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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창창 - 2024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4년 1월
평점 :
"너는 우리가 온전히 뭉개지지 않고
이 시간을 통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wsesang
🌟별빛 창창
🌟설재인 지음
🔸주먹과 루틴 그리고 알콜성 음료 신봉자
🔸2019년 <<내가 만든 여자들>>로 데뷔
🌟한줄서평
🔸늘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주인공 용호. 자신만의 색채를 찾아 떠나는 주인공 용호가 되어 본다.
🌟차례
1부, 2부, 3부, 작가의 말
🌟본문
p7
내 이름은 곽용호다. 용과 호랑이. 이름이 너무 거창하면 삶이 기구하다는 미신 때문에 한자는 대강 음만 꿰맞춰 다른 걸 썼다. 외할머니가 옥편을 뒤져 가며 찾았다고 한다. 검색엔진에 '용호 이름'을 치면 '아기 이름 검색 분석'이란 타이틀의 홈페이지 하나가 나온다. 거기엔 그렇게 쓰여 있다.
p43
재능. 꿈. 세상에 과연 날 때부터 그 두 단어와 관련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면 듣는 이들은 내가 너무 이상적인 생각을 한다고 평할까? 이상적인 게 아니라 사실은 절망의 표현이라고 말한다면 우습게 여겨 넘기진 않을까?
p55
셋 이상이 알게 된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일 수 없단 말은 도망칠 구석이 있는 인간들이나 할 수 있는 얘기다. 비밀을 어디 슬쩍 누설한다고 하더라도 아사할 걱정 없는 사람들이나. 그래서 우리 셋은 똘똘 뭉칠 수 있었다.
p131
장현은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별이 많나 싶어 따라 고개를 젖혔더니 별은 없고 안개만 자욱했다.
여기서는 별 잘 안 보여, 전성이 말했다. 아주 끈질기게 살아서는 숨 푸욱푸욱 쉬는 것들이 워낙 많아서 김이 무척 자욱하게 서려 있거든.
p175
엄마를 찾아오겠단 목표는 없었고 실제로 찾아오지 못했다. 않았다고 해야 더 맞으려나. 어쨌든 목표가 없었으니 실패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나는 왜 울었나.
왜 나는 아무도 주지 않은 상처를 혼자 받았나.
p243
엄마가 어느 드라마에서 쓴 대사였다. 그 대사를 고스란히 읊었다. 그 뒤로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안 그런 척 했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통째로 몇 문단을 외울 만큼 당신을 이해하고 싶었다고. 당신이 어떤 식의 개체인지, 왜 내게 이렇게 구는지, 당신과 어떻게 하면 교감할 수 있을지...알고 싶어 했다고.
p275
사실 제삼자가 본다면, 우리에게 닥친 일을 무진 애를 써 가며 모르는 척하려고 드는 것으로 여겨질지도 몰랐다. 우린 어쨌거나 세븐믹스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처형까지의 절차가 긴 사형수와 비슷한 꼴이기도 했다.
p299
그저 세상에 이런 곳도 이런 사람들도 있다는 것뿐이라고.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나 자신도 몰랐던 거대한 희비극이 아주 근처에 있다는 것도. 오로지 타인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숨어 사는 희비극.
p328~329
"안전하고 온전한 사랑이란 게 생각보다 되게 소수의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 같지 않아요?"
그가 물었다. 그래서 나는 대답해주었다.
"언젠가는 찾게 될 거에요. 지금이 아니더라도."
내가 이런 말을 엄마에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엄마도 나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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