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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ㅣ 따뜻한 그림백과 2
재미난책보 지음, 안지연 그림 / 어린이아현(Kizdom)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밥아 안녕.
우리나라 최고의 먹거리인 너를 요즘 많이 푸대접했던것 같다. 사실 내 가까이 있는 것들이 거의 그러하듯이 그 소중함을 놓치고 만 것만 같구나.
요즘 날씨도 자꾸 더워서 면종류를 찾게되고 정말로 삼겹살, 떡볶이, 햄버거, 피자, 자장면등을 찾아 휘리릭 식사를 하고 마는일이 다반사였거든. 예전엔 어땠니. 넌 너의 맛을 더해주는 반찬 3-12첩과 함께 그 위용을 드높였지. 특히 임금님의 수랏상인 12첩반상에서는 미음으로도 떡하니 올라 놀라운 가짓수를 자랑하며 당당히 뽐내지 않았느냐.
요리를 특징짓는 요인에는 기후, 생활 여건, 종교적 규율이 있는데, 이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기후라고 하지. 한국을 비롯한 중국·일본·인도·인도네시아에서는 쌀을 주식으로 한단다. 나도 물론 매일 먹는 밥이 지겨워 고기나 빵을 대신하기도 한단다. 그렇지만 어찌 밥!너의 맛하고 비교할수 있겠니? 길어야 하루고 분명 다시 쌀을 씻어 앉혀 밥향내를 맡아야 정말로 식사를 했구나 싶단다.
따뜻한 그림백과 -밥- 에서 소개된 너의 소개글 너무 잘 읽었단다. 표지 그림만 봐도 한상 그득 차려진 밥상에 얼렁 들어앉아 꼭꼭 씹어 먹고프구나. 예로부터 우리네 선조들은 김이 모락나는 밥을 한공기 수북히 담아 집에온 손님을 대접했지. 또한 논밭에서 일하다가는 썩썩 밥을 비벼 비빔밥을 만들어 길손들에게 대접해 그 넉넉함을 서로 나누지 않았느냐.
요즘은 '쌀나무'라는 신조어? 로 너희들 신기한듯 바라보는 아이들이 참 한심스럽지? 에그에그 미안해. 농군들이 볍씨를 뿌리고 가꾸고 돌보는 그 과정을 모르니 밥상에서 투정대며 먹지않는 아이들만을 탓할수 많도 없구나. 그렇지만 밥아! 이 책을 읽고는 평소 쌀을 씻을때 빼꼼 들여다 보며 만지고 싶어하는 맘을 모른척 했던 것을 지나치지 않고 오늘 밤 밥물을 재보게 해주었단다. 손가락에 만져지는 너의 느낌이 좋은지 아이는 까르륵 웃어댄다.
너랑 가장 어울리는 김치를 옆에 두고 숟가락에 너를 그득담아 아이입에 살며시 넣어줘봤단다. 책에 나온 그림처럼,,,,
밥을 먹으려면 늘 쫒아다니며 애걸하다시피 했던 장면이 우리집 모습인데 아니,,,,,밥과 반찬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본 다음 아이의 생각이 좀 바뀌었나 보다. 제법 먹어대는 아이를 보면서 새삼 고마움을 느낀단다.
아참!!
밥을 먹은 후 설거지를 하는 장면을 아이는 유심히 보았나봐. 엄마가 일상적으로 하는 설거지가 아닌 곤지발을 선 아이랑 아빠의 마무리 모습이 보기 좋아 보였던지 아이는 밥 숟가락을 놓자마자 아빨 불러댄단다. ㅎㅎ 영문모르던 아빤 아이랑 함께 설거지를 시작했지. 고맙다 . 따뜻한 그림백과....
특별한 날엔 특별한 밥을 먹는다구? 그래 , 울 아이는 떡을 좋아해. 곧 추석이고 송편을 빗어 먹을수 있겠구나. 곡물의 조리법에 따라 떡국, 오곡밥, 송편, 팥죽. 미역국. 국수로 변신하는 너의 모습, 너의 맛은 특별한 날을 더욱 빛내주지.
세밀화로 표현된 따뜻한 그림백과 책은 실사보다 읽는이를 더 푸근하게 정겹게 하는구나. 너의친구 김치를 소개한 부분을 보자. 김치는 된장·고추장과 더불어 한국 음식을 대표하는 것이지. 우리나라에 고추가 들어온 다음에야 빨간 김치를 먹게 되었다는구나. 그래서 궁금한 김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고추를 김치에 넣게 된 것은 문헌상으로 1766년부터의 일이라고 해. 그러니 밥맛의 일등공신 김치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입맛을 돋구어온것이야.
하루 세끼를 다 못 먹는 사람들도 많아요.
어떤 나라에서는 온 나라 사람들이 다 굶기도 하고요.
날마다 맛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에요.
이 글을 끝으로 책이 마무리 되네. 따뜻한 그림백과 이책은 우리에게 정보를 주는 백과책 이기도 하고 세끼 밥 먹는 즐거움과 고마움까지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책이기도 해. 다 먹었다고 숟가락 놓은 밥공기에 달라붙어 있는 밥알들을 보니 고개를 수그리게 만드는 구나. 아무렇게나 마구먹은 밥그릇 사진을 보면서 아이랑 엄마는 반성한단다. 아이는 책속에서 만난 삐적마른 아프리카 친구들 모습을 생각해 낸다. 할머니들이 배고팠던 옛날 이야기를 하면 손자녀석들이 "그럼 빵을 사먹지 그랬어요?" 그랬다는 말도 있잖니. 아이라고 모른다고 넘기지 말자.
익혀먹고 날로먹고 데치고, 무치고, 삶고, 부치고, 굽고, 끓인 반찬을 함께 두고 밥을 깨끗히 싹 먹는 버릇부터 들이겠다는 다짐을 받았단다. 오늘 너를 만나 참 기분좋다. 밥아! 오늘 저녁도 우리식구 배를 그득하게 해 주어서 고마워.
불고기는 반찬이고, 햄버거는 반찬이 아이에요
김치전은 반찬이고, 라면은 반찬이 아니에요.
국은 반찬이고, 식혜는 반찬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