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서의 일 년
이창래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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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라지고 싶었다.
삶으로부터 사라지는 게 아니라,
삶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

여기가 아닌 어딘가,
자기 자신으로부터 너무 멀리까지 떠나 버린 사람의 이야기

📗타국에서의 일년

📗이창래 장편소설
🔸노벨 문학상 수상의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예일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오리건대학교에서 문예창작 석사학위 취득
🔸작가가 되기 전 월 스트리트의 주식 분석가로 일함
🔸펜/헤밍웨이 문학상 등 미국의 주요 문학상 6개를 수상
🔸위 작품은 2021년 발표한 여섯 번째 장편소설

📗한줄서평
🔸700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소설. 20대 청년 틸러 바드먼이라는 주인공의 인생을 바꿔 놓은 운명적인 만남과 타국에서 보낸 일년의 시간들. 그 경험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배우게 된다.

📗본문
p17
하긴 어느 순간에는 우리 모두가 특별한 허기를 느끼지 않는가? 꼭 음식에 대한 허기가 아니라도 말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건 아마 지나치게 만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p54
분명 그들은 각자의 인생을 살려고 간절하게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풍의 아내 미노리는 메르세데스 왜건을 타고 수영장과 첼로 학원으로 아이들을 데려다주며 사이사이 차 안에서 캔디크러시와 비주얼 게임을 할 것이다.

p105
신난 것도 우울한 것도 아니며 관심이 많은 것도 무관심한 것도 아닌, 세상을 향한 표정 때문이었다. 그 표정은 철저하게, 완전히 비어 있다는 면에서 특징적이었다. 나는 다양한 순간의 엄마 모습을 떠올릴 수 있지만, 그 순간들은 꾸준히 서로 녹아 들어간 끝에 전체가 곤죽으로 변해 버렸다.

p201
나는 자식이라면 누구나 자기 부모의 본질적 성품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 우리가 나중에 뭐라고 주장하든 말이야. 우린 부모를 그 씨앗까지 꿰뚫어 볼 수 있어.
그게 나한테는 그 시절의 일반적인 슬픔 이면에 또 한 겹의 슬픔이 있는 이유야.

p291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숨을 참으며 기다렸다.
"영원히 살 수 있는 거야." 그가 헛숨을 들이켰다. "영원히!"
그는 진심인 것처럼 "영원히"라고 말하며, 내 흉골을 손가락으로 찌르고는 진짜 신도처럼 휘둥그레진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보았다.

p349
다른 사람들은 다양한 수준의 열정을 가지고 각자의 짝에게 정착하는 중이었다. 확실히 나만큼 신난 사람은 없어 보였다. 아무리 최고급 호스티스가 나온다고 해도 이건 표준적인 업무 절차에 불과했다.

p454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한 번도 비명을 지르고 싶었던 적이 없다. 그보다는 다른 걸 하고 싶었다. 오래 할 수 있는 걸. 계속해서 오래, 아주 오래 공기를 꿰뚫을 수 있는 음을 낸다든지.

p506
모두가 진심으로 드럼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의 희망찬 지혜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의 태도에서 느껴지는 놀랍도록 겸손한 온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인간적이었다.

p623
이곳 스태그노에서 나는 너무도 쉽게 꿈을 소환한다. 앞서 말했듯 나는 밸과 빅터 주니어와 내가 그럭저럭 잘 지낸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생활이 약간 고요해지기는 했지만, 나는 여전히 일상의 리듬을 제대로 회복하는 데 전념하고 있었다.

"네 안에는 어떤 절박함이 있어.
일종의 허기가 있지.
넌 그게 뭐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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