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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5월
평점 :
#도서협찬

지금 여기를 사는 청소년들의 세밀화
@woorischool
"허언증 개찐따 주제에."
⏰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 황영미 장편소설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
✔ 4년만의 신작
⏰ 한 줄 서평
✔ 나의 학창시절에 비해서 너무나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고 사생활도 노출이 되는 시대. 댓글 하나에 웃고 우는 아이들. 하지만 학창 시절의 두근거림은 다르지 않다. 다른 이들의 시선에 주눅들지 않고 어깨 쭉 펴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한발짝씩 나아가길 응원하고 응원한다.
⏰ 본문
p17
관심받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잠시 우쭐했고, 행복했고, 기뻤다. 하지만 온라인은 한계가 있다. 진짜 세상으로 나오면 여전히 나는 허언증 개찐따니까.
p23
역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어제까지는 숨 쉬는 것도 힘들었는데, 오늘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다음 과목 책을 읽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p28
영원할 수는 없는 걸까? 아름다운 것, 소중한 것이 언젠가는 사라진다는 걸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알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내 삶의 의미, 내 존재의 뿌리가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다.
p37
어쩌면 내가 오해했는지도 모른다. 반 애들이 다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 윤도하 무리만 나를 개찐따 허언증이리고 생각하는 거고, 그 소문이 많이 퍼진 게 아닐 수도 있다.
쉬는 시간에 도서관으로 가며 생각했다. 계속 주눅 들어 있던 내가 약간 당당해진 이유가 뭔지. 그사이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니, 아무래도 [무무] 때문인 것 같다.
p50
세상의 기준에 따라 내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이 된다는 건 정말 끔찍하다. 배울 게 많고 닮고 싶은 사람은 진심으로 존경하고 추앙하겠지만, 외모든 집안이든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었을 뿐 스스로 한 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을 왜 떠받들어야 하지? 그들이 내게 뭘 해 준 것도 아닌데, 내가 왜 그래야 하지?
p61
정확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소문과는 다른 아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나는 사람들이 정해 놓은 기준에서 보면 형편없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 기준이 절대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 동네에서는 환영받는 사람이 다른 동네에 가면 아웃사이더가 될 수도 있으니까. 세상 어딘가에는, 누구 한 사람쯤은,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내게 예쁘다고 말해 줄 사람이 있지 않을까? 고전을 걷다가 내게 잘 맞을지 어떨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p89
타고난 것보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인생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들어 주는 것도 좋았다. 나는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태오가 있었다.
태오, 안태오는 그저 그런 아이들과 달랐다. 이 아이는 전형적인 강강약약 스타일이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다.
p91
태오는 슈퍼매의 심장을 가진 아이야. 그 아이 심장에는 나의 할머니도 들어 있고, 세상의 따뜻한 공기와 생의 의지와 사람을 신뢰하는 이들의 믿음이 들어 있어. 그 아이의 온기가 어느새 내게 스며들었어. 인생에 목표가 생겼어. 나는 태오한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그리하여 더 멋진,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
p147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된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 나 어릴 때 얼마나 가난했는지 알지? 우리 엄마 혼자 나 키웠잖아. 근데 경제관념은 없고, 주변 사람 다 퍼 주고, 그걸 또 정 많ㄷ나고 착각하고...... 그럼 사람이 우리 지민이는 봐 주지도 않고, 나 있잖아, 지금도 어머니한테 감사해. 세상에 친정 엄마보다 시어머니 좋아하는 사람 나밖에 없을 거야."
p169
어떤 댓글이 달리든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 댓글에는 큰 위로를 받았다. 맞다. 우리는 아직 어리고 미리에 내가 어떤 사람이 딜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의욕이 불타올랐다. 세상이 깜짝 놀랄 만큼 매력적인 사라이 되고 싶었다.
p198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 일어난다고 했다. 이 말을 누가 했더라? 모르겠다. 방금 내가 지어 낸 말일 수도 있다. 진짜로 기적이 일어났으니까. 내 앞에 태오가 서 있었다. 태오가 반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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