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을 벤 물결 - 카르마, 고통의 대물림을 멈추다
유영식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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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반복되는 삶 속에서,
그는 멈추는 법을 배웠다."

@midasbooks

📝 칼날을 벤 물결
카르마, 고통의 대물림을 멈추다

📝 유영식 장편소설
🔸사람의 마음을 오래 바라보는 작가
🔸현재 전자제어펌프 전문기업 (주)두크에서 부사장으로 재직
🔸삶과 일의 현장에서 얻은 통찰을 글로 이어가고 있음

📝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 그리고 그 고통을 다음 세대로 이어주지 않는 법을 조용히 들려주는 작품이다.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나는 지금 무엇을 반복하며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오래 남는다.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진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 본문
p39
운동장으로 나서는 순간, 몇몇 시선이 곧장 도윤에게 머물렀다. 등에 식은땀이 번졌고,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어디선가 킥킥대는 웃음소리가 귀 끝까지 파고들었다. 도윤은 고개를 숙였다.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운동장 먼지가 바람에 흩날려 낡은 교련복 위로 내려앉았다. 그 순간, 도윤은 다짐했다.
'언젠가... 이 순간을 견뎌낸 내가 부끄럽지 않은 날이 오겠지.'
하지만 지금의 도윤은 그저 발끝만 바라본 채 숨죽이고 서 있을뿐이었다.

p65
"우리 모두의 길이 같을 수는 없어. 누군가는 취업에, 누군가는 대학에, 또 누군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각자의 자리에서 끝까지 자신을 믿고 해내는 거야."
잠시 교실을 둘러보던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이 교실에서 보낸 시간을 잊지 말자. 어디로 가든 고개 숙이지 말고 당당하게 걸어가지."

p162
'나는 더 이상 이 고통을 물려받지 않겠다. 내가 끝내야 한다. 내가 끊어내지 못하면 이 고통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 결심은 바닷가에서 누나에게 했던 말과 맞닿아 있었다.
"누나, 이제는 알 것 같아. 고통은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라 끊어내야 하는거야."

p173
며칠 전 읽었던 그 문장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 그 고통을 바라보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
이 문장은 이제 도윤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과제처럼 다가왔다.

p210
누나의 희생을 단지 비극으로만 여기던 마음, 할머니의 고단한 삶을 불행으로만 보던 마음은 조금씩 방향을 바꾸었다. 고통은 여전히 고통이었지만 동시에 감사해야 할 생의 토대이기도 했다. 누나의 글귀가 남긴 불씨는 이제 감사와 원력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이 고통의 사슬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도록 내 안에서 그 흐름을 고요히 멈추게 하리라.'

p215
'고통은 이어지지만 끊을 수도 있다.'
도윤은 이제 그 문장만이 아니라 그 문장이 놓여 있던 마음의 자리까지 떠올릴 수 있었다. 절망의 가장자리에서 겨우 붙들었을 희망. 그는 연필을 내려놓고 손바닥으로 가슴을 눌렀다. 맥박이 또렷하게 손끝으로 전해졌다.
'삶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반복하는 것이다.'
첫 문장을 소리 없이 되뇌자 그 뒤를 이을 말들이 차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p235
글을 쓴다는 것은 어느새 수행과 다르지 않은 일이 되어 있었다.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는 일, 흔들리는 마음을 억지로 밀어내지 않는 일, 반복되던 삶의 습관을 멈추어 보는 일. 그런 시간들이 모두 문장 속에 스며들고 있었다. 그는 다시 원고지 위에 한 줄을 적었다.
'고통은 나를 무너뜨리기도 했지만 결국 나를 깨어 있게 만들었다.'

p258
'나는 왜 이 길을 택했는가, 무엇을 남기려는가?'
도윤은 그 물음에 천천히 답했다.
'글은 단지 종이에 새겨진 문장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고통을 비추는 거울이자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작은 불씨였다. 그 불씨가 전해질 때, 사람들은 잠시라도 자신을 붙들던 매듭에서 풀려 날 수 있었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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