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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변두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 반자본의 마음, 모두의 삶을 바꾸다
김효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19년 4월
평점 :
https://blog.naver.com/ckckhe/221531964477
#마을공동체를 꿈꾸지만 조금은 지쳐가던 저를 다독거려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느날변두리마을에도착했습니다. #남해의봄날
한때 저 또한 아파트란 공간에서 작은도서관을 꿈꾸며 2년이란 시간을 마을사랑방의 만들며 그 속에 담겨지는 많은 이야기들을 경험해 보았고. 작가님이 말하고자 하는 #이웃과의관계 #배려 #관심 등을 배우며 커다란 행복을 배웠었지요.
그렇지만 아파트의 고립문화는 타단지의 이웃을 허용하지 않았고 복잡한 네트워크를 맺지 않으려 철저한 무관심 혹은 공격적 태도를 보였지요.
한때 그런 무관심, 공격, 이기심에 상처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에서 맺어졌던 인연들은
밖에서 또다른 공동체로 만나지고
그안에서 관심과 배려로 상처가 회복되며 다시 행복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어요.
때론 공동체가 힘들고 희생을 필요로 하기도 했지만
작가가 말했던 가치가 있는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시골에서 자란 우리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던 것들이
아파트란 문화가 담겨지면서
점점 타인과의 소통을 멀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내 주변에는 삼삼오오 서로 관계를 맺고
행복해지기 위한 네트워크 움직임들이 있고
빠른 속도로 확산이 되지는 않지만
우리들만의 천천함으로.. 끈끈함으로..
하나둘씩 함께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에...
공동체를 생각하시는분.
그리고 행복을 꿈꾸는 분들이
꼭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P64 이 마을에서는 나를 도와줄 사람들이 가득 차 있고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 속에서 살았다. 마을에서 문단속에 느슨해질 수 있었던 것도 훤히 뚫린 푸른 철조망 너머로 사방이 내 편이 있고 내게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달려와 줄 친구들이 가까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신뢰하는 사람들과 살고 있고, 나 또한 신뢰 받고 있다는 느낌은 안정감을 주었다.
P65 그런데 이 동네에서는 순서가 좀 달랐다. 학교운동장이나 반모임 또는 도서관에서 만난 친해지고 관계가 생기고 나면 온갖 보석 같은 재주를 가진 이들이 나타났다. 관계가 생긴 후에 그들은 좋아하는 친구들을 위해 기꺼이 퀼트를, 요가나 합창을 가르쳤다. 서로를 더 자주 만나 더 많이 같이 놀고 싶은 욕심에 흔쾌히 선생과 제자가 되었다.
P73 그들의 행복을 좌우한 것은 바로 ‘좋은 관계’의 유무였다. 연구 대상 중 행복하다고 답한 사람들은 돈이 많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이 아니라 의지가 되는 가족과 친구, 공동체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회적 연결이 많고 다른 사람과 더 많이 교류하며 사는 사람들은 더 행복했고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관계망이 적은 사람들은 덜 행복했다. 행복감은 건강에 까지 영향을 미쳐 관계가 적은 사람은 중년기에 건강이 더 빨리 악화되고 수명도 상대적으로 짧았다. (중략 ) 행복의 비결은 바로 ‘관계’였다.
P82 마을의 여인들은 자랑이 공감과 배려의 반대편에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자랑은 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는 평등과 평화의 기운을 깨뜨렸다. 자랑은 서로를 치유하는 아름다운 대화를 망치고 그 자리의 모두를 패자로 만든다는 것이 이곳의 상식이었다.
두 번째 비결은 ‘관심’이었다. (중략) 그들은 되도록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했다. 서로의 말을 들어 주고 이해하고 따뜻한 방식으로 돌려 말했다. 동료의 상처를 재빨리 알아차리고 핥아 주는 늑대 무리처럼 그녀들은 서로를 주시하고 다독여 주었다. 그런 대화속에서는 마음이 푸근해지고 따뜻해졌다. 휴머니즘과 유머, 정의와 예의의 세계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늘 내가 더 건강하고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P85 평등은 배려와 존중과 같은 말임을 이 마을에서야 알았다. 마을에서는 돈의 많고 적음이나 학력의 길고 짧음으로 타인을 존중할지를 결정하지 않았고, 모든 이가 선한 사람으로 대접 받았다. 그리하여 이 마을에서는 퀼트를 하는 두평짜리 방 안에서조차 불안을 잠재우는 신기한 공기가 흘렀다. 그녀들은 내게 모두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불안을 잠재우고 행복을 낳는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P139 마을에서 이들을 변화시킨 것은 ‘관계’였다. 관계의 유무에 따라 사람의 행동은 변화한다. 우리는 낯선 사람보다는 나와 친한 사람에게 쉽게 물건이나 시간, 에너지를 내줄수 있다. 모르는 얼굴보다는 나의 친구, 또는 내 아이의 친구들을 위해 자원봉사나 재능기부를 더 쉽게 결정한다. 처음에 이웃과 물건을 주고 받으면서 냉철하게 계산을 했던 나는 관계가 돈득해지면서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사람은 호혜에 쉽게 전염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준 만큼 되돌려 받고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합리적인 계산의 관계어서 벗어나 서로 돕는 배려의 관계로 발을 디딘 것이다.
P144 내 시간과 노동이 쌓은 관계는 오랫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내 것을 먼저 내놓은 것이야말로 관계에 가장 좋은 시작이었다. 그제서야 나도 베푸는 사람 중 하나가 될 수 있어 뿌듯하기도 이 마을의 진짜 선물을 알아채지 못한 채 인절미와 스카프만 받고 조용히 사라졌던 과거의 내가 안타깝기도 했다.
P180 마을에서의 삶 이후 나는 인류 속에 숨어 있는 협력의 유전자를 믿게 되었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배울 기회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마을은 후손에게 서로 돕고 베푸는 방식을 가르쳐 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학교였지만 산업화와 도시화 이후 불과 수십 년 사이에 그 전통은 희소해져 버렸다.
P185 이웃과의 공고한 관계는 연대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관계가 잇는 곳에서는 혼자라면 해결하기 어려울 일에 자기 목소리를 내기 더 쉬워지며 문제를 공론화 시킬 수 있는 연대의 속도가 더 빠르다 이와는 달리 자본주의는 문제를 개인에게 귀결시켰고 우리는 연대와 건강한 분노의 방법을 충분히 배우지 못했다.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은 ‘짜증내지 말고 분노하라’고 조언했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짜증이 손쉬운 해결책이다. 아쉽게도 도시의 네트워크를 통해서는 웃음과 행복보다는 짜증과 불안이 더 쉽게 전염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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