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생각하지만 도화서 별제를 그곳으로
보낸 이유는 수백년 전에 조선에서 사라진 장영실이 말해줄 것이다.
그가 어쩌다 <최후의만찬>과 연결되어 다시금 조선 땅에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는 것이다."
정조, 정약용, 김홍도등이 등장하는 역사 소설입니다.
최후의 만찬이라는 이탈리아 화가의 작품을 우리 조선의
인물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대단한 찬사를 마지 않아요.
설정이지만 설마? 혹시?그럴수도?라는 표현을 드러내는
독자가 많다는걸
깨닫게 된다면 저자는 성공한 것이겠지요.
<살면서 죽음으로 간단거나 죽음으로써 삶으로 간다>는
아리송한 이야기는 정말입니다. 제가 책을 읽는 모습을
골똘히 바라보던 아이가 가진 의문의 글이였지만 책을
다 읽고나니 정말 그 말이 확 와닿지 않을 수 없었어요.
사대부의 유교적 사상이 너무도 엄격했던 양반시대 조선에서
조상을 위한 제사를 거르고 천주교의 이념을 이끌고자 했던
사람들의 신념은 과연 무엇이였겠는가 생각해봅니다.
임금조차 노론의 기세에 눌려서 서학인의 무자비한 박해가
이뤄졌기 때문에 그들의 물밑 신념은 너무나도 깊고 대단해
보입니다.
전라도 선비 윤지충과 권상연이 신주를 불사르고 천주교식으로
제례를 지냈다는 이유로 풍남문 앞에서 처형당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되는데 정조는 그의 아비가 뒤주에서 죽은 것과 연계해서
서학인의 탄압을 그리 반가워 하지 않으나 분위기는
너무도 어려워 지기만 하지요. 자신을 옥죄어 오는 노론의
끝을 굽혀보지도 못하고 순교를 지켜보기만 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