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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헤의 시간 - 독일 국민 셰프 호르스트 리히터 씨의 괴랄한 마음 처방
호르스트 리히터 지음, 김현정 옮김 / CRETA(크레타) / 2021년 12월
평점 :
조용하고 산뜻한 책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발랄하면서도 귀여운 책이었다. 성격이 나와 비슷한 분이어서 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
호르스트 리히터, 독일에서는 유명한 국민 셰프면서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동하시는 분이라고 하는데 어쩐지 백종원 선생님이 생각났다.
사람을 좋아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즐겁지만 상대방을 만족시켜야 할 것 같은 강박도 있고 그러나 그것도 자신의 모습 중 하나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면에서 무언가 관록이랄까 그런 느낌도 들고.
사실 찔리는 점이 많아지는 책이었는데 그래서 이 책을 읽게되다니 정말 딱 필요한 시점이었네, 고요함이나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건 사실 지금 내 모습이고.. 나의 생활과 면모에 대해 힘들지 않게 반성할 수 있었다.
마냥 조용하고 차분하다기보다는 경쾌한 느낌의 에세이어서 즐겁게 읽었다. 수도원에 가서 묵언수행, 명상 체험을 한다는 글에서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다른 반전들이 계속 일어난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그리고 에세이를 읽으며 나타나는 리히터씨의 여러 모습이 좋았다. 리히터씨는 자신의 서로 다른 모습을 밤과 낮으로, 또는 서로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도시로도 표현했는데 공감됐다. 나도 그런 모습이 많아서. 때로는 그런 사실에 대해 약간 고민할 때도 있는데, 리히터 씨는 아주 명쾌하게 그 모습도 내 모습이지 하면서 넘어가고.
에세이 중간중간 어이, 이건 아니지, 라고 세상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속으로 딴지 거는 것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명상 선생님이나...!, 사실 독일에 대한 어떤... 분위기들을 건너건너 들어왔는데 리히터씨는 어찌보면 자신과 약간 흘러가는 그런 냉담한 분위기를 아주 잘 흘려보낼 줄 아는 실력자 같다.
중간중간 친구와의 대화나 식당 청소에 대한 일, 자신 어렸을 때의 일이나 삶의 경험들, 방송을 하며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등 다양한 경험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많은 일화들을 이 책에 녹여냈는데 그런 모습에서 뭔가 좀... 나도 스스로를 찾는 방법을 배워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도 리히터 씨처럼 지루함을 즐기고 나 자신을 잘 받아들이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여러모로 나랑 닮은 분이어서 더 공감되기도 했다. 사실.. 음 요즘 내 모습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잘 모르겠는 부분이 많아서 고민 중이었다. 비어있는 부분들.... 그래서 먼저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게 된다. 루헤의 시간을 읽고 그러길 잘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