모에게 버림받은 뒤 양부모에게 양육된다.
3) 청소년기에 자신이 자란 땅을 떠나 모험을 시작한다. 4) 뜻밖의 역경을 겪고 쓰러진다. 5) 조력자의 도움으로 살아나 비범한 능력을 습득한다. 6) 고향으로 돌아가 난제를 해결한다. 7) 영웅으로 칭송받는다.' 이 영웅 신화의 하나가 한국의 무속인 사이에 구전돼온 '바리데기 신화'다.
바리는 블라국 오구 대왕과 길대 부인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나 버림받는다. 딸을 천대하는 집단 문화의 희생양
이다. 바리는 노부부에게 발견돼 자라고, 오구 대왕 부부
는 큰 병에 걸린다. '막내딸을 버린 탓'이라는 말을 들은
왕이 바리를 찾아낸다. 바리는 부모를 살리려는 마음에 영생수를 찾아 서천서역국으로 모험을 떠난다. 모험은 일종의 '통과 의례'다. 바리가 통과 의례 과정에서 만난 사람 중에 '빨래하는 할멈'이 있는데, 할멈은 "검은 옷을 희게 하고 흰 옷을 검게 하면 가는 길을 가르쳐주겠다"고 한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무의식의 '그림자'를 정화시켜 자아에 통합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한다. 바리의 모험은 자아의 모험이다. 바리는 서천서역국에서 거인 '무장승'을 만난다. 무장승은 바리의 무의식속 남성성 곧 아니무스를 상징한다. 바리의 정신이 온전히 발달하려면 남성성을
받아들여 여성성과 결합해야 한다.
마지막에 바리는 영생수를 구해 고향으로 돌아와 죽은 부모를 살려낸다. 이야기의 표면은 '효'라는 유교 관념에 감싸여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것은 '대극의 합일(*서로 마주 대하는 극의 하나됨)'을 이루어 자기를 실현하는 자아의 드라마다. (p. 202~206 발췌)
"정의 없는 나라는
거대한 강도떼와 다를 바 없다"
ㅡ 《신 앞에 선 인간》_ 박승찬
서양 중세 철학 전문가 박승찬 가톨릭대 교수가 쓴 《신 앞에 선 인간》은 서양 기독교 문명의 정신적 틀을 만든 초기 500년의 역사를 인물과 사상을 통해 들여다본 저작이다. 저자는 이 시기 기독교 사상의 성숙에 큰 기여를 한 사상가로 다섯 사람을 꼽는다. 기독교를 보편 종교로 일으켜 세운 사도 바울로, 플라톤 철학을 이어받아 신플라톤주의 체계를 만든 플로티노스, 그리스 철학을
도구로 삼아 기독교 신학의 큰길을 연 오리게네스, 앞 시대 사상을 종합해 중세 신학의 거대한 구조물을 세운 아우구스티누스, 고대 로마 세계의 마지막 철학자 보에티우스가 그들이다. 저자의 관심은 유대 문화에서 나온 변방의 종교인 기독교가 로마 세계의 정신을 지배하던 그리스 철학과 만나 융합하는 과정을 살피는 데 있다.(…)
오리게네스의 신학을 이어 받아 플로티노스의 철학과 결합한 고대 최고의 신학자가 아우구스티누스(354~430)
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왜 선한 신이 창조한 세계에 악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을 평생 물었다.
이런 고뇌 속에 젊은 날 마니교의 선악 이원론을 받아
들였던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로티노스의 일원론 사상,
곧 악은 악 자체가 아니라 선의 결필일 뿐이라는 사상을 통과해 기독교도로 다시 태어났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독창성은 자유의지론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악이 선의 결핍이라 하더라도 그 악이 세상에 넘쳐나는 것은 분명
하다. 그 악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 물음에 아우구스티
누스는 신이 준 자유의지에서 온다고 답했다. 인간이
악을 저지르는 것은 자유의지를 잘못 사용한 탓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유의지가 결여된 동물보다는 잘못을 저지를지라도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이 더 훌륭한 존재의 단체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신이 준 자유의지를 따라 악을 극복하고 선을 향해 나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의 나라'에 관해 쓴 《신국론》에서 '땅의 나라' 곧 현실의 나라를 매섭게 비판했다. "경의가 없는 왕국이란 거대한 강도떼가 아니고 무엇인가?" 강도떼가 다스리는 나라를 참된 나라로 만드는 일. 그것이 지상에서 신의 뜻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아우구스티누스는 보았다. (p. 228~232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