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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호 ㅣ 고래숨 그림책
김희철 지음, 엄정원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4년 12월
평점 :

아이들과 책 읽기에 앞서서 제목과 표지 그림을 살펴 보았어요.
아이들은 혹등고래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이거나 혹등고래를 잡는 배에 대한 이야기일거라고 하더라고요.
노란색 종이에 푸른색의 고래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손이 보이네요. 그런데 아이 손이 꾀죄죄해보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걸까요?

뒷표지를 살펴볼게요. 알록달록한 크레파스 그림과는 달리 '폭격기, 탱크' 와 같은 단어가 나옵니다. 전쟁이 배경이 되는 글이라는 걸 예상해볼 수 있겠네요.

겉표지를 넘겨보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가 보입니다.
이 그림책은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 중 한 부분을 담은 듯 합니다.

글 그림 작가님을 살펴볼게요. 어린이를 위한 많은 동화를 쓰신 작가님이시네요. 그리고 그림 작가님의 작품 중 반가운 작품이 눈에 띕니다. '바다의 신 개양할미'를 아이들과 함께 읽었는데, 익숙한 그림이다 싶었더니 같은 작가님의 작품이었군요!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은 6.25 전쟁입니다.
소년의 어머니께서 전쟁 중 총에 맞아 돌아가셨습니다. 홀로 남게 될 아이에게 크레파스를 내밉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다보니 이런 장면은 그림만 봐도 울컥하게 되서 보기가 참 힘드네요.
저 크레파스를 내미는 엄마의 마음이 어땠을지, 홀로 남겨질 아들 걱정에 어떻게 세상을 떠나셨을까요.

피란민이 어마어마하게 몰려 있는 흥남항입니다.
사람이 탈 수 있는 배를 내내 기다리고 있지만 화물선만 계속 옵니다. 화물선임을 확인할 때마다 피란민의 마음도 점점 무거워졌겠지요.

그러다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실려있는 화물을 내리고 피란민을 태우고 부산항으로 출발합니다.
워낙 피란만이 많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타지 못했어요. 탄 사람들은 안도감과 함께, 오르지 못한 피란민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항구에 남겨진 피란민들은 또 기약없는 목숨을 건 기다림이 이어졌겠지요.

부산을 향해 가는 길에 혹등고래를 만났습니다. 피란민의 눈에 저 고래는 희망의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철수는 엄마에게 받은 크레파스로 배도 그리고 혹등ㅇ고래도 그립니다. 그리고 혹등고래 몸에 아이가 붙어있는 모습도 그려봅니다. 철수의 그림을 보며 사람들의 웃음 짓기도 합니다.

드디어 목적지인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엔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피란민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배는 거제로 향합니다.

이 와중에도 새로운 생명은 태어납니다. 배에서 아기가 태어났네요. 선장님은 그 아이를 '김치 1호'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총 5명의 아이가 태어납니다.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이렇게 이어지나 봅니다.

철수는 혹등고래 5마리를 그렸습니다. 아이가 혹등고래로 바뀌었나 봅니다.

내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를 전쟁통에서도 혹등고래 덕분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이 이야기는 6.25 전쟁 중에 실제로 있었던 일을 토대로 만든 그림책이네요.
추운 겨울, 갈 곳을 잃어 발을 동동 구르던 피란민들에게 희망과 같았던 빅토리호였겠지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비극이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우리의 역사입니다.
아이들과 이 책을 읽으며 6.25 전쟁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도 좋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