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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MBTI - 명작 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임수현 지음, 이슬아 그림 / 디페랑스 / 2023년 3월
평점 :
#협찬 반가워, 몽상가 친구!!
돈키호테.
많은 사람들이 ‘난해한 고전’으로 알고 있죠.
심지어 두껍기까지 하니,
"저건 나중에도 안 읽을 것 같다"며
오랫동안 멀리해 왔습니다.
그런데요,
"만나야 할 인연은 어떻게든 이어진다"는 말,
어디선가 들어보셨죠?
(사실은 그냥 해본 말이지만, 어쩐지 어울리지 않나요?)
몽상가는 몽상가를 알아본다는 말처럼,
왠지 모르게 끌렸습니다.
그리고 읽게 된 이유가 생겨버렸죠.
사실 예전부터 궁금하긴 했습니다.
그토록 난해하다는 책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
그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비유하자면, 돈키호테는 마치 만화 같아요.
만화 속엔 언제나 몽상가들이 등장하잖아요.
예를 들면—
원피스의 루피, 나루토의 나루토, 슬램덩크의 강백호.
한국 만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생의 장그래, 강풀 작가의 주인공들...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이지만, 어딘가 가슴을 울리는 인물들.
우리는 현실 속에선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저게 말이 돼?"
하지만 속으론 열광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제가 좋아했던 드라마들도 그렇습니다.
협상의 기술, 모범택시, 시그널…
(오?! 저 이제훈 배우를 꽤 좋아하나 봅니다.
시그널 시즌2가 내년에 나온다니, 너무 기대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몽상가를 주로 이야기 속에서 만납니다.
그래서일까요?
현실에서의 몽상가들은 의심받기 쉽습니다.
"저건 만화에서나 가능한 거잖아."
그렇게 쉽게 치부해버리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장항준 감독의 영화 리바운드를 보셨나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데,
어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완전한 현실 속 이야기도 있죠.
임은정 검사, 박정훈 대령, 백해룡 경정.
이분들은 현실에서 몽상가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며 품는 이상들—
어쩌면 그걸 이상이라고 부르기에
우리 스스로도 ‘불가능한 것’이라 여기는 건 아닐까요?
저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꿈꾸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꿈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반대로,
몽상가가 줄어들수록 세상은 조금씩 병들어갑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몽상가인 제가 또 다른 몽상가를 찾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몽상가가 더 많은 사회가 올 거라 믿습니다.
그런 세상에선,
몽상가들이 더 이상 ‘몽상가’라 불리지 않겠죠.
그때가 되면,
우린 또 다른 꿈을 꿔볼 수 있지 않을까요?
돈키호테의 이야기도 어쩌면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건 아닐까,
혼자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뒤늦게 만난 책에
괜히 감정을 과하게 실어봤습니다.
MBTI는 여전히 어렵지만,
돈키호테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