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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의 힘 ㅣ 꿈꾸는돌 42
이선주 지음 / 돌베개 / 2025년 4월
평점 :
#도서협찬

"서로를 일으켜 주는 덴 큰 힘이 필요하디 않다.
검지의 힘 정도만 있다면"
@dolbegae79
☝ 검지의 힘
☝ 이선주 장편소설
✔ [창밖의 아이들]로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수상, 작품 활동 시작
☝ 한 줄 서평
✔ 저에게도 검지로 일으키는 힘이 있으면 좋겠네요. 서로를 일으키는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예쁩니다.
☝ 본문
P7
나한테 힘이 있었으면 좋겠어.
P13
어자인은 검지로 머리를 툭툭 치는 걸 멈추지 않았다. 남해 일이 두리번거리다가 책상 위에 놓인 필통으로 손을 가져갔다. 필통을 몇 번 뒤적이더니 커터 칼을 꺼냈다. 한 번도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칼. 기껏해야 종이를 자르거나 책상에 낙서하는 용도였던 칼이다. 남해일이 칼 손잡이를 올리자, 햇빛에 반사된 칼날이 번쩍여서 눈이 시렸다.
P17
두 사람 말에 의하면 둘은 나와 영인처럼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이었는데 무슨 일을 계기로 싸웠고, 이후에 다른 반이 되었다가 고등학교에서 다시 만났다는 거다. 유익표는 화를 풀고 싶어서 매번 노력하는데 호여준은 풀지 않았다고. 오늘에서야 호여준이 남아서 얘기 좀 하자고 했고, 이제야 화해하나 싶었더니 또 그때 얘기를 꺼내서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웠다는 이야기다.
P18
여러 가지 능력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고 치자.
검지의 힘만 유독 강해지는 능력을 고르는 사람이 있을까? 순간 이동도 아니고, 타임 리프도 아니고, 하다못해 손의 힘이 세지는 것도 아니고, 검지의 힘만 강해지는 능력 말이다.
P42
"그럼 뭔데?"
"용기."
"그 용기를 검지가 준 거야."
"그게 아니야."
앞서 걷던 슬정아가 멈춰 섰다. 뒤를 돌아봤다.
"너희들이 준 거야."
P21
학교에선 성적과 친구가 권력이다. 그렇다면 하윤정은 확실히 권력을 갖고 있었다. 하윤정이 무슨 행동을 해도 그를 지지해 줄 친구들이 있었다. 슬정아는 눈을 다 덮을 정도로 앞머리를 늘어뜨린 채 딴생각에 몰두해 있었다.
P51
슬정아가 고개를 저었다. 슬정아는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었다.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온 힘을 끌어모은 것이다. 검지의 힘이 이제 필요 없다는 슬정아의 말이 떠올랐다. 검지의 힘이 아닌 슬정아의 힘으로 하윤정과 당당히 마주했다.
P72
사람은 타인에 대해 얼마나 알까. 최근에 호여준을 많이 알게 됐다고 여겼는데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영인이가 떠올랐다. 영인이와 서로 모르는 게 없는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영인에 대해 아는 게 없는 것 같았다. 전쟁 때문에 헤어진 이산가족처럼.
P75
그러다 영인을 만났다. 영인을 만나고 비로소 한 사람을 알아 가는 기쁨을 알았다. 영인의 얼굴에서 나를 봤고, 영인의 슬픔에서 내 슬픔을, 영인의 기쁨에서 내 기쁨을, 영인의 성장에서 나의 성장을 봤다. 그렇게 우정을 나눴다.
P93
호여준이야말로 검지의 힘을 가질 마땅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별개로, 호여준이 검지의 무게에 눌리지 않기를 바랐다. '가져갈게.'라고 말하는 순간, 검지의 힘이 내게 돌아 온 걸 알 수 있었다.
P103
누구보다 영인의 부모를 혼내 주고 싶은 건 나였다. 낳아 달라고 사정한 것도 아닌데,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거아닌가? 부부는 이혼할 수 있지만 자식은 다르다.
P131
근사한 삶을 살고 싶다. 내가 나여도 좋은 삶. 내가 나여서 좋은 삶. 죽을 때 다시 태어나도 나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삶. 그런데 이미 그런 삶에서 멀어진 기분이 든다. 왜일까?
P135
'그 힘이 자꾸 너한테 되돌아오는 건 이유가 있어.'
어제 카페에서 헤어지기 전 유익표가 했던 말이 자꾸 떠올랐다.
지금은 유익표에게 힘이 가 있지만 때가 되면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건 하나의 패턴이다. 패턴은 일단 형성되고 나면 특이 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유지된다.
P170
나는 힘이 생겼어.
그 힘을 너에게 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만약 아직도 힘이 필요하다면 나한테 말해.
내가 줄게.
장난으로 하는 말이 아니야. 진심이야.
"줘! 라고 간절하게 말해.
중요한 건 간절한 마음이야.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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