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내부에서 무언가가 찌르듯이 아팠다. 흡사 심장을 뒤집은 다음 서투른 손놀림으로 저며 내는 것 같았다. 자하르 파블로비치는 거대하고 흡사 무너져내릴 것 같은 자연에 의해 짓눌린 저 먼 곳으로 철길을 따라 떠나던 프로슈카의 작고 여윈 몸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자하르 파블로비치는 분명한 사상도, 말의 복잡성도 없이, 자신의 인상적인 감각의 따스함 하나만으로 생각했는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웠다. 그는 자신이 나쁘다는 것을 모르던 프로슈카의 애처로움을 보았으며, 프로슈카나 그의 교활한 삶과는 동떨어져 작동하 - P76

는 철도도 보았다. 그러고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왜 슬픈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름도 없는 자신의 슬픔에 애통해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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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 인간은 노동 속에서 스스로를 능가하여, 자기 생의 의미보다도 더 훌륭하고 견고하게 물건들을 만들어 낸다. 게다가 자하르 파블로비치는 인간의 바로 그 불타는 흥분된 힘, 노동하는 인간에게서는 어떠한 출구도 찾지 못한 채 침묵하고 있는 힘을 기관차에서 찾아냈다. 통상, 수리공은 술이 취하면 이야기를 잘하는 법이고, 기관차를 모는 인간은 자기가 기관차라도 된 양 거대하고 무시무시하게 여겨지는 법이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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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이 되었다. 귀뚜라미는 토담 밑에서 목소리를 한번 시험해 보고는, 마당과 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어린 시절의 어느 고향으로 이어지는 담을 자신의 노래로 감싸면서 오랫동안 울어 댔다. 사샤는 어둠 때문에 변화된, 그렇지만 여전히 친숙한 건물과 바자울, 그리고 무성한 풀숲에 던져진 썰매 손잡이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것들이 마치 자신과 같지만, 침묵하고 움직이지 않으며, 언젠가는 영원히 죽어 버리리라는 사실이 가여웠다.
사샤는 만약에 자신이 여기를 떠난다면, 자기 없이 이곳 마당에 있는 모든 것은 더 외롭게 살게 될거라고 생각하며, 자기가 이곳에 필요하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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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가을하다 - 12g, 7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9월
평점 :
품절


브라질 산타루시아 #5가 제일 맘에 들었다. 매일 색다른 맛을 접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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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은 점점 더 어려워졌는데, 나는 이 점이 가장 두려웠다. 만약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나는 아마도 몇 시간 안에, 새벽이 오기도 전에 죽고 말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 부당성 때문에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내가 삶을 낭비했다고 말하지는 못하리라. 사실 지난 몇년간은 내게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삶이라는)경험을 중단시킬>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반대로 삶이 - P104

내게 미소 짓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컨대 이 모든 것이 잘못 설계되었다. - P105

빨간 신호에 걸려 서 있는 차를 불러 세우는 데 성공했다. 그 차를타고 있던 젊은 한 쌍을 나는 기억한다. 그들은 나이트클럽에서 나오는 길인 것 같았다. 나는 병원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 여자가 간결하게 약간 짜증을 내면서 가르쳐 준다. 그리고 침묵의 순간. 나는 거의 말을 할 수도, 서 있을 수도 없다. 혼자 가는 것이 불가능한 게 분명하다. 나는 그들을 쳐다보면서, 무언으로 도움을 청한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이 지금 자신들이 무슨 짓을하고 있는지 깨닫기나 하는지를 자문해 본다.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고 차가 다시 움직인다. 나중에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한마디 말이라도 나누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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