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 모든 이를 위한 책, 그러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백석현 옮김 / 야그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절판이 너무 아쉬운 최고의 번역이다. 

auction에서 어렵게 구해 하루만에 다 읽었다. 

이책에서는  시인으로서의 니이체, 인생과 인간에 대한 통찰력있는 관찰자,니이체를 만날 수 있다.  구하기 어려워보이므로 책 내용을 인용해보도록 한다.

먼저, 시인으로서의 니이체. 

<밤이구나!
샘솟는 샘물은 소리가 더 커지네.
내 영혼도 샘솟는 샘물같아서

밤이구나!
사랑하는 연인들 노래소리만 깨어있네
내 영혼도 사랑하는 연인의 노래.>

<태양은 바다를 마시고 싶어하지.
바다 높이 떠서 바다 밑바닥까지 마시고 싶어하지
바다 역시 젖가슴 봉우리 천개를 열어젖힌 채 욕망에 부풀어 오르고 있지.

바다는 태양이 입맞추어 주기를, 목말라 젖 빨아 주기를 원해
바다는 공기가 되기를, <높은 곳>이 되기를
빛이 지나가는 길목이 되기를, 빛 자체가 되기를 원해!
그래! 태양이 생명과 바다를 사랑하듯 나도 생명과 깊은 바다를 사랑하지>

스케일이 대단하다, 중국의 옛시인을 보는 듯.

<아! 하늘! 시리도록 맑고 깊은 하늘! 빛의 절벽!
너를 쳐다보다 성스러운 욕망에 몸을 떤다.>   

맑고 한없이 높은 하늘을 보고 ‘빛의 절벽’이라고 부르다니 진짜 시인이다.
 
다음은 관찰자로서 니이체

<여자들은, 그중에서도 제일 아름다운 여자들은 껍질이 왜 중요한지 알아.
조금 통통한 껍질,
조금 가냘픈 껍질,
아! 이 조금에 운명이 갈리는 구나!> 

분석력에서 니이체는 칼이다. 인간의 피부는 인간의 모든 것 일수도 있다.
<피부자아>라는 정신분석학파도 있다.

<여자의 젖가슴처럼 잘 고안된 존재들도 많아
기쁨을 주면서도 쓸모가 많은 존재들>
니이체는 여자는 낮게 보면서 젖가슴은 높게 평한다.

<사랑이 커지면 사랑을 요구하지 않아
사랑이 커지면 더 사랑을 줄 뿐>

그리고 결혼에 대한 비판적 고찰. 

<사람들이 물건을 살 때에는 정말 조심스럽지.
예리한 눈으로 이것저것 살피지
하지만 가장 예리한 눈을 지녔다는 남자조차도 부인을 구할 때는
포장지도 풀어보지 않은 채 덜컥 사 버리지.
한 시절 어리석은 만남들, 그걸 자네는 사랑이라고 부르지
그리고 자네의 결혼은
여러 개의 <한 시절 어리석은 만남>들을
평생동안 계속되는 바보짓 하나로 대체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일단 포장지는 풀어보라?

자녀교육에 대한 통찰. 

<아이들에 대한 사랑, 욕망이 함정을 판거지
사랑에 대한 욕망.
아이들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욕망
아이들에 묻혀 나 자신을 잃어버리겠다는 욕망.
욕망한다는 것
그것은 이제 내게는 나 자신을 잃어버린 상태를 뜻해.
아이들아! 너희는 내거야!
이렇게 아이들을 소유하게 되면
세상전체가 확실해지고 다른 욕망이 죄다 없어져.> 

세상에! 오늘의 한국강남 학부모들에게 쓴 글 같다.

그리고 멋진 은유 하나.
<칭찬해 주는 것 같지만 실은 칭찬해 준 대가로 더 큰 것을 받기 원하더군!
이들이 칭찬하고 유혹할 때 연주하는 음악은 멜로디가 엉망이야.
내 발한테 물어보면 알아
그런 엉성한 운율과 째깍째깍 박자에는
차마 춤출수도 없고 가만히 서 있을 수도 없어>
 
끝으로 이 책 전체에서 최고의 잠언.
<사실 인간은 더러운 강물같은 존재입니다.
이제 바다가 되어야 합니다.
더러운 강물을 받아들여도
더러워지지 않는 바다가 되어야 합니다.
초인은 바다와 같은 존재입니다.
초인이 되면 ‘거대한 경멸’이 정화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멋진 번역을 해주신 백석현씨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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