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심술 사나운 늙은 선장이 나에게 빗자루를 들고 갑판을 쓸라고 명령한다 해서, 그게 어쨌다는 말인가? 『신약성서』라는 저울에 달아보았을 때 그런 굴욕쯤 무슨 대수겠는가? 그 늙은 선장의 명령에 고분고분 따른다고 해서 대천사 가브리엘이 나를 조금이라도 업신여길까? 이 세상에 노예 아닌 사람이 있느냐고 묻고 싶다. 늙은 선장이 아무리 나를 부려먹고 괴롭혀도 괜찮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어떤 식으로든-다시 말해서육체적인 면에서든 정신적인 면에서든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따라서 모든 사람이 돌아가면서 때리고 맞는다는 것, 그리고 서로 어깨뼈를 부딪치면서 만족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