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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무시무시한 반짝이 귀신 ㅣ 저학년 씨알문고 12
윤여림 지음, 신민재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6월
평점 :

요즘처럼 습하고 더운 날에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귀신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지요.
표지를 봐서는 달걀귀신처럼 생겼는데, 왜 반짝이 귀신일까요? 왜 달걀귀신이 반짝이는 것을 휘감고 있는지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도록 할게요.

글, 그림 작가님의 이력을 살펴보는 부분을 저는 참 좋아해요.
간단하게 생애나 업적을 나열해두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작가님의 철학이 담긴 글이 적혀있는 경우도 많지요?
윤여림 작가님의 반짝이는 보석을 살 돈으로 책을 산다면 마음이 더 반짝일거라는 글귀가 참 와닿습니다. 신민재 작가님의 예쁜 것들을 마음 속에 저장하고 싶다는 말씀도 너무 좋지요.

차례를 살펴볼게요. 챕터의 소제목을 보면서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예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어릴 적(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요.) 제가 떠올랐어요. 유달리 무서움도 많고, 특히 어두운 곳을 질색을 했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없는데,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툭 튀어나올 것만 같고, 그 어둠에 대한 무서운 상상은 끝도 없이 펼쳐지지요.
그런 와중에도 무서운 이야기나 드라마는 또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면서 장면의 절반은 못 보거나 소리도 아주 작게 해두고 말이죠. 아빠께서 그런 저는 보고는 그러느니 그냥 안 보면 되지 않겠냐 하셨지만 아빠께서 뭘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예요. 그 오싹오싹하고 두근두근한 긴장감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문제는 그 날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거지만요.

세상엔 이렇게 많은 귀신이 있습니다. 제가 알지 못했던 귀신들도 많네요.

귀신은 사람들의 비명을 먹고 삽니다. 저희 집 아이들도 귀신들의 식사에 꽤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평소에 얼마나 소리를 지르는지...

달걀귀신은 분홍분홍 공주를 찾아갑니다. 공주는 발명가이기도 해요.

분홍분홍 공주는 '귀신 쫓는 공'을 발명합니다. 달걀귀신의 얼굴에 눈, 코, 입이 드러났네요.

반짝이는 걸 좋아하는 달걀귀신은 끈적이는 침을 반짝이는 물건에 묻히고, 자기 얼굴에 온갖 반짝이는 붙이고 다닙니다. 이제는 달걀귀신이 아니라 반짝이 귀신이 되었네요. 사람들이 달걀 귀신이 무서워서 피하는게 아니라 너무 눈이 부셔서 피하기 시작합니다.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반짝이 왕자에게도 반짝이 귀신의 소문이 들립니다. 반짝이 귀신을 곁에 두면 완벽할거라고 생각하지요.

반짝이 왕자에게 잡힌 반짝이 귀신은 도망치기 위해 반짝이는 것들을 얼굴에서 떼어놓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반짝이는 것들을 너무 많이 붙이다 보니 무거워져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놀라야 비명을 지르고, 귀신은 사람들의 비명을 먹어야 살 수 있는데, 비명을 먹지 못하게 되니 자꾸만 야위어 가고, 반짝이도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반짝이 귀신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아침 이슬을 보게 됩니다.
반짝이 귀신이 가지고 있는 그 어떤 반짝이는 것들보다 아름답다는 걸 깨닫게 되지요.

반짝이 귀신도, 반짝이 왕자도 햇살의 반짝임에 홀딱 반하게 됩니다.
저학년 친구들의 글밥을 늘리는데 굉장히 좋은 책이예요. 기존에 읽던 그림책보다는 두껍지만, 그림도 많고, 사실 글의 양이 많지 않아서 이런 종류의 책을 도전하는데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고,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요즘처럼 더운 날, 아이들과 오싹한 재미를 느끼실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좋은 책,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