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정석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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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번역서를 출간하면 여지없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악성 댓글들…….

0개 주는 법은 없나? 매번 자기 번역이 짱이라는데 초벌 번역보다 못한 수준

도저히 읽을 수 없는 구글 번역체로 가득한 책. 정말 번역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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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책도 나가기 전부터 바지런하게 번역서 밑에 글을 다는 저분들의 마음은 도대체 무엇일까?

따라가다 보면, 짐작되는 바는 있다.

구글에 이정서검색해 보세요. 이 출판사가 소위 이방인 번역 논쟁 때도 노이즈 마케팅으로 비판을 많이 받으셨던 것으로 아는데요.”

어떤 목적을 지니고 본질은 팽개쳐 둔 채 선동하고 왜곡시키는 자들로 인해 겪는 피해는,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사실 모른다. 어떤 대응도 사실 무의미하다. 오히려 말이 말을 부를 뿐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읽는 이들은 거의 없다. 어떤 사실이 개인에게 전달될 때쯤에는 이미 많은 부분이 생략되고 왜곡되고 굴절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 마음먹고 한 사람을 죽이고자 마음먹는다면 법적인 방법이 아니고서야 그걸 막아 낼 길은 없다. 선거철이면 흔히 등장하는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과 같은 맥락이다. 내가 정치인 이재명을 보면 안타까운 것도 그런 이유...

독자나 순진한 시민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섣불리 누군가의 선동에 현혹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 헛정보를 읽는 데 시간을 낭비한 것은 둘째치고 사회에 대해 깊은 불신감을 키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필요악이 되어 버린 SNS 시대, 독자들이, 주권자들이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

아주 오래 전 쓴 글로 <번역의 정석> 책에 실려 있기까지 한 글인데, 여전히 조금도 변함없이, 내용 형식까지 똑같이 올라오는 글들. 경쟁상품에 별 하나 주고 악담하기. 이제 이런 자들은 버젓이 책을 읽었다고까지 하고 나선다.

우리 사회와 출판이 살려면 이런 자들부터 솎아내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인지 훨씬 교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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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관련기사 하나

 

번역의 정석

분명하게 쓰는 사람에게는 독자가 따른다. 난해하게 쓰는 사람에게는 주석자가 따르고.”

 

알베르 카뮈는 이런 신념으로 작품마다 문장을 명료하게 썼다. 그러나 그의 명저들은 한국에서 오역투성이로 번역돼 출간됐다. 가령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가 아랍인을 죽인 이유가 단지 햇볕 때문이라는 것도 오역에 기인한다. 문맥을 살펴보면 뫼르소의 살인은 정당방위였다. 한 신진 번역가는 이 같은 주장으로 2014년 문단에 논란을 일으켰다.

 

신간 번역의 정석은 당시 논란의 당사자인 저자가 한국 번역문화의 문제점을 질타하고 바른길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쓴 책이다. 저자는 작가가 쓴 문장은 하나라며 번역은 그 하나의 의미를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번역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는 얘기다.

번역가는 작가가 고뇌하면서 쓴 문장은 가능한 한 그대로 옮겨야 한다. 그러자면 작가가 쓴 부사, 형용사, 쉼표, 마침표, 접속사 등도 함께 옮겨야 한다. 직역이 번역의 정석이다. 의역은 직역이 잘 안 될 때 역자들이 쓰는 쉬운 타협 수단이라는 것이다. 문장이 윤문될 때 소설의 맛은 죽는다. 의역마저 오역일 때 독자는 틀린 내용을 읽고 잘못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불멸의 고전 노인과 바다》 《어린 왕자》 《위대한 개츠비등의 오역을 바로잡아보면서 적확한 번역의 길을 제시한다. 외국어에 대한 연구가 깊어지면서 국내 번역계도 성찰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전기로 삼을 수 있는 책이다.(이정서 지음, 새움, 352, 15000) 2018.8.9.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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