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이 되었다. 귀뚜라미는 토담 밑에서 목소리를 한번 시험해 보고는, 마당과 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어린 시절의 어느 고향으로 이어지는 담을 자신의 노래로 감싸면서 오랫동안 울어 댔다. 사샤는 어둠 때문에 변화된, 그렇지만 여전히 친숙한 건물과 바자울, 그리고 무성한 풀숲에 던져진 썰매 손잡이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것들이 마치 자신과 같지만, 침묵하고 움직이지 않으며, 언젠가는 영원히 죽어 버리리라는 사실이 가여웠다.
사샤는 만약에 자신이 여기를 떠난다면, 자기 없이 이곳 마당에 있는 모든 것은 더 외롭게 살게 될거라고 생각하며, 자기가 이곳에 필요하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