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유 어게인
김지윤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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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다시 만나요, 나의 맛나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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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 유 어게인

🌝 김지윤 장편소설
- 글에서 영상미가 느껴지는 소설가

🌝 한 줄 서평
- 마음이 따뜻해지는 혜화동 그랜마 금남의 맛나 도시락에서 마음도 채우고, 가슴도 따뜻하게 채우는 이야기. 오랜만에 가슴 따뜻한 소설책을 만나서 좋다.

🌝 본문
p69
"다 볼 거야. 고것 좀 못 보면 어뗘. 앞으로 평생 볼 건데. 자식한테는 첫 걸음마를 봐주는 엄마보다 어떤 걸음을 걸어야 되는지 알려주는 엄마가 더 좋은 거야. 네 걸음이 맞아. 잘 선택한거야."

"넘어지는 것도 배워야 돼. 그래야 넘어져도 안 아프게 넘어 질 수 있어. 또 일어설 용기도 나는 거고. 세상에 한 번도 안 넘어지고 사는 사람 있어?"

p80
신이 있다면 한 번은 닿기를 바랐다. 모든 곳에 신이 있을 수 없어서 엄마를 대신 보내줬다는데, 나는 엄마도 없었으니 이번 생에 내 소원 한 번은 꼭 들어주길. 그러면서도 건너편 방에서 자고 있는 금남을 떠올리며 문을 바라보았다. 신은 내게 엄마 대신 금남 할머니를 보내주신 걸까. 옅은 미소를 띠고 들이의 옆에서 잠이 들었다.

p100~101
"...저는. 저 오정이는 겨울을 녹이는 봄 햇살도 따가웠습니다. 너무 따가워서 세상 밖을 나갈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몰랐습니다. 도장을 주면, 내 일므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것을요. 이름은 반드시 지켜내야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몰랐다는 것을 이유로 변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이제야 볕은 따가운 게 아니라 따스한 것이라고 알려주는 분을 만났습니다."

"앞으로는 그분의 손을 닮아가며 살고 싶습니다. 닳아빠진 새끼발톱처럼 살아가고 싶습니다. 열심히요. 씩씩하게요. 부디 평안하게요."

p147
"나는 그 짝이 웃으면 마음이 시려... 너무 그리 애쓸 필요 없어."
갑자기 동그란 해영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슬픔이란 감정이 몸에 번지듯 흰자위가 붉게 물들다가 코끝까지 번져갔다. 꽁꽁 숨겨 둔 상처를 들킨 것 같았다. 눈을 질끈 감았다. 감은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금남도 더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p158~159
"가장 큰 힘이 필요한 순간, 그러니까 가장 간절해지는 순간에는 말이야. 허무맹랑한 마법 같은 일은 잘 일어나지 않아. 그 순간에 널 일으키고 뛰게 하는 힘은 좋은 사람들과의 기억이고, 추억이었을거여. 그럼...어쩌면 또 그게 기적이고, 마법일지도 모르지. 네 스스로가 만드는."

p197
눈을 감으니 잘 보였다. 서로가 보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속에서 선명하게 보였다. 파르르 떨리는 정이의 손눈썹이 보이고 바람에 흔들거리는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모두 보였다. 미친 듯이 뛰고 있는 은석의 심장이 보이고 주먹을 쥐고 있는 손이 보였다. 그리고 가장 소중한 것이 보였다.

p217
한 번도 넘지 못 한 문턱을 넘는 날이었다. 온몸이 터지도록 마음을 부른 오늘. 금남의 말이 맞았다. 사랑하기만 해도 부족한 시간. 그저 사랑만 하기로 했다. 사랑만, 보이지 않는 것을 열렬하게.

p254
"네 삶이 제일 중요해. 세상에 네 선택보다 중요한 건 없어."
자기가 먼저 하늘나라에 가면, 문정 곁에 남편 하나 두고 간다는 게 내내 마음에 걸렸던 금남이 말을 보태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래도 피붙이 하나는 좋은데, 이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꾹 참았다.

p291
내가 살아보니 세상엔 문이 있어. 인생은 그냥 그 문을 열고 안 열고의 차이야. 뭐 별 거 없어. 그냥 그거 하나 차이더라고. 근데 그거 알아? 세상에 자동문은 없어. 자기 문은 스스로 열어야 해. 그러니 이제 그만 문을 열어 보슈. 파이팅! 그럼 또 씨 유 어게인이여.

p323
요 며칠 또 그런 생각을 해봤잖여? 인생은 피었다 지는 거구나. 근데 지는 건 알겠는데, 도통 언제 피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어. 사실 어쩌면 내내 피어 있던 거 아니겠어? 찬란하게 말여.
잊지 마. 그대는 항상 피어 있다는 걸.
글이 너무 길어지니 손이 떨리네. 이제 그만 줄이겠슈.
나는 그냥 그대의 삶이 온통 사랑으로 물들었으면 좋겠어. 그것뿐이야.
나는 이제 긴 여행을 떠날 참이야. 내 삶도 온통 사랑으로 물들여보려고. 그래서 가장 큰 캐리어도 샀어. 환자복은 영 내 스타일이 아니여서 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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