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라, 공! - 각자의 방식으로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1
박하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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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들의 속마음을 세밀하게 파헤치는
다섯 가지 이야기

자전거 도난 사건을 시작으로
터져 나오는
청소년들의 시린 속마음

@jamobook

벗어나고, 성장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 분투하는 아이들

🚲 굴러라, 공<각자의 방식으로>

🚲 박하령 지음
🔹제5회 살림 청소년문학상 대상
🔹제10회 비룡소 블루픽션상
🔹[발버둥치다] '2020 서울시 올해의 한 책'에 선정

🚲 한 줄 서평
🔹내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면서 잘 건강히, 원하는 방향으로 잘 굴러갈 수 있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기를 옆에서 많이 응원하고 믿어주고 힘이 되어 주려고 합니다.

🚲 차례
🔹대가는 치러야 맛!-공 굴리기: 정하윤
🔹싫고 싫어서 싫은데 어쩌지?-내 식대로 빛날 권리 : 한시연
🔹나는 인증한다. 고로 존재한다-나 좀 좋아해 주라: 손지희
🔹다윗과 골리앗이 함께 사는 법-낮은 포복으로 각자도생: 정인섭
🔹헛헛해, 주목받고 싶어-칭찬은 때론 독이 된다구: 주홍모

🚲 본문
p13
홍모에게 정상적인 의사 전달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더 이상 홍모와 말도 안 섞고 관심조차 끊기로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홍모가 계속해서 나를 자극했으니까, 안 그래도 여자아이들의 태도가 싸늘해져서 불편하기 짝이 없건만, 홍모는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손가락 총과 함께 윙크를 날렸다. 못 본 척 무시하는 걸로 끝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느끼하고 여파도 오래가는 윙크였다.

p19
유명 브랜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애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고, 학교는 자전거 보관소를 새로 만들어 줬다. 그래 봤자 굵은 솨파이프에 칸칸이 걸쇠를 걸 수 있는 고리를 설치해 놓고 그 위에 파란색 비가림용 천막만 지붕으로 얹어 놓은 게 끝이지만, 그래도 맞은편 체육관 건물에 달린 CCTV가 자전거 보관소의 구색을 충분히 살리고 있었다.

p47
이렇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니 그 순위가 절대적인 것도 아니다. 노래방 기계가 뱉어 내는 점수처럼 정확성도 객관적인 근거도 없는 제멋대로의 순위인데 뭘? 게다가 어차피 익명 퉆였고, 그 결과를 감수하는 건 잠깐이다. 그 순위대로 대학을 갈 것도 아니고, 그 순위를 개개인에게 참고하라고 강요하거나 낮은 순위의 애를 왕따시키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말 일이다.

p55
자신은 뭐든지 다 안다는 말투. 네가 뭘 아냐, 내 말대로 해라,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라, 네 머릿속을 나는 다 꿰뚫고 있다, 내가 모를 줄 아냐? 뻔할 뻔 자다, 나는 너 같은 생각 안 해 본 줄 아냐?

p79
꿈이라는 건 모름지기 내가 정말로 원하고, 적성에 맞는다는 확신도 들고, 재능도 있고, 생각만 해도 설레야 할 것 같은데, 요샌 연예인이란 꿈이 내겐 최후의 보루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이거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아닌가 하고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물론 내 마음은 솔직하게 답하지 않는다. 까놓고 그래 봐야 나만 손해니까.

p90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 줘야 비로소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 옳지 않다는 걸 나도 안다. 그런데 아는데도 멈추지 못하겠다면 어떡해야 하는 걸까?

p108
정말 기막힌 사실은 엄마가 이 모든 이야기를 할머니나 아빠가 알면 좋을 게 없다며 속삭이듯, 귓속말하듯이 말했다는 거다. 난 억울해서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입도 뻥끗 못 했을 뿐 아니라, 입에 검지손가락을 대고 소곤거리는 엄마를 보면서 전의를 완전 상실했다.

p151
이젠 더 이상 끌려다니지 말아야 한다. 장손에 대한 기대감은 기대감을 가진 분들에게 돌려드리겠다. 사랑한다며 옴짝달싹 못하게 부둥켜안고, 넘치는 사랑으로 날 이리저리 휘두르는 것도 사야하겠다. 휘둘리면 힘을 쓸 수도, 낼 수도 없으니까. 관심은 오케이지만, 간섭은 노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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