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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
이수연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1월
평점 :
"이 아름다운 소설은 신의 선물이다"
세상을 떠난 그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간절한 마음이 모여 생긴 최소한의 기적
@clayhouse.inc
만약 우리 삶이 5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면,
우리는 모두 공중전화박스로 달려가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화할 것이다.
그리고 더듬거리며 말할 것이다.
사랑한다고.
-크리스토퍼 몰리(소설가)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
📞이수연 장편소설
🔹인생의 절반을 우울증, 공황장애, 식이장애와 함께 살아옴
🔹자살시도 생존자
🔹자살 예방 및 정신질환 인식 개선 강연 활동
📞한 줄 서평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정말 소중했던 사람들과의 특별한 공중전화에서 고인의 마지막 어떤 마음을 만 듣기를 원할까?
📞차례
프롤로그
1장 낙인 금지
2장 공소권 없음
3장 두 개의 얼굴
4장 어쩌면 진실보다 중요한
5장 완전히 무너졌을 때
6장 마지막 마음이 말하고 있는 것
작가의 말
📞본문
p39
아무리 그때를 떠올려봐도 주열 씨는 자살할 사람이 아니었다. 나와 이연이와 함께 살아갈 사람이었다.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라고. 이연이를 함께 키워나갈 거라고. 화창한 날. 높은 건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잘 조성된 산책로에서는 고개를 살며시 올리기만 해도 하는ㄹ이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돌리면 웃음을 머금은 주열 씨 뒤로 나무가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평화로운 순간이었다.
p69
통화 버튼을 누리기 전, 숨을 크게 쉬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거라도 믿고 싶은 마음이 어리석게 느껴지기도 했다. 전화해 보면 알겠지. 그녀의 말이 진실인지. 나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기다렸다. 그의 전화는 이미 해제되었는데 수신음이 들려왔다. 어디에 전화가 걸린 거지? 의아해하며 계속 기다렸다. 그러다 탈칵,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 남편의 목소리였다.
p102
나는 부정할 수 없었다. 그를 온전히 미워할 수 없었다. 처음 내게 보여줬던 웃음들. 서로가 ㅏㅌ이 보냈던 시간. 기념일에 몰래 등 뒤에 숨겨 가져온 꽃다발. 내가 열이 나면 늦은 시간인데도 어떻게든 해열제라도 사 왔던 모습. 그 모습들은 내가 보기엔 사랑이었다. 그가 날 사랑한다고 믿었다. 가끔 폭력적이었다 해도 그 모든 기억을 부정하고 싶진 않았다. 그렇게라도 믿어야만 내 마음이 편했다. 날 살아해서 그런 거라고.
p126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그게 폭력이었구나 싶어요. 죽었다면서 매달린 게 협박이었고, 술 먹고 욕한 거, 밀친 거, 때린 거, 그게 다 폭력이었구나... 그건 사랑이 아니었구나.... 선생님 말이 맞아요.
p175
내가 믿지 못하는 것을 하는 것과 아영이의 마지막 마음을 듣는 것. 둘 중 무엇이 중요한가. 이건 백번을 물어도 아영이었다. 아영이가 살아 돌아온다고 하면 전 재산을 모두 내놓을 수도 있었다. 반면에 이 일은 내가 그녀의 말을 믿고,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공중전화로 고작 전화 한 번을 거는 일이었다. 그녀는 나를 설득하려는 건지,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 건지 감정을 절제하려 애쓰며 말했다.
p244
그제야 지안이 왜 그를 불렀는지 눈치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어떤 방법으로 죽었느냐'가 아니라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느냐'에 대한 회고였다. 애도란, 그 삶을 받아들이고 소화해 내는 과정이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대화하며 마음을 나누는 것, 그게 바로 수용이란 걸 지안은 진작 알아챘던 것이다.
p271
내 주변의 사람들은 오랫동안 날 봐오지 못했지만, 내가 원하는 말을 쉽게 해주었다. 나는 장난처럼 넘기면서도 그 말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마음에 꾹꾹 담았다. 난ㄹ아가지 않도록. 잊어버리지 않도록. 새로운 기억이 쌓일 때마다 그난ㄹ의 기억이 흐릿해질 거라 믿었다. 서울의 나날은 기억하고 술에 취해 잊는 날의 반복이었다.
p351
"슬프지 않은 죽음은 없을 거야. 죽음은 우리도 피할 수 없고 나는 그냥 엄마 대신 내가 슬퍼한다고 생각해. 내가 먼저 떠나면 이 슬픔을 엄마가 겪어야 했을 테니까."
지금의 내가 그때의 정선이를 마주한다면 너무나 슬픈 존재라고 느꼈을 것 같다. 어린 나이에 겪은 어머니의 상실과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온 마음을 쏟아붓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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