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옥상에서 기다릴게 ㅣ 넥스트
한세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5월
평점 :
#도서협찬

"영원의 '유서'를 대신 써줘."
전하지 못한 진심, 내 안의 마음과 마주하는 시간
@giantbooks_official
"난 네가 줄곧 보고 싶었어."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
⏰ 옥상에서 기다릴게
⏰ 한세계 지음
✔ 숙명여자대학교 홍보광고학과 졸업
⏰ 한 줄 서평
✔ 유서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첫장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영원의 일기장을 읽으면서 자신의 마음도 후회도 늦게 알게 되는 유신.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 본문
P18
아무도 오지 않는 공간을 찾는 건 습관이었다. 엄마는 영업직이라 밤늦게 집에 들어오는 날이 많았다. 어렸을적에는 외로움을 참지 못해서 엄마가 올 때까지 울다가 지쳐 잠드는 게 일상이었다. 악몽을 꾸고 엄마한테 열두번인가 열세 번인가 전화를 한 날, 엄마는 나에게 외롭지 않을 수 있는 법을 알려 줬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 가라고, 그러면 혼자인 게 당연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무슨 궤변인가 싶지만, 그때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P26
"뭐만 하면 형, 형, 하고 불러 대는 게 귀찮아서 무시했는데, 같이 밥도 먹고 공부도 할걸. 욕도 안 하고 창피하다고도 하지 말걸. 같은 학교로 갈걸. 그냥 좀 잘해 줄걸 그랬어"
P38
비가 오는 날이면 내내 김영원을 생각했다. 나는 김영원이 옥상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옥상에 갈 때마다 김영원이 있었으니까. 그동안 운이 좋아서 시간이 겹치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알았다. 김영원은 내가 죽을까 봐 걱정되어 왔다는 것을. 답답하다며 난간 앞까지 달려가서 소리치던 애가 옥상을 무서워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P44
나와 김영원의 거리는 언제나 일정했다. 우리 사이에는 한 뼘 정도 되는 타일 네 개 반만큼의 거리가 있었다. 김영원은 옆에 오라고 하지 않았고 내 쪽으로 가까이 오지도 않았다. 꼭 교실에 앉아 있는 것처럼 정해진 자리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안정감이 생겨 더는 옥상 문을 여는 게 망설여지지 않았다.
P60
내가 딱히 착해서 김영원한테 음료를 가져다준 건 아니었다. 나 역시 눈물이 날 때 누군가 알아차려 주길 바랐으니까. 혼자 있고 싶을 때 옥상에 가는 주제에, 내가 혼자라는 걸 누군가 알아주길 바랐다. 모순된 감정이었다.
P114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주제에 발버둥 치는 것도 지겨워. 그냥 아무도 나한테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물론 기대하는 거야 고맙지. 고마운데...너무 힘들어."
P152
12월은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그래도 방학 전에는 말을 해야겠다 싶었다. 겨울방학이 지나면 졸업이고, 그러면 만나기 힘들어질지도 몰랐다. 그래서 택한 날이 방학식인 31일이었다. 행여나 김영원이 내 사과를 받아 주지 않아도 그 뒤는 방학이니까. 도망갈 곳을 미리 만들어 놓다니, 나는 마지막까지 비겁했다.
P202
나 역시 외로운 게 싫었다. 텅 빈 교실도 싫었고 사람 적은 길거리도 싫었고 불 꺼진 집도 싫었다. 김영원이 옥상에 처음 왔을 때는 귀찮기만 했고 내 작은 세상의 침입자처럼 여겨졌다. 누군가 내 곁에 있는 게 익숙해지면 혼자 있는 게 더 싫어질 것 같았다. 그 사람이 떠나면 견딜 수 없을까 봐 무서웠다.
P208
김영원의 빨개진 귀에 대고 좋아한다고 속삭이고 싶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너랑 있으면 괜찮아진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비겁했고 용기가 없었다. 조금만 더 그 순간을 만긱하고 싶었다. 전부 내 이기심 때문이었다.
P229
"기다리는 게 좋아. 그 말 있잖아.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야'라는 말.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내가 늦을 때면, 김영원은 기다리는 게 좋다는 이상한 말을 했다.
P241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그 사람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남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그 사람의 일이 되는 순간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 과정이 그리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걸 알기에 마음을 인정하기 위해 많은 고뇌의 시간을 거칩니다.
P242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서 자신의 마음마저 모른 척하던 유신은 결국 영원에 대한 마음도, 후회도 모두 받아들입니다.
#옥상에서기다릴께 #한세계 #장편소설 #자이언트북스 #넥스트 #NEXT #진심 #시간 #마음 #속도 #방식 #청소년 #서평 #리뷰 #독서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