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산골 할머니의 일기, 그 소박함과 다정함 :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특별판
이옥남 지음 / 양철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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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복


추석 명절 다 지내가고 아들과 며느리들은 어제 가고

딸은 오늘 가고 손자는 와서 엄마 가는 것 배웅하고

겨우 점심 해 먹고는 금방 간다.

손자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자꼬 난다.

왜 그리도 섭섭한지.

이제는 자꼬 외로운 생각이 들면서 슬프다.

밖에 나가봐도 시원한 마음은 하나도 없고 먼 산을 바라봐도

괜히 눈물만 날 뿐이지 즐거운 생각은 조금도 없다.

이 비감한 마음을 어디다 하소연하리.

자식들 있어도 다 즈의 생활에 맞추어서 다 가고

나 혼자 남으니 앉아봐도 시원찮고 누워봐도 늘 그식이고

이웃도 적막강산이고.

비는 왜 그리 오는지 앞마당에는 큰 봇도랑 만치

물이 내려가고 뒤란에도 보일러실에도 전부 물 개락이고

밭에도 전부 샘이 터져서 발 딛고 들어서면 진흙에

풍덩 빠져서 어띃게 나올 수가 없네.

물 복은 왜 그리 많이 탔는지 여느 복도 좀 탔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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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기획자의 독서 - 오늘도 책에서 세상과 사람을 읽는 네이버 브랜드 기획자의 이야기
김도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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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람들이 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파리에서 마주한 경험들은 제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이들에게 책이란 숨 쉬거나 걷거나 먹는 행위처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자,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는 걸 매 순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또한 적어도 제가 만난 대다수의 사람이 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파리에 도착하기 전 가진 환상과 실제 비슷한 곳도 있었고 전혀 다른 곳도 있었지만, 그 모든 곳에 책이 있다는 사실이 저를 새로운 판타지로 이끈 것이죠.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파리를 책의 도시로 기억하게 해준 프랑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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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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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록 신기한 것은 이 나이가 되도록 여전히 ‘처음’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지만 하늘 아래 똑같은 것도 실은 없다. 어제 그 하늘이 오늘의 저 하늘은 아니다. 사람들이 여전히 그것을 섬진강이라 부른다고 해도 어제 그 강물이 오늘 저 강물은 아니며, 수만 년 동안 남들이 한 그 사랑이 내 첫사랑은 아닌 것이다.

나는 이곳에 와서 그냥 자연에 맞춰 살아보고 싶어서 아침 시간에 알람을 사용하지 않았다. 글쓰기와 육아 혹은 강연이나 행사 같은 모든 의무를 벗어버리고 온전히 ‘그냥’ 살아보고 싶어서였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무, 밥을 해줘야 한다는 강박을 모두 벗어던질 수 있는 것, 그것이 시골에서 혼자 사는 것의 미덕이다. 생활비가 반 이하로 줄었다.

해 뜨는 시간이 빨라지면 내 기상 시간도 빨라졌다. 먹고 싶을 때 먹고 눕고 싶을 때 눕는다. 겨울이 되면 내 잠도 길어지는 것은 물론이었다. 다만 침대 곁의 동쪽 창이 밝아오면 나는 더 누워 있을 수가 없다. 오늘에 대한 설렘 때문이다.

오늘 나는 무슨 ‘처음’을 맛볼까? 오늘은 어떤 꽃이 새로 피고, 오늘은 어떤 싹이 새로 돋고, 오늘은 어떤 구름이 어떤 바람을 타고 내 곁을 스칠까? 그것은 모두 처음이 될 것이고, 이 처음은 내가 맛볼 마지막 처음일 것이기에 이 단어를 쓰고 있자니 다시 설렌다. 설렘을 가진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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