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hainaim
🏵 서리꽃 1, 2
🏵 조정래
▫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아리랑],[한강]을 비롯한 여러 장편소설 발표
▫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만해대상, 현대불교문학상, 심훈문학대상 등을 수상
▫ 은관문화훈장 수훈
🏵 조정래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난 게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10대 때부터 『태백산맥』을 시작으로 『아리랑』, 『한강』을 비롯해 대표작들을 하나씩 찾아 읽었던 기억은 선명하다. 그래서인지 조정래 작가의 신작이라는 말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마음이 갔다.
그런데 이번 『서리꽃』은 조금 다른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밝힌 작품이라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이 소설은 조금 특별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정래 작가는 지난해 복부대동맥 수술을 받으며 죽음의 문턱을 넘는 일을 겪었다고 한다. 그런 시간을 지나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완성한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단순히 '신작 한 권을 읽었다'는 느낌으로는 이 책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다시 써 내려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특히 마음에 남았던 건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요즘은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서도 쉽게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표현하고, 관계를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 『서리꽃』은 그런 편리함과는 조금 거리가 먼 사랑을 보여준다. 한 사람을 오래 기다리고, 그 사람이 무너졌을 때 곁에 서고,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까지 함께 감당하는 사랑.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사랑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결국 그 사람의 기쁨뿐 아니라 슬픔까지 함께 견디는 일은 아닐까.
사진으로 남겨둔 문장 중에서도
“사랑한다는 것은 함께 우는 것이다.”
라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사랑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는 조금 다른 문장이었다. 함께 웃는 것은 어쩌면 쉬울 수 있지만, 함께 우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
그리고 책 속에는 사랑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돈과 성공, 부모와 자식, 자본주의의 냉정한 현실, 사람이 가진 욕망과 상처가 사랑과 뒤엉켜 있다. 특히 사진 속에서 밑줄을 그어둔 문장처럼, “인간의 만남은 빛이었다.”라는 느낌이 책 전체를 흐르는 것 같았다.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누군가를 만나고, 그 만남 하나가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반대로 아무리 애써도 붙잡을 수 없는 관계도 있다. 결국 우리의 삶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닐까.
『서리꽃』을 읽으면서 나는 오래전의 나도 자꾸 떠올랐다.
10대 때 조정래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는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큰 이야기만 보았을 것이다. 역사와 사회, 인간의 삶을 따라가며 책장을 넘겼다면, 지금의 나는 같은 작가의 문장 안에서 조금 다른 것들을 발견한다.
사람의 마음.
관계의 무게.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의 깊이.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나는 작가의 문장은 이렇게 다르게 다가오는구나 싶었다.
특히 작가가 “지금까지는 100m 달리기 식으로 마치 투쟁하듯이 써왔다”고 말하며 이제는 자신의 몸에 조금 자유를 허락하고 싶다고 한 이야기도 마음에 남는다.
수십 년 동안 쉼 없이 장편소설을 써온 작가가 자신의 마지막 장편이 될지도 모르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으며 하는 말이라서 더 묵직하게 들렸다.
그래서 나는 『서리꽃』을 단순히 '조정래 작가의 신작'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어온 작가가 자신의 문학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사랑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를 남긴 작품이라고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참 고맙다.
10대의 나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었던 작가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한 번 사랑과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으니.
눈 위에 서리가 내려 만들어지는 꽃처럼, 차갑지만 아름답고 쉽게 피어나지 않는 것이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어쩌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이 힘든 순간에도 끝까지 함께 울어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 다시 책상 앞에 앉은 작가가 마지막 장편
#서리꽃 #조정래 #장편소설 #신간 #해냄출판사 #철학도 #미술학도 #사랑 #이야기 #서평 #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