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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가지 행동 - 김형경 심리훈습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2월
평점 :
<만가지 행동> 김형경 심리훈습에세이
소설가 김형경의 네 번째 심리에세이입니다.
작가가 직접 정신분석을 받은 후 긴 훈습 기간(= 정신분석과정을 철저히 이행하는 작업)을 보내며 체득한 내용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자기의 내면세계로 내려간 만큼만 이해가 가능하게 하는 책입니다.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군요.
Chapter 1 하던 일 하지 않기
Chapter 2 하지 않던 일 하기
Chapter 3 경험 나누기
Chapter 4 정신분석을 넘어서
1,2장이 생각거리를 많이 제공합니다.
4장은 프로이드로 들어가 융을 거쳐 영적정신세계로 나아가는데 이 세계에 다다른 분이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요.
1장 <하던 일 하지 않기> 의 내용을 정리하면
투사하지 말자. ‘상대방에게서 느껴지는 불편은 나의 모습이다.’
소설 <데미안>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 문장이 될겁니다.
이 문장 하나 이해하는데 몇 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충탐해판(충고,탐색,해석,판단) 하지 않기, 이것은 방어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충고는 자기 생에서 실천해야 하는 덕목들을 남에게 투사하는 것이고,
탐색은 상대에게 존재할지도 모르는 위험요소를 경계하는 일이고,
해석은 자기생각과 가치관을 타인에게 덧씌우는 일이고
판단은 제멋대로 남들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행위였다.
내가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온통 충탐해판 아닌 것이 없었다.”
이것만 한 동안 실천해도 마음의 평화가 올 것 같습니다.
열심히 살지않기
"온갖 중독에서 벗어나라, 일중독,학습중독,쇼핑중독,강박적 정보추구, 얼리어답터경향 등."
중년남성이라면 < 열심히 살지않기>라는 제목에서 문득 평안을 느낄 것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살아남는 것은 어렵습니다. 10대부터 60대까지 쉬라고 말하는 이가 아무도 없습니다. 흔한 추천도서목록을 보면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20대 자기계발에 미쳐라>-->(40대 다시 한번 공부에 미쳐라> -><100세시대 50대의 선택> 으로 이어집니다.
한국에서는 쉴 수 있는 세대가 없습니다. 죽음만이 우리에게 안식을 줄 것인가?
사랑도 미움도 없는 상태로 지내기
"사랑한다는 것은 의존욕구가 있다는 뜻이고, 미워한다는 것은 원하는 것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2장 <하지않던 일 하기>의 내용은
자발적 왕따가 되라. 인생의 한 시기는 혼자 조용히 머무는 사람이 되라.
사랑비렁뱅이가 되지말고 자신을 사용하라.
사랑을 구걸하지 말고 사랑을 하세요. 남에게서 찾지말고 스스로를 사용하라. 자기를 사용하라. 자기사랑하기.자기보살피기,자기에게 필요한 것 주기, 자기를 행복하게 하기.
몰라 모르겠는데, 모르는 대로 머물기, 판단과 지식사용을 멈추라.
참는 사람이 장사다. 무력한 채 머물라. 지는 것이 이기는 거다.
아무 것도 원하지 않기.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이 의미있는 결론입니다.
“나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이 묘비명의 의미는 책의 내용을 읽으세요.
* 개인적으로 명리학에 관심이 있던 나로서는 김형경작가의 명리학공부후 얻은 장단점에 대한 통찰은 나를 아프게 합니다. 장점으로는 세상운행에 내재된 질서를 이해하게 되었고,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단점으로는 명리학을 도구로 남의 인생을 해석하고 타인을 판단했으며 그 학문을 활용하여 타인의 사주를 풀어줄 때는 그 지식을 권력으로 사용하였고 타인에게 교묘하게 힘을 행사하는 느낌을 즐겼다. 이러한 사실을 인식한 후 작가는 명리학과 관련된 모든 것을 끊었다고 고백합니다.
책의 내용중 한 문장이라도 실천한다면 책값이상의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네 권의 저자 심리에세이중 가장 의미있는 독서체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