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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머리 말리기 싫어! - 제35회 신의 아동문학상 입선작 ㅣ 북멘토 그림책 25
이커우 지음, 류희정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11월
평점 :

제목도, 표지도 너무 재미있는 그림책이예요.
헤어드라이어의 과업은 젖은 머리카락을 말려주는 일인데, 매번 똑같은 일을 하다보니 머리 말리는 일이 지겨워진걸까요?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는데, 바람이 얼마나 쎄면 사람들이 다 날아갈 것 같다고, 초강력 헤어드라이어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뒷표지까지 함께 펼쳐보았어요.
사람들의 머리카락, 옷만 날리는게 아니라 파라솔에, 빨래, 나무까지 휘날리고 있네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한 표지입니다.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세상의 모든 헤어드라이어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작가님의 글귀에 웃음짓게 되네요.
드라이어가 없다면.. 저와 작은 딸이 머리카락이 꽤 긴데,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네요. ^-^;

늘 그렇든 헤어드라이어는 자신의 일을 하고 있어요. 사람들의 젖은 머리카락을 산뜻하게 말려줍니다.

늘 같은 일을 반복하던 드라이어, 꽤 지겨웠나봐요. 늘 하던 일 말고, 뭔가 더 멋진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집을 나섭니다.

더운 날, 선풍기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제공해주고 있는 걸 봤어요. 드라이어는 자신도 할 수 있다며 바람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 더운 날에, 뜨거운 바람이라니요. 사람들이 질색을 하지요.

그리고 풍력 발전기를 만납니다. 바람의 힘으로 전기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멋져서 드라이어는 자신도 강한 바람을 일으켜보아요. 하지만 드라이어는 전기가 없이는 작동을 할 수 없는데, 풍력 발전기가 만든 전기를 다 써버려서 전기로 움직이는 열차가 멈춰버렸어요.

다음엔 힘들게 산을 오르는 거북이를 만나요. 힘겹게 오르는 거북이를 도와주려고 바람으로 뒤에서 밀어줍니다. 그런데 거북이는 바람에 휩쓸려 데굴 데굴..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는 일 말고, 멋진 일을 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요.

그러다 온 몸이 젖은 새를 만납니다. 춥기도 하고, 날 수가 없어서 곤란했던 새를 말려주고, 새는 드라이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드라이어는 이 일을 겪으며 무언가를 깨닫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드라이어가 없어진 바람에 가족들이 불편한 상황이었네요.

자신의 특기를 살려 '뽀송뽀송 미용실'을 차렸네요. 손님이 너무 많아서 직원까지 채용했군요.

책의 뒷표지 안쪽에 작가님 소개가 있네요.
성함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대만 작가님이셨군요!
옮긴 작가님의 책을 살펴보는데 곰돌이 천사단이 보이네요. 아이와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각자 맡은 일을 하며 살아가지요. 하지만 어떤 날은 그 일이 의미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지겹게 느껴지기도 해요. 하지만 그 일을 할 사람이 사라진다면, 누군가는 불편을 겪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 불편을 통해서 당연한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지겹다고 느꼈던, 별볼일 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결국엔 나의 특기가 되어서 대체 불가능한 능력이 되는거지요.
좋은 책, 선물해주셔서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