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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당천 16
시오자키 유지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4월
평점 :
사실 이 작품은 천상천하 만큼이나, 아니 외려 애니메이션이 연속으로 나오고 관련 굿즈(피규어 등)도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선 어쩌면 천상천하 보다 먼저 언급했어야 할지도 모르지만(그만큼 애정이 있는지라) 오늘 까지 미루게 된 일기당천에 대해 이야기 보겠습니다.
작가는 시오자키 유지님.
그림체나 만화 형태만 보면 오구레 이토 작가님의 경우처럼 성인향 부터 시작했을 것 같지만 초반엔 순애물 비스므리한 작품으로 시작하여 지금의 경지에 이른 듯보입니다.
가장 대표적이며 가장 성공한 작품이 일기당천으로 이후 배틀클럽이나 2010년 2월 월간 영 킹에서 연재를 시작했다는 <GODEATH 여신의 혈맥> 등 왕성한 차기작 시도를 하고 있지만,
배틀클럽은 현재 정발 4권에 멈춘 상태고 갓데스 역시 그리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일기당천만 꾸준하게 신권이 나오는 상태죠.
그만큼 일기당천이 잘나가고 그에 대한 리바운드로 작가님 역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겠습니다.
여튼 이 <일기당천>은 어제 포스팅을 한 <키스X시스>와 같은 코믹검에서 연재되고 있는 작품으로,
삼국 시대의 무장들의 영혼이 깃든 옥돌(귀걸이 형태의 옥석)이 현대의 일본으로 흘러들어와 새로운 육체를 지닌채 부활한다는, 다소 판타지스러운 설정에서 시작된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여타의 대작들이 그렇듯이 초반엔 단순한 단편 내지는 기본적인 청년지의 설정 정도로 기획된 작품이었는데 그 기획이 가다듬어지고 세를 키워 결국 지금의 형태가 된 케이스라고 합니다.(1권인가 2권 부록에 그 단편이 실려있죠. 참고로 초기의 주인공은 여성 캐릭터가 아닌, 하우돈.)
다만 이 작품이 단순히 잘 살고 있는 사람에게 귀걸이의 형태로 빙의되고 운명이 지워진다는 설정으로만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애초에 주인공인 손책의 경우는 평범한 여고생이었다가 손책이 되는 것이 아닌, 아버지 부터가 손견이었죠.(.....)
(작가님의 입맛대로 이리저리 짜맞춘 설정이라는 것이 노골적으로 들어나는 부분입니다만 그래도 재밌으면 그만이니 올라잇!)
그 외의 특징으로 천상천하와 달리,
일본의 무에 묶여있지 않은 '삼국지'라는 소재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비스씬과 바이올런스 등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실제 역사 기록대로의 성(性)을 따르지 않고 대부분의 캐릭터를 여성(젊고 아름다운 미인)으로 설정하고,
거기에 더해 삼국으로 표현되는 세력도를 하나의 작은 도시에 묶어놓는 극악한 설정으로 초반 부터 피바람과 서비스가 몰아치게 만들어 놓습니다.
(가끔 나오는 남캐는 전부 변태 아니면 또라이, 그나마 손책의 최측근인 주유를 비롯하여 중심인물인 조조, 동탁, 태사자, 왕윤 등은 훈남으로 표현했지만 그 외엔 그닥.....)
여튼 결국 성비율 대비로 인해 여성 대 여성이 싸우게 되는 구도가 이루어지지만 그건 거의 보스급 배틀의 경우이고 대부분은 피라미 같은 남캐들을 상대하며 의복이 휴짓조각이 되는 서비스가 만발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 식으로 '삼국 대전 당시의 기억을 가진 장수들의 현대 일본의 아바타들이 과거의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발버둥치면서도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다투는 이야기'를 중심 소재로 하여,
역사대로의 세력과 파워 밸런스를 지키면서도 기록된 역사의 대전(예로 들자면 최근의 적벽대전 같은)을 비틀어 표현하는 등의, 삼국지 매니아라면 이야기 자체에 흥미를 가질만한 부분을 설정한 것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 같습니다.
(다만 삼국지 매니아 분들 자체는 삼국지의 영웅 호걸들을 색기 서비스 미소녀로 그려놓은 설정 자체를 비난하고 있지만요.)
미소녀들의 흐뭇한 서비스 작품이라는 표면을 내세웠지만, 무조건 앗흥만 하는 작품은 금세 시들해진다는 걸 알고 있어서인지 작가님대로 삼국지의 흥미 요소를 배치하고 그것을 여러 모로 굴리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그런 부분에서 실제 삼국연의에 기록된 장수들간의 관계와 설정, 이야기를 비교해 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장점을 애니메이션이 뽑아가지 않고, 표면에 드러난 미소녀 서비스 격투물이라는 부분에만 집중하여 애니메이션 쪽으로 접한 분들에겐 '그저 그런 작품'이 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달까요,
게임으로 나오는 것들도 대부분 질적으로 굉장히 낮은 레벨이라서 여러 모로 안습한 상황(하다 못해 대전격투 형식으로라도 나오면 흥할텐데)입니다.
역사를 바꾸려다 죽은 동탁과 여포, 세 명의 군주가 각자의 용을 발동시키는 와중 그 용에 의해 죽을 고비를 맞게 되는 손책,
과거 행해졌던 적벽대전을 커스텀하여 괴상한 구도가 되어 버린 전장(학원),
관우는 유비의 각성을 위해 목숨을 버리(려하)고 조자룡은 창의 명수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귀도를 휘두르며 생명을 깎아먹고,
모두의 죽음을 막으려는 주유의 노력은 헛된 일이 되려 하는 가운데 조조의 진격.
천상천하는 그나마 호흡이라도 있지, 이건 계속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형국이라 정신도 없고 충격만 받다가(라이트 레프트) 멍하게 책을 덮어 버렸네요.
이런 암울한 상황은 도대체 언제나 타파될 것인가!... 라는 것이 이번 권의 내용이자 감상이 될 것 같네요.
(덤으로 과연 여몽과 함께 2대 인기 캐릭터인 일기당천의 밥줄 관우는 죽은 것인가! 하는 궁금증으로 17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