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뇌 변호사 NEON SIGN 3
신조하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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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무뇌변호사의
유쾌하고 명쾌한 변론이 시작된다!

"부디 여러분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

❤️무뇌변호사

❤️신조하
▪<인간의 대리인>으로 2022 한국 SF 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 받음
▪공저로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매니페스트> 펴냄
▪스페이스 오페라를 쓰는 것이 꿈

❤️한줄서평
▪ '실리콘 뇌'를 이식받는 '무뇌 변호사'. 우리가 창조해낸 우리가 그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을 변호하는 이유. 앞으로 이런 세상이 과연 올까?

❤️차례
프롤로그
피 흘리지 않는 제물
복종하는 뇌
기억과 유전자의 밤
작가의 말

❤️본문
p9
이번 사건은 비교적 사소한 편에 해당한다. 그저 한 유저가 자살했고, 유족을은 게임 회사에 책임을 묻고 있었다. 흔히 있는 일이었다. 자신들의 문제를 어떻게든 외부에서 찾고 싶은 지리멸렬한 인간들. 열여섯 살 청소년이 알터버스에서 플레이를 하다가 그 영향으로 자살했다는 것이다.

p26
안드로이드가 일으키는 사상 사고는 흔한 일이 아니지만 전혀 없는 일도 아니었다. 대부분의 경우 형식적인 절차에 따라 고용주가 손해배상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가 쟁점일 뿐이었다. 살인로봇이라는 거창한 단어들로 이런 사상 사고가 언론을 장식하던 때도 있었지만, 그런 헤드라인의 유행은 이미 지나갔다.

p57
하루에도 수백수천 대의 안드로이드들이 폐기된다. 고장이 나서, 기분 나쁜 행동을 해서, 실수를 해서, 인간의 명령을 따라서, 인간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서, 인간 같지 않아서 또는 지나치게 인간 같아서.
"제가 열세 살 때, 십삼 년 동안 함께 살던 제 보육 안드로이드가 폐기됐습니다. 왠지 아십니까?"

p78
그들은 내가 시스템을 마구잡이로 헤집고 다니다가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스템이라면 나를 범죄자로 등록하거나, 내 사이보그 증명서에 위험 도장을 찍거나, 변호사 자격증을 박탈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늘 조심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도박이 필요한 날이다. 게다가 정부 기관의 인공지능과 달리 민간 인공지능들은 덜 엄격한 편이었다.

p110
"인간의 정신병적인 해리성 장애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조가람 교수는 얼떨떨하게 대답했다. 인간의 해리성 장애는 스트레스를 방어하기 위한 방어기제의 하나로서 개인의 경험에 따른 인격을 생성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안드로이드의 자아 파편화 증상은 안드로이드 인격의 기반이 되는 기억모델에 인간의 기억 정보가 주입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오류입니다."

p139
그의 오만하고 나이브한 태도와 별개로, 나는 그가 아들을 해치려고 했다는 의심은 일단 거둬들였다. 그는 두려워하고 있었으니까. 그의 뇌는 아들에 이어 자신도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동시에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판이 떨어ㅣ는 것과 그로 인해 닥칠 경제적 위험 역시 두려워하고 있었다.

p171
"김호인 변호사, 해당 법조문은 기억 처분이 정당하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저 ALP는 오민아 씨 모친의 기억을 이식받은 바 있으므로, 그 기억의 소유권은 상속자인 오민아 씨에게 있습니다. 그게 끝입니다. 자신의 기억에 대한 권니가 사람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하고, 이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법의 취지입니다."

P188
나는 그녀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녀는 칠십 세에 가까웠지만 이십 년은 젊어 보였다. 굉장히 투명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시들어가는 아카시아 나무 같다고나 할까. 마른 몸, 투명한 피부와 밝은 갈색의 눈, 흰머리도 검은 머리도 아닌 밝은 머리카락. 나는 그녀가 한국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P219
사실은 모두 오혜성의 기억을 엿본 것이었다. 오혜성의 기억 속에서 오민아와 함께한 기억은 언제나 생생하고 총천연색이었다. 은행잎이 떨어지는 정원에서 오민아의 표정은 클로즈업되었고, 그 장면이 어찌나 자세한지 나는 일곱 살의 오민아가 춤을 추는 동작까지 재현할 수 있었고 그 노래도 함께 흥얼거릴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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