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짜고, 쥐어짜고, 또 쥐어짜고! 아침 내내 경뇌유를 쥐어졌다. 나는 나 자신이 향유 속에 녹아들 때까지 그 경뇌유를 쥐어짰다. 이상한 광기에 사로잡힐 때까지 그 경뇌유를 쥐어짰다. 나도 모르게 동료들의 손을 부드러운 기름 알갱이로 착각하고 쥐어짜기도 했다. 그러면 풍요롭고 애정이 넘치고 친근하고 다정한 감정이 생겨났기 때문에, 마침내 나는 끊임없이 동료들의 손을 쥐어짜며 그들의 눈을 감상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중얼거리기도 했다- 오오, 사랑하는 친구들아, 우리는 어째서 언제까지나 신랄한 감정을 품어야 하고, 사소한 일에도 기분이 상하거나 불쾌해하거나 질투해야 하는가? 자, 우리 모두 서로의 손을 쥐어짜자. 아니, 우리 모두 자신을 쥐어짜서 서로에게 녹아들자. 경뇌유 같은 우애 속에 우리 자신을 통째로 쥐어짜 넣자. - P566
인간들이여! 불을 정면에서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마라. 절대로 키를 잡은 채 꿈꾸지 마라! 나침함에 등을 돌리지 마라. 왈칵 움직이는 키 손잡이의 첫 암시를 무시하지 마라. 인공적인 불의 붉은빛을 받으면 모든 것이 무시무시하게 보이니까, 인공적인 불을 믿지 마라. 내일, 자연의 햇빛속에서 보면 하늘은 밝을 것이다. 갈라진 불꽃 속에서 악마처럼 보이던 자들도 아침이 되면 딴사람처럼, 적어도 훨씬 온화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금빛 찬란한 황금빛 태양, 그것만이 유일한 진짜 등불이고 나머지는모두 거짓이다. - P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