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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고등학교 자퇴할래요
김라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월
평점 :
2020년도 서평도서 39
@idam_books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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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고등학교 자퇴할래요]

어쩌면 자녀들 키우는 부모들이 한 번 정도는 경험하지 않았을까?

영재학교를 다녔던 모범생이고 자랑있었던 내 아이가 느닷없이 '자퇴 선언'하면서 겪게 되는 자녀와의 자충우돌 성장기 이야기이다.
나 또한 하나뿐인 딸아이가 고등학교 입학 후 반개월도 되지 않아서 였다.
"엄마 우리학교에 벌써 자퇴를 하는 애들이 많아.."
슬슬 눈치보며 이야기하는 아이에게
"너도 자퇴할래? 자퇴하고 특성화고로 같으면 하는데" 툭 던진 나의 말 한마디에
아이는 사색이 되며 "아니 나 그냥 다닐래?" 하며 자기 방으로 쏘옥 들어갔던 경험이 있다.
사실 말은 내뱉었지만 아이가 그런다고 할까봐 얼마나 가슴이 조마조마 했던지.
그 후로도 아이는 진로나 성적이 고민될때마다 여전히 가끔씩 자퇴이야기를 한다..
세아이를 키우던 전업주부가 품앗이교육으로 시작하다 강남의 학원 원장을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대한민국 교육현장과 마주하면서 겪은 상황, 아이와의 관계를 솔직 담백하게 그려냈다.

대한민국 입시교육은 한방향.
모두 다 뭔가를 느끼며 한마디씩 말해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결국은 따라간다. 입시교육을 비판하면서 그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저 생각에 묶여 있었다.
아이의 자퇴선언이란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찾을수 없어 무시해보기도 하고 설득을 하기 위해 엄마도 공부하는 독종도 되어보지만 결국은 아이의 선택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말그대로 자식이기는 부모가 없음을 실감한다

자식의 말을 100% 수용해야 하나 ? 부모라면 어찌 고민하지 않겠는가?
내 오빠는 공고를 가고 싶었지만 부모의 강요로 인문계를 선택 후.
성인이 된 지금에도 공고를 가지 못했던 인생을 후회한다고 가끔 부모님께 비수를 들이댄다.
오빠를 생각했을때는 자식의 말을 100% 수용해서 그래 겪어봐라 하고 싶지만 사실 가시밭길을 보낼 부모가 누가 있겠는가?
태어난 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기대도 해보고..
나름 차별화된 교육에 노출시켜 보기도 하고
그러다 체험학습이니 선행학습이니 과외,, 품앗이교육까지
저자가 생각했던 그길을 고스란히 나 또한 밟아보았다..
다르다면 우리 아이는 머리가 그렇게 영리하지 않아
기대치를 일찍 포기했기에 좀 더 아이와의 관계회복이 빨랐을 뿐이다.

부글거리며 끓어 오르던 폭주기관차를 어떻게 멈추야 할지 몰랐지만 결국은 마음공부를 통해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게 된다.
그렇다고 한순간에 사람이 달라질 수 없는 매순간 고비는 찾아오고 매순가 갈등을 하는 것은 당연지사

지금은 그래도 부부가 함께 자녀교육에 동참하고 있는 비율이 늘어났으나
여전히 대부분은 자녀양육의 책임을 엄마에게로 돌린다.

사람은 정말 욕심의 동물이다.
내 몸이 아프면 모든것에 너그러워 진다.
건강이 최고지!! 다른것에 욕심부리지 말자 하면서도
건강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기는 것이 욕심이다.
수술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알게 된 저자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변화를 받아들인다.

남들에게 가면을 보여주는 것보다 진실함과 자기 안의 삶을 인정하고 바로 보는 바뀌는 세상을 볼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남을 바꾸려하지 말고 나의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고
(인상깊은 구절)


나는 아이의 잘나가가는 학교생활을 나와 동일시 하며 즐거워했었다. 아이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나가려 하자 나는 너무나 절망했다.
---- 아이 인생의 흠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내 인생의 흠집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에게 이래라저래라 말해 놓고 내 뜻대로 되지 않으니 화가 나고 불안하고 우울하고 좌절한 것이었다. -- 아이는 나의 분신이 아니다. 아이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당당한 주인이다. (p215)

책속에서 나는 나의 병명을 알아 냈다. 바로 '현재기피증'이었다. 나는 현재를 즐기지 못했다. 끝없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희생을 강요했다. 나의 행복 미션은 가장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p219)

'성공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가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목표들을 다시 천천히 따져봐야 한다. 내가 요구하는 것인지, 내가 원하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행복이나 잘 산다는 생각은 내가 정한 기준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상대적 욕망을 잘 조절한다면 행복은 우리 삶 곳곳에서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p233)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개성과 특징이 있다. 그 누구도 똑같은 사람이 없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 누구도 자신의 기준으로 1등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넘버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온리원이 되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를 흉내내서는 얻어질 수 없다. 자신의 기준, 자신만의 개성, 자신이 원하는 것, 잘하는 것,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길이다. (p281)
내 아이를 인정하고 있는가 다시 한번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나와 동일시 하는지.. 아이를 동등한 수평단계의 동반자로 보는지..
미움받을 용기를 제대로 아이가 이해하도록.. 해주었는지..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지..
읽는내내 정말 우리 엄마들. 아니 내 이야기를 풀어놓은듯... 명쾌해진다.
남들과 똑같이 가지 않으면 어때? 나를 위한 길을 가면 그만이지..
서평을 작성하는데 고3인 딸이 아까부터 궁금했는지 물어본다
"엄마 재미있어? 빨리 자야지""
"음~~ 자퇴한 딸 이야기인데 재미있네... 딸 엄마 몇점?"
"엄마 99.9점.. 내일 봐서 나머지 점수 줄께"
모처럼 딸아이와 책이야기를 가지고 오순도순 이야기하다 같이 잠이 든다
애썼다. 수고했다. 지금으로도 충분하다.
모든것에는 잘못이 없다. 그저 삶은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