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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요괴상점 :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
18세기구름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조선 팔도에 요괴가 출몰했다!"
@lagom.book

👻한성요괴상점 :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
👻18세기구름 지음
▪ [세계의 문학]에 네 편의 시로 등단
▪ [소멸의 의식]으로 삼성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
▪ [한여름 밤의 마법]으로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수상
▪ [달의 노래]로 황금드래곤문학상 수상
👻 조선 팔도, 그것도 궁궐에 요괴가 나타났다! 이제 이야기가 시작인데 이야기가 끝나버려서 너무나 아쉽다. 한성요괴상점 원본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 본문
p8
인간과 요괴와 신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마음이 닿지 않으면 요상하고 괴이한 존재이고, 인간의 마음이 진심으로 믿고 바라면 신령스러운 존재가 된다. 그러니 인간과 요괴와 신령을 누가 명확히 하겠는가? 불과 물과 흙과 돌의 근본이 하나이듯 인(人)과 귀(鬼)와 신(神) 또한 그러하다.
p12
사람들은 한성요괴상점이 풍속이 다른 이국의 물건을 거래하는 곳이라 추측했다. 하지만 이곳이야말로 조선에 하나뿐인, 요괴 일을 받아 해결하고 이물(異物)을 거래하는 상점이었다.
p27
하지만 이제 보니 너무나 인간적이지 않은가. 오히려 이 얼마나 오만하고 자유로운 영혼이란 말인가. 백성 주제에 감히 하늘과 같은 임금을 시험하다니, 거추장스러운 예법ㅂ과 의식에 매인 궁궐에만 묶여 있다가 이런 자를 보니 속이 다 후련했다.
p31
"강철이 같은 대단한 요괴라면 임금을 발가벗기는 장난 따위는 치지 않았을 거예요. 요괴로서는 위험천만한 궁궐에 들어와 사소한 장난이나 치다니, 떠오르는 녀석이 없어요. 정말 요괴의 짓일까요?"
p37
요괴 정보원에게는 꼭 써야 할 돈이 있었다. 가장 큰 것은 요괴들과의 정보 거래에 드는 비용이었다.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 보통은 음식인데 요괴도 인간처럼 고기나 떡, 생선을 좋아한다. 음식이 아니라 장신구나 옷 같은 물건을 요구하기도 했다.
p55
얼어붙은 부용지 위에서는 독각귀와 쌍각귀가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얼음에 구멍을 뚫고 낚시를 하는 물귀신도 보였다. 주변을 어슬렁대는 도깨비, 객귀, 수인귀, 아귀가 눈에 띄는 것만 열이 넘었다.
p65
조선에서 결계가 가장 튼튼한 곳이 궁궐이다. 담장이 높고 금군이 철통같이 수호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늘의 뜻을 대신해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이 머문다는 그 상징성이 가장 두터운 결계가 되어준다. 그런데 이런 궁궐을 미천한 잡귀가 제집처럼 들락거릴 수 있다는 건 한 가지 사실을 의미했다.
"열린 문을 통해 떳떳하게 들어왔다는 뜻이지."
p81
잠시 물러선 인간과 요괴는 숨을 돌리지 않고 다시 맞부딪친다. 밤하늘에 칼 두 개가 빛으로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빛은 시간의 충돌이었다. 정명의 정의와 요괴의 염원이 빚어낸 시간, 인간 무사와 요괴 무사의 시간이었다.
p87
"나라를 망치는 건 요괴가 아니야. 민의를 조작하고 사리사욕을 채우고 멋대로 갑잘을 하면서도 귀신처럼 쏙쏙 빠져나가는 인간들이지. 확인은 했겠지?"
p93
이영이 처음 요괴를 만난 곳은 외가인 경기도 양근군 송학마을이었다. 외가에 갈 때마다 여덟 요괴와 어울렸다. 그리고 함께 궁으로 돌아와서 몇 날이고 웃고 떠들며 지냈다. 그럴 때면 가까운 내시와 궁녀가 이상한 눈빛으로 봤지만 아무도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
p97
"사실 어느 쪽도 다르지 않아. 요괴의 세계를 선택한다고 해서 불행해지는 건 아니야. 결국 행복은 스스로가 만드는 거니까. 하지만 두 세계를 전부 가질 수는 없다. 3년 후에는 선택해야 해."
p101
"귀태의 수명은 길어야 서른이다."
태생부터 인간과 요괴의 세계를 다 가진, 경계에서 태어난 목숨은 다른 이들보다 짧았다. 만물의 법칙에서 벗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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