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 위고 / 2020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읽는것에 비해서 기억할 수있는 능력 부족
그래서 메모도 해보고 독서노트도 쓰보고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는 지금도 갈팡질팡
그래도 이것저것 그냥 해보면서 어느 것이 나에게 맞는방법인지를
찾아보는 중
그래도 읽지 않는것 보다 읽는것이 낫고
쓰지 않는것 보다 쓰는것이 낫다는걸 아니까
오늘도 읽고 쓰고 기억하려한다
마무튼 메모다

。나의 내일은 오늘 내가 무엇을 읽고 기억하려고 했느냐에 달려 있다.


。내가 밤에 한 메모,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나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나의 메모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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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에 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흘 내 빈소를 지키다 병원에 상복을 반납하며 서글픔과 후련함을 함께 느꼈다. 하지만 그런 스스로가 부끄럽지는 않았다. 나는 할 만큼 했다는 마음, 세상 누구도 내게 손가락질할 자격이 없다는 반발심이 들었다. 동시에 누군가 내 손을 잡고 무언가 의미 있고 따뜻한 말을 해주길 바랐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를 간병하는 동안 나 역시 인간관계며 경조사를 거의 챙기지 못한 탓이었다. 다만 지금도 기억나는 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보낸 화환이었다. 플라스틱 꽃바구니 아래 길게 늘어진 흰 띠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 외에 어떤 정보도 적혀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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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은 형용사로만 이루어진 문장 같았다. 가볍게 흔들리고, 흔들리다 떨어질 것 같고, 사라져도 문제될 것 없는 존재. 미옥은 세상을 꾸미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보였다. 꾸밈이 필요 없는 곳이라면 미옥도 필요 없는 존재가 되리라. 나는 엎드려 턱을 괸 채로, 내 앞을 서성이는 불안정함을, 소리 없이 가득한 음악을 감상하는 게 좋았다.
미옥은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심각하게 걱정하는 법도 없었다. 문제가 생겨도 ‘그게 뭐, 별일이라고?’ 말하고는 웃어버렸다. 그냥 웃는 게 아니라 웃어─, 버렸다. 웃음 뒤에 따르는 것들─멋쩍음, 짧은 적막, 달라진 공기, 몸의 들썩임, 허전함, 씁쓸함─마저 웃음과 함께 버렸다. 마치 버리기 위해 웃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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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본질은 약한 척이다. 약함을 인정하는 일. 당신이 나를 돌본다면 나 역시 당신에게 무언가를 주겠다는 서약도 포함된다. 귀신에게 내 약한 목덜미를 보여주어 귀신의 공격 의지를 잃게 만들어야 했다. 기도를 하는 중에 대문 쪽을 바라보면 감나무 이파리들도, 시멘트 바닥도, 기어가는 개미 떼도, 내가 신은 어른 슬리퍼도, 귀신을 향해 맞잡은 두 손도, 밤의 색으로 물든 것처럼 보였다.
어둠을 지배하는 신을 향한 내 믿음은 오래 이어졌다. 훗날 내 기도가 귀신을 향한 서원(誓願)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서늘해졌다. 내 오랜 서원으로, 삶에서 뭔가를 지불해야 할 것 같아서. 죽은 혼에 대고 중얼거린 어린 날의 기나긴 기도, 그 시간이 마당 구석에 켜켜이 쌓여 내 그림자를 이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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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동안 생각했다. 사랑. 미움. 평생. 한순간. 엄마. 아빠. 지겨움. 냄새와 함께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서. 알 수 없을 땐 돌에 기대야 한다. 루비 같은 거. 붉은 돌 같은 거. 부수면 피 흘리는 거.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거. 가질 수 있지만 갖고 싶지 않은 거. 곧 내 인생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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