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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할머니네 숲속 빵집 -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위로의 맛
구스노키 아키코 지음, 이다 지아키 그림, 이구름 옮김 / 뭉치 / 2024년 5월
평점 :

도서 소개를 보고는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싶었어요. 숲속에 있는 빵집이라니, 생각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공간일 것 같아요. 그리고 표지가 너무 아름답지요? 빨강머리 앤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어떤 내용일지 살펴보겠습니다.

외롭고 슬플 땐 숲속의 비밀 빵집을 찾아오라고 하네요. 그 빵집의 주인인 할머니는 다정하고, 포근하고, 상냥하고.. 그럴거라 생각하겠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완전 다른 괴짜 할머니가 빵집 주인시지요.

목차마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리고 에피소드마다 빵의 종류가 다르게 나오지요.

빵에 대한 묘사가 나올때는 저도 모르게 입 안에 침이 고이더라고요. 이런 컨셉의 빵집이 있다면 손님들이 가득하겠지요? 가끔 우리도 그럴때가 있잖아요. 내가 마음이 너무 힘들고 외로울 때, 상냥한 말이나 미소 없이도, 툭툭 건네는 무심한 듯한 행동들이 더 큰 위로로 다가올 때 말이예요. 이 빵집의 괴짜 할머니도 딱 그런 느낌의 위로를 건네주시는 것 같아요.

마리는 동물들이 알려 준 빵집을 찾아왔습니다. 간판도 없고, 빵집이 맞는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찾아온 곳은 빵집이 맞았습니다. 몸이 아픈 엄마를 위해서 온천이 좋은 이곳으로 이사를 왔지요. 그리고 엄마를 위한 달콤한 크림빵 하나를 삽니다. 하나만 사기 미안했던 마리는 죄송하다고 말을 건네지만 할머니께서는 전혀 신경쓰시지 않으시지요. 그리고 마리는 빵집을 계속해서 찾아옵니다. 언젠가부터 할머니는 마리를 기다리게 된게 아니실까요?

늘 혼자가 더 편하고 좋다고 하시는 안나 할머니, 과연 그 마음이 진심일까요?


눈이 내리기 시작한 날, 한 청년이 빵집을 찾아옵니다. 악세서리를 팔면서 여행을 하는 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알고 보니 도둑이었네요. 할머니의 금화를 훔치려다 마리에게 들키고 맙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처음부터 노아가 도둑일거라 예상을 하셨네요. 제가 할머니라면 당장 내쫓았을텐데, 할머니는 노아에게 맛있는 빵도 주고, 떠날 때는 금화 3개까지 쥐어주려 합니다. 하지만 노아는 1개만 부적처럼 가지고 있겠다며, 반성의 눈물을 흘리며 다시 길을 떠나지요. 노아가 받은 이 순간의 위로는 아마 평생을 살아가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요?

세 번째 에피소드는 안나 할머니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원숭이 할머니의 등장입니다.


서로 괴팍한 성격이라 따뜻한 말을 나누거나 하진 않았지만, 언젠가부터 안나 할머니는 원숭이 할머니의 방문을 기다리고 되고, 원숭이 할머니는 맛있는 빵을 먹은 보답으로 안나 할머니의 일을 조금씩 돕곤 하지요.
그러다 원숭이 할머니가 며칠동안 빵집에 모습을 나타나지 않습니다. 결국 원숭이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숲속 동물 친구들에게 오후 3시가 되면 빵집 할머니를 찾아가 외롭지 않게 함께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저도 코끝이 찡하더라고요.

안나 할머니에게 편지가 도착했어요. 알고보니 안나 할머니에게는 동생 한나 할머니가 있었네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두 자매는 꽤 오랜 시간을 만나지 않고 지내왔어요. 한나 할머니는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린다며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안나 할머니는 언제쯤 마음을 열고 한나 할머니와 만남을 가지게 될까요?

한나 할머니를 만나러 가던 안나 할머니는 두 자매의 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비밀 장소로 향합니다.
그런데 한나 할머니를 그곳에서 만나게 됐네요. 두 할머니의 마음이 같았나봅니다.

다른 사람을 위로해주던 안나 할머니가 드디어 본인의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가 풀리는 순간입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환자를 치료하기 이전에 본인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 보고, 그 속에 쌓여있는 응어리를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그래야 다른 이들을 들여다 볼 수 있으니까요. 마치 그런 장면을 보는 듯해서 마음이 따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