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데빌 Defense Devil 2
윤인완 지음, 양경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이전 부터 만화계엔 재미있는 흐름이 있습니다. 바로 선악의 반전이 그것.

사실 이것은 나가이 고 선생님의 '데빌맨'에서 부터 이미 싹이 트고 자란 개념입니다만,

실제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세상이 세기말을 넘어가며 이전 부터 확연하게 구분되어 왔던 선과 악의 개념이 모호해지고, 성경의 구절에 따르면 우리 인간 세계를 심판하는 것이 창조주인 신이라는 점에서 외려 우리 인간들에게 붙어서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 최대의 목적이며,

그런 우리 인간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되는 악마가 우리를 구원해 주려 하는지도 모른다는,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의 관념과 반대되는 추측을 하는 것이 하나의 트랜드가 된 부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관념이랄까 추측을 교의로 삼은 것이 프리메이슨-하위직은 단순히 선행을 하는 종교 단체가 생각하고 있지만 고위 상층부에선 루시퍼를 섬긴다고 하던가-이죠. 제 개인적으로는 광명회라고 불리는-루시퍼의 의미가 새벽별이라는 부분에서- 일루미나티가 더 그럴싸해 보이지만요.)

여튼 그런 점으로 천사와 악마를 소재로 하는 만화들은 거의 필연이라 할만큼 악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천사의 악행(?)을 고발하고 고뇌하는 내용으로 흐르게 되었습니다만, 이 윤 x 양 콤비의 <디펜스 데빌>은 그것을 하나의 개념적인 설정으로 구현해내어 만화의 소재로 삼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호하게 악마는 껄렁하고 포악하지만 사실은 좋은 녀석이고, 천사는 그런 악마와 달리 냉정하고 인간을 크게 생각하지 않으며 무조건 신에 뜻에 무조건 복종하는, 신이 인간을 전멸시키려 한다면 거기에 동조할 '인간의 적'으로 설정하는 것은 흔합니다만,

그런 악마에게 구체적으로 '변호사'라는 직함을 부여하여 인간(지옥에 떨어지려는 영혼)을 구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생각의 전진을 이룩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것이죠.

(물론 주인공 쿠카바라 자체를 착한 녀석으로 설정한 건 신암행어사의 문수에 대한 반발이랄까, 좀 상투적인 구석이 있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1권 감상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기대를 건 2권이었지만, 

1권 마지막에서 악당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의 무죄를 증명해야하는 상황에 빠지는 이야기에서 전진하여 사실 그는 나쁜 인간이 아니었고 그런 죄인을 쿠카바라가 구해낸다는 부분은,

이전 신암행어사의 반전과 비교하면 어딘지 힘이 빠질 정도로 허무해서 작가님이 의도한 만큼의 임팩트를 느끼진 못하겠더군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반전하여 이후로 계속 라이벌 내지는 조력자가 될 것 같은 '엑소시스트'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만,

여주인공(아마도 그렇게 되리라 예상하는)과 그녀의 측근, 악마 조력자, 쿠카바라 일가의 일 등에 대한 떡밥도 그리 크게 와닿지가 않더군요.

애초에 소재 자체가 악마 변호사인 만큼 악마만이 할 수 있는,

인간으로써는 보여주지 못할 설정과 상황, 전개 등을 대폭 터뜨려도 좋을 것 같은데 지금 단계에선 쿠카바라가 그렇게 날뛰며 지키는 죄인을 괴롭히는 건 그저 상투적인 지옥행 드립 밖에 없어 보이거든요.

차라리 막장의 위험을 타더라도 뭔가 쇼킹한 쪽으로 하나 터뜨려주었으면(아직 초반인지라 독자를 끌고 갈 스타트 파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하는데 역시나 안전한 길을 택한 듯합니다.

나름대로 소년 만화의 법칙을 잘 따라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만, 뭔가 좀 더 독자의 궁금증을 잡아끌고 감탄을 터뜨리게 할만한 부분에선 부족한 점이 많은 전개 같습니다.

실제 현지에서 5권 까지 발매되었고, 그 때 까지의 감상들이 전부 그리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이런 분위기는 5권 까지 이어갈 거라 예상된다는 점에서 그런 무기력한 느낌은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구요.

장편에 한해서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이 두 콤비의 저력은 '충격적인 소재와 전개'라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이런 전개가 계속된다면 과거의 그만한 임팩트를 주진 못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2권을 읽은 후 3권이 걱정되는 작품이 된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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