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동행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8
에이미 헤스트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6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그림만 보고 신청했어요. 익숙하면서도 어디선가 본 듯한 따뜻한 기운이 묻어났거든요.

책이 도착하자마자 표지와 작가를 살펴보다가, 아모스 할아버지 시리즈의 이미지를 발견하고 괜히 더 반가웠습니다.

표지 속 큰 곰과 작은 곰의 시선이 부드럽게 얽혀 있는데 바라만 보아도 통할 것 같은 그림으로 읽혀졌죠

같은 집에서 함께 사는 두 존재. 잠옷 차림으로 나지막이 시선을 맞추며 대화하는 모습이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합니다.

“낚시하러 갈래?”

그렇게 시작된 여정은 단순한 외출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묵묵히 기댈 수 있는 느린 모험이었어요.

낚시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챙기고, 블루베리를 넣은 스콘을 굽고, 이야기책을 챙기며 두 손을 꼭 잡고 이동하는 모습, 작은 곰이 배에 오르기 까지 기다리주고 안아주는 장면에서는 따뜻한 신뢰가 느껴졌습니다.

“낚시꾼은 기다릴 줄 알지.” 이 한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낚시라는 행위는 결국 기다림의 은유처럼 보였어요.

스콘을 나누어 먹으며, 책을 읽으며, 물고기가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순간을 함께 머무는 시간.

그것이야말로 삶이 주는 가장 깊은 선물일지 모릅니다.

빈손으로 돌아와도 괜찮은 날이 있잖아요. 같이 함께 하루를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은 날

그물침대에 나란히 누워 하루를 마무리하는 큰곰과 작은곰을 보며,느린 삶의 은유를 담은 따뜻한 동행이 그려졌기에 이렇게 여유 있는 하루를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함이 느껴졌어요

“조급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지금의 저처럼 하루를 바쁘게 소진하며 사는 누군가에게 이 책은 작은 위로이자, 느린 삶에 대한 초대장처럼 다가올 거예요.

자연의 리듬에 귀 기울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에 머물러도 좋다고, 그렇게 서로를 바라봐 주는 것이 얼마나 큰 사랑인지 조용히 알려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느림의 시간을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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