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필사가 하고 싶어 선택했고 시니어라는 단어가 유독 크게 느껴져
궁금하고 했던 책이다.
책을 받아든 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수채화 느낌의 띠지였다.
따뜻하게 맞아주는 느낌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됐다.
한 장씩 넘기다가 문득 “아, 시니어라서 글자를 크게 했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금세 다른 감각으로 바뀌었다.
글자가 크다는 건 단순한 배려를 넘어선 편안함이었다.
돋보기를 찾지 않아도 되고, 책에 얼굴을 바짝 가까이 대지 않아도
되는 여유. 그리고 책이 불편하지 않게 곧게 펼쳐지는 제본은
필사를 하기엔 정말 딱 좋다는 느낌을 주었다.
읽는 책이 아니라 ‘쓰게 만드는 책’이라는 인상이 먼저 들어왔다.
나는 명시를 필사하는 책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의 저자나 구성은 잘 몰랐다.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마음을 위로하는 다정한 벗과 같은 글’을 담은 ‘마음글벗’
시리즈라는 걸 알게 됐다.
명언, 명시, 불경, 성경까지 다양한 글을 필사할 수 있도록
시리지 책들이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출판사인 베이지북스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는데,
‘베이비북스’만 계속 나와서 한참을 헤맸던 기억도 남는다.
결국 홈페이지 주소를 직접 입력해서 정보를 확인했는데,
그 과정마저 이 책에 대한 나의 호기심을 더 깊게 만든 순간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필사할 글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왜 필사를 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PPT처럼 설명해주듯 차근차근 풀어낸다.
그리고 다섯 개의 테마로 우리의 인생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필사의 순서 레시피’였다.
눈으로 읽고, 마음에 머물게 하고, 소리로 느끼고, 손으로 옮겨 쓰고,
다시 읽어보는 과정. 그냥 따라 쓰는 게 아니라, 한 문장을 온전히
내 안에 담아보라는 안내처럼 느껴졌다.
‘살아있음이 기쁘다’로 시작되는 문장을 읽으며 필사를 시작했을 때,
QR코드를 통해 음악도 함께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마치 잔잔한 편지지 위에 글을 쓰는 느낌으로 구성된 페이지들도 참 좋았다.
다만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를 보면서는, 혹시 익숙한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QR을 실행해봤다가 혼자 웃음이 나왔다.
예상과는 다르게 18분 정도의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아, 내가 너무 오버했구나” 싶으면서도, 동시에 필사를 할 때의
환경과 분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시를 잘 모른다. 그래서 ‘언제쯤 내가 아는 시가 나올까’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됐다. 그러다 괴테의 이름을 보면서
‘아, 이 사람의 시였구나’ 하고 비로소 연결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소월, 한용운, 윤동주… 국어 교과서에서 봤던 이름들이
나오기 시작하니 그제야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잘 알지는 못해도, 따라 쓰고 싶은 문장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순간부터 이 책은 더 가까워졌다.
책 속의 큰 글씨, 예쁜 바탕, 그리고 삽입된 그림과 색감까지.
하나하나 눈길을 끌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맛있게 필사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클래식하면서도 품격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덕분에 한 장, 한 장 넘기며 조용히 힐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 책을 다 읽었다고 말하기보다는,
아직도 ‘함께 쓰고 있는 중’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빠르게 읽어 내려가는 책이 아니라, 머물러야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한 장을 넘기며, 글을 따라 쓰는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조금씩 나를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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