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반양장)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가짜 뉴스’, 혹은 악플과 실체의 상관관계

카뮈 <이방인>이 이제 입소문을 통해, 우리 사회에 새롭게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제대로 된 리뷰들과 교보문고를 중심으로 전 서점에서 골고루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알라딘 한 서점만 두고 보았을 때는, 역자노트를 뺀 페이퍼 백 <이방인>을 낸 6월 이후 꾸준히 판매가 늘어, 지난 주 고전소설 주간 2위에까지 올라왔었다. 그런데, 기존 가장 많이 읽히던 <이방인>의 판매를 넘어서고, 내가 다시 카뮈의 <페스트> 연재를 시작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때문인지(^^;), 갑자기 이런 악플이 또 하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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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괴상한 번역 읽고 기성 권력에 대항하는 지적 레지스탕스가 된 양 행세하지 맙시다. 유사번역
가지볶음 ㅣ 2018-09-21 l 공감(0) ㅣ 댓글(0)

리뷰는 길게 쓸 필요도 없다. 이런 이들의 목적은 별점 하나를 주면서 기존 것을 까 내리는 것으로 족한 터이니. 실제로 9점대이던 별점은 7점대로 내려앉았고, 책 내용을 보러 들어온 독자 눈에는 가장 맨 위에 올라와 있는 저 글만 보일 수밖에 없다. 내가 독자라도 저런 악플이 달린 책을 굳이 사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책판매는 급감했고, 오늘보니 순위가 15위다)

저런 이들의 공통점은 저 주소가 급조된 유령의 것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이런 악플 하나 하나가 별게 아닌 듯해도 실제로는 통한다는 사실일 테다. 우리 어르신들의 인식을 갉아먹는 북한에 대한 저 수많은 가짜뉴스들처럼 말이다. 그러니 저들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좀더 근원적인 부분을 들여다보면, 저런 일을 별 죄의식 없이 벌일 수 있는 이의 인성에 대한 것이다.
그들은 결코 책을 읽지 않는다. 가짜 뉴스든 악플이든, 사람들이 진정으로 공감하는 책은 읽지 않는다. 그냥 주워들은 것을 짜깁기해서 제 나름으로 정리해 사고하는 것이다. 저렇듯 제법 그럴싸한 수사를 사용해.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는 많은 독서가 꼭 좋은 것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유 없는 베스트셀러나 엉터리 책들은 오히려 개인의 인성을 망쳐버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조건 많은 책을 읽으면 좋다는 말을 듣고 자랐고, 하고 있지만, 나는 경험적으로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곬의 독서는 오히려 책을 읽는 이들에게 바른 인식을 키우기보다는 아집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책을 추천하고 권하는 이는 정말 중요하고 신중해야 한다.
한 권의 책이 그야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생 책을 사보지 않다가, 유명인이 정말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이라고 해서 큰맘먹고 사서 읽었는데, 정말 좋은지도,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면, 그 사람이 다시 책을 사볼 생각이 들기 까지는 다시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좋은 책으로 인성이 함양된 이에게는 결코 ‘가짜뉴스’나 유령이 쓴 ‘악플’ 따위가 통할 리 없다.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는 가짜 뉴스나 악플이 횡행할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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