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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와 별하 ㅣ 바다로 간 달팽이 26
윤미경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4월
평점 :
※ 네이버 카페 '도치맘'으로부터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제목과 표지를 보고 책 내용을 가늠하며 책장을 넘겼다가 단숨에 끝까지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의 기분을 말로 다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겪는 성장소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젠 표지만 봐도 마음이 먹먹합니다. 아직 저희집 아이들이 읽기에는 내용이 깊고, 표현이 다채로워서 함께 생각을 공유할 순 없지만, 아이들이 좀 더 큰 후에는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하는 소설이예요.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야기와 동시를 쓰시고, 다양한 책을 쓰셨네요.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다른 작품은 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차례를 살펴볼게요. 저는 책 읽기 전에 꼭 차례를 훑어보는 편인데, 소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일지 전혀 추측이 되지 않았지만, 이젠 챕터마다 담겨 있는 묵직한 메시지가 마음을 저리게 만드네요.
주인공 '한비취'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첫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지요.
이 작가님의 글은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 그리고 문장이 눈에 보이듯 묘사하듯 쓰셔서 읽는 내내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등장인물이 하나같이 입체적이고 다채로워서 그 누구 하나 서사가 아쉬운 인물이 없었습니다. 
비취가 '비취'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계기, 찢어지게 가난한 아빠를 사랑해서 그 가난마저 사랑하게 된 엄마. 생선가게를 하시던 아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생선을 싫어하는 엄마가 생선가게를 하며 비취를 키우게 됩니다. 그 사실만으로 비취는 학창시절 내내 친구들의 놀림을 받게 되고, 비취는 현명하게 혹은 자신을 보호하며 성장합니다.
순탄하진 않았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잘 견디며 살고 있는 비취에서 인생을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지요. 바로 변시후의 등장입니다. 
변시후는 교수인 아버지와 변호사인 어머니를 둔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인물입니다. 그런 변시후가 비취를 마음에 들어하지요. 하지만 비취는 변시후의 질 낮은 조롱과 기분 나쁜 애정표현을 계속해서 무시합니다. 그러다 변시후의 삐뚤어진 애정은 심각한 괴롭힘으로 변질되고, 비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결국에는 커터칼로 변시후의 팔을 그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비취는 합의의 명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지요.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별하가 등장합니다. 비취는 정신병원에서 별하를 만나게 됩니다. 별하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비취보다 3살 어린 친구입니다. 똑똑하다 못해 천재인 소녀인데, 부모님의 지나친 기대와 본인이 만족하는 삶의 차이가 커서 정신적인 혼란을 끊임없이 겪고 있는 인물이예요.
비취는 정신병원에서 다양한 인물과 관계를 맺게 됩니다. 별하 뿐만 아니라 미래, 효정,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할머니, 새 박사님이라는 미스 최 등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사연을 듣게되고, 자신의 삶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별하는 늘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다닙니다. 하지만 가만히 듣다 보면 별하의 이야기는 근거가 있고, 천재라는 예상이 확신으로 바뀌게 되지요. 어쩌면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존재에 대한 가치관이지도 않을까 싶습니다.
미스 최가 아이들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는 장면입니다. 중독에 대한 메시지, 그리고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응원이 담겨 있는 장면이예요. 주변에 이런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많은 아이들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대답이 정해져 있다면 질문을 바꾸라는 말이 마음에 너무 와닿았어요. 결국은 세상 모든 일은 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먹기 만으로도 삶은 버거운 순간이 끊임없이 찾아오지요. 하지만 그 버거운 순간을 우린 모두 이겨낼 수 있습니다.

비취와 별하가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장면입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 가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비취는 그렇게 지구별을 떠나게 됩니다.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을 담담하게 적어두신 것 같아서 더욱 먹먹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 삶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면 이 어린 아이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제가 별하의 엄마였다면 책 속의 별하 엄마와 무엇이 다를 수 있었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취 엄마, 애자 씨의 활약 덕분에 변시후의 알콜, 마약에 대한 사실이 밝혀지게 됐고, 변시후는 비취가 입원해 있는 정신병원으로 오게 됩니다. 결국 비취는 변시후의 무너진 삶을 보게 되었고, 비취는 퇴원을 하게 됩니다.
혹시 지금 살고 있는 생이 너무 힘겹다면, 나의 생을 위로 받고 싶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기실 추천드립니다. 좋은 책,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